[EU] 올 기후변화 대응.보호무역 강화

유럽연합(EU)이 올해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나서는 한편 국경탄소세, 통상감찰관 제도 마련 등을 통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분석됐다.KOTRA 브뤼셀무역관은 최근 'EU 신정부 출범 이후 유럽의 통상정책 방향' 보고를 통해 신정부가 올해 주요 통상정책으로 ▷기후변화 대응 ▷탄소국경세 도입 ▷다자무역주의 지속 ▷보호무역 기조 강화 ▷WTO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지난해 12월 1일 향후 5년간 유럽을 이끌 차기 EU 신정부가 출범했는데 신규 집행위는 독일 출신 폰데라이언(Von der Leyen) 여성 집행위원장이 이끌게 되며 영국을 제외한 EU-27명의 집행위원단으로 구성된다.

폰데라이언 집행위원장 산하 2020~2024년 EU 통상정책을 집행할 총국장(DG Trade)은 기존 농업 총국장(DG Agri)인 필 호건(Phil Hogan)이 지명됐다.폰데라이언 신 집행위원장은 취임 직후 EU의 향후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기존 융커 정부가 추진해왔던 다자무역 체제는 유지하지만 지속가능개발, 환경 분야에 보다 중점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EU 중심의 WTO 개혁을 추진해 유럽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후변화 대응 = 2019년 12월 11일 EU 집행위는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청사진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마련하고 ▷탄소배출권거래제 확대 ▷CO2 배출량 목표 상향 ▷플라스틱 규제 확대 등을 발표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의 경우 해양, 육상 및 건설업으로 확대하고 현재 지급 중인 항공사들에 대한 무상 이산화탄소의 할당량을 감축할 예정이다. 또한 에너지 분야 조세 관련 지침을 재검토할 계획이다.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30년까지 감축 목표를 50~55%로 상향(현행 40%) 조정한다.

플라스틱 규제와 관련해서는 2021년부터 규제시행 예정인 10개 플라스틱 금지품목 외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건축용품 등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에도 사용제한을 추진할 계획이다.  10개 금지품목은 식품용기, 식기류(빨대 포함), 면봉, 위생용품, 풍선막대, 식품포장재, 비닐봉투, 음료수병, 컵, 담배필터이다.

●탄소국경세 도입 =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의 수입품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CBT; Carbon Border Tax)를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조세는 테스트 차원에서 산업 파급력이 다소 적은 분야부터 조치를 시행한 후, 점차 분야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유럽의회 랑게(Bernd Lange) 국제통상위원장은 지난해 말 수개월 내 시멘트 제품에 대한 탄소국경세 부과 계획을 언급해 시멘트가 탄소국경세의 첫 부과대상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자무역주의 지속 = 미국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TIP)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며, 호주 및 뉴질랜드와의 FTA 역시 마무리할 계획이다.이외에도 중국과의 투자보호협정(BIT; Bilateral Investment Treaty) 협상 역시 지속 추진할 예정이며, 대규모 시장 규모를 보유한 아프리카 지역과도 무역협력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EU와 아프리카는 코토누 협정(Cotonou Agreement)을 근간으로 지역별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추진 중이다. 코토누 협정이 2020년 2월 종료됨에 따라 차기 코토누 협정(Post-Cotonou)이 필요한 상황이며, 현재 양측은 관련 협상을 진행 중 이다.

●보호무역 기조 강화 = FTA 내 지속가능한 개발, 환경 분야 목표 이행을 강조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통상감찰관직(Chief Trade Enforcement Officer)을 신설키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UN의 17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행에 보다 중점을 두고 협상을 추진하며 이행 여부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특히 EU FTA 내 환경 및 무역, 노동보호 분야의 효과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통상감찰관직을 신설할 예정이며, 2020년 초에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감찰관은 EU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제3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반덤핑, 보조금) 역시 집중 감시하게 된다.

●WTO 개혁 = WTO 상소기구(DSB; Dispute Settlement Body) 기능이 2019년 12월 11일부터 상실됨에 따라 EU는 WTO 승인 없이도 보복조치를 부과할 수 있는 법안(제안서)을 마련해 상정한 상태다. 제안서는 유럽의회 및 EU 이사회에서 검토 중이며, 법안 통과 시 2020년 중순경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미 발표했던 EU의 WTO 개혁안 역시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집행위는 보조금 투명성 강화 및 금지보조금 확대, 개발도상국 혜택제한, 감시기능 강화 등을 제안하며 공정무역을 위한 WTO 개혁 추진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출처 = 한국무역협회(www.kita.net) / 2020년 2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