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저성장 우려와 불확실성이 심화된 2013년 상반기 경제의 주요 이슈를 되짚어 보면, 미국의 양적완화(Quantitive Ease) 정책과 출구전략(Exit strategy) 가능성 시사, 중국의 성장성 우려와 금융 쇼크, 유로존의 장기 침체와 불확실성, 일본의 아베노믹스(Abenomics) 효과의 지속여부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대규모 주택담보대출증권과 국채를 매입하는 등 시중에 직접 통화를 공급하여 실물 경기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가계 소비, 주택시장이 점차 개선되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 되고 있으나, 지난 6월 20일 벤 버냉키(Ben Shalom Bernanke)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양적완화 속도 조절 및 채권매입 중단 관련 발언 등의 출구전략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버냉키 쇼크’에 동요하고 있다.

 

미국과 함께 G2로 급부상한 중국 경제는 1/4분기에 7%후반의 경제성장율을 보였으나, 대규모 지방 채무와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문제, 기업투자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이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금융시장의 리스크 해소를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 과정에서 유동성 경색 우려 등 ‘차이나 크런치 쇼크’가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유로존 국채금리 급등, 그리스 정정불안,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 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 프로그램 위헌 여부 문제 등이 유로존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공격적인 금융완화와 정부 재정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시행하며 불황 탈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증시 급락, 금리 상승, 양적완화의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아베노믹스 효과의 지속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 그룹 외에도 아시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일부에도 정정불안을 비롯한 정지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불안요소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 아시아, 중동의 견고한 성장세,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지속성장이 전망되면서 세계 경제도 점차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러한 경제 전망과 더불어 세계건설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을 것으로 예상된다. Global Insight에 따르면, 2013년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8.6조불로 추정되며, 연평균 8.6%씩 성장하여 2020년에는 무려 15.4조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해외건설도 지난 해에 이어 2013년 상반기에도 순항을 하고 있다.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305억불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19일, 가격협상이 마무리된 총 53억불(6조 1천억원)의 태국 물관리 사업까지 고려할 경우, 상반기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11%가 증가한 358억불에 이른다.

 

전체적으로는 2007년 이후 우리 해외건설의 지속 성장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던 중동에서의 수주가 예년에 비해 감소한 반면, 아시아에서 수주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아시아에서 125억불을 수주하여 작년 66억불에 비해 91%나 증가했으며, 58.5억불의 호주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를 수주한 태평양·북미 지역에서도 전년대비 수주가 급증했다.

 

 

 

반면 매년 전체 수주의 60% 내외를 차지해 오던 중동에서는 수주가 전년의 53% 수준인 107억불에 그쳤지만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공사들의 계약이 곧 반영될 예정이어서 수주금액도 조만간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밖에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서는 수주 예정 공사의 협상이 지연되면서 각각 6억불 및 8천만불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공종별로는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토목 공종이 115억불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 대비 2.5배 증가했으며 플랜트 공사는 전기 대비 81% 수준인 144억불을 수주하며 우리 기업의 기술경쟁력 우위를 재확인 했다. 한편 작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 수주와 함께 101억불을 기록했던 건축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대형 프로젝트가 없어 수주금액이 37억불에 그치고 있다.

2. 상반기 수주실적 분석

1) 지역별 수주 실적

 

 

 

 

지역별 수주 실적을 분석해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125억불을 수주하며 전체 계약금액의 41%를 차지했다. 중동의 경우 107억불을 수주하며 35%의 점유율을 보였으며, 북미, 태평양에서는 62억불(20%)의 수주고를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에서는 각각 5억불, 6억불, 0.8억불의 수주실적을 올리며 상반기를 마감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였을 때, 중동 비중이 63%에서 35%로 감소한 반면, 아시아 비중이 2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또한 수주 실적이 미미했던 북미, 태평양에서도 로이힐 광산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수주 금액이 급증했다. 이처럼 기존 중동 위주의 수주구조가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2013년 상반기 실적은 의미있는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21억불 규모의 NSRP 정유 프로젝트, 제조업체 생산 공장 등 총 28억불의 수주실적을 올린 베트남이 2013년 상반기 아시아 지역 수주를 견인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편 상반기 총 26억불의 수주를 기록한 싱가포르가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Marina South 복합개발 공사, 콘도미니엄 등 건축 부문에서 22억불을 수주한 것이다. 이 점은 지난 해에 이어 싱가포르 건축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어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풍부한 사업기회가 있는 인도에서는 지난 해 실적(8억불)을 넘는 13억불의 수주고를 달성했는데, 화력 발전소(5억불), 지하철 공사(2억불) 등의 사업을 수주하면서 1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12∼’17)이 추진되고 있는 인도 인프라 시장에서의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였다.

해외건설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는 107억불을 수주했는데, 이 수치는 전기 대비 53% 수준이다. 우리업체는 상반기에 카타르, 터키, UAE, 3개국에서 중동 전체의 60%를 수주했는데, 카타르에서는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2020년 올림픽, 2022년 월드컵 개최 관련 대규모 토목, 건축 프로젝트에 대한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터키에서도 보스포러스 해협 해저터널 공사과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과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주력시장인 UAE에서는 SARB 유전 개발 공사(PKG 4)를 비롯해, 발전소, 가스시설 등을 수주하며 우리 플랜트 분야 기술력을 재확인했다. 2012년 상반기 60억불 가량의 수주고를 올린 사우디에서는 정유공장, 화학공장 등을 수주하면서 15억불의 공사를 따냈으며, 쿠웨이트에서도 유황처리시설, 원유시설 등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북미, 태평양 지역에서는 62억불을 수주하며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호주에서 58.5억불 규모의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동 프로젝트는 금액기준 해외건설 역대 4위에 해당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이 지역에서는 2007년부터 2012년간 총 수주실적이 24억불에 불과했는데 이번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를 통해 북미, 태평양에서도 대형사업 수주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한 해외 선진업체가 선점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에서도 각각 1.7억불, 1.1억불의 수주를 달성했다.

 

유럽시장에서는 5억불을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의 수주고를 달성하며 신재생에너지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는데, 프랑스에서 바이오매스 연료전환 공사, 루마니아에서 태양광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잠재력의 땅 아프리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76%인 6억불을 수주했는데, 석유, 가스 등이 풍부한 국가에서의 수주가 눈에 띈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 가스처리시설, 발전소 운전정비 사업을 수주하며 4억불의 수주를 기록했으며, 대규모 가스전 발견으로 향후 관련 인프라 발주가 예상되는 모잠비크에서도 가스배관 건설, 병원 프로젝트 등을 수주했다.

 

 

 

 

 

세계 제2의 석유 매장량과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중남미는 0.8억불을 수주하며 지난 해 상반기 실적과는 다른 양상이다.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공사들의 계약이 진행된다면 하반기에는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상위 국가 현황을 보면, 대규모 철광석 프로젝트 수주가 있었던 호주가 1위이며,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 4개국, 카타르, 터키 등 중동국가 5개국이 포진하고 있다. 베트남은 36건을 수주하며 상위 10개 국가 중 가장 많은 수주건수를 기록했으며, 수주금액도 28억불로 2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콘도미니엄을 비롯한 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26억불을 달성했다. 카타르에서는 22억불, 터키 21억불, UAE 20억불 순이며, 사우디, 인도, 말레이시아, 쿠웨이트도 10억불 이상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2) 공종별 수주 실적

2013년 상반기 공종별 수주 실적을 보면, 플랜트 건설이 144억불로 전체의 47%를 차지한 가운데, 토목, 건축 분야에서는 152억불을 수주하며 50%를 차지했다. 이는 세계적 수준의 플랜트 EPC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기업의 플랜트 수주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진출공종이 점차 다변화되는 양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로이힐 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토목 분야 진출이 대폭 증가(전년 동기 대비 약 254% 증가)했다. 그리고 건축 분야 실적이 저조한 것처럼 나타난 부분은 지난 해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77.5억불) 수주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3) 업체별 수주 실적

3-1) 상위 10개사 수주 실적

뛰어난 기술력과 금융동원력을 동반한 주요 대기업의 수주 강세가 여전히 지속된 2013년 상반기 실적이었다. 전체 수주금액 대비 상위 10개사의 수주금액 비중은 86%로 전년 동기의 90% 수준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광산 개발, 메트로 프로젝트 등 대형 토목 프로젝트와 유전개발공사, 가스처리시설, 정유공장, 발전소 등의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에 힘입어 수주 상위 5개 업체(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삼성ENG)의 수주 비중은 72%로 전기 70% 대비 소폭 증가했다. 현대엠코는 상반기에서 29건, 7억불의 수주를 하며, 상반기 상위 10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3-2) 중소업체 수주 실적

중소업체의 상반기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8억불을 기록하였는데, 사우디, UAE 등 중동 수주 실적이 10억불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5억불로 전년 대비 67%수준이며, 북미, 태평양과 중남미에서의 수주 금액은 3배 정도 증가했지만 여전히 규모면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플랜트 수주는 전년대비 1.5배 증가한 7억불 수준이며, 토목·건축도 7억불로 플랜트와 토목·건축이 각각 4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통신과 용역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수주 실적이 저조한 편이다.

 

 

 

 

 

 

 

 

현재 아국업체는 계약이 확실시 되고 있는 260억불(태국 물관리 사업 포함)의 공사를 포함하여 총 1,500억불 규모의 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2013년 전체로는 연초 전망치인 700억불 수준의 수주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최근 주요기업의 1/4분기 실적공시 과정에서 나타난 수익성 문제 우려, 유로화 및 엔화 약세 등으로 일부 업체의 경우 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시장에서의 리스크 요인은 상존하지만, 치명적인 수준의 악재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국가들의 건설경기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동남아와 중남미 등의 발주 추세에도 특이동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 전망을 해보면, 누계수주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중동에서의 인프라 발주는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MEED에 의하면, GCC 국가들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각국 정부의 경제 활성화 노력에 힘입어 2017년까지 7천억불 이상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히 사회개발과 경제 다변화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인프라, 산업, 다운스트림, 발전 부문 프로젝트가 절반 이상인 약 3,630억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풍부한 원유, 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 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서 대규모 발주가 지속될 전망인데, 특히 연말경 쿠웨이트 정유소 개선사업(110억불)과 신규 정유소 건설사업(140억불)의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2020년 올림픽,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카타르는 관련 인프라 공사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고, 주요 국가에서 향후 5년간 680억불 규모의 가스프로젝트가 추진될 계획이다. 한편,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이라크 정정 불안, 리비아 정식정부 출범 지연 등의 불안 요인이 있지만 우리기업의 수주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에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견고한 경제 성장에 따른 인구 증가, 도시화 등으로 인프라 수요의 지속적 증가가 예상되는 아시아 지역은 2011년부터 2년 연속 연간 200억불 가까이 수주하며, 해외건설 수주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실적은 125억불을 상회하는데다 하반기에도 그 이상의 수주실적이 예상됨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200억불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에도 견고한 경제 성장세가 예상되고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발주가 확대될 전망이며, 태국, 미얀마 등의 대형 인프라 정비사업 발주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석유를 비롯한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카자흐스탄에서는 'Affordable Housing 2020' 프로그램, '17년 카자흐 EXPO 관련 인프라 조성 사업, 석유화학, 정유공장 등 다운스트림 설비투자 확대가 추진될 전망이며, 우즈벡 도로확장 및 가스화학 플랜트 추진계획이 진행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12차 5개년 계획(’12∼’17)에 따라 공사 발주가 증가할 전망이며,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에서도 도로, 발전 등의 민자사업 추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제2의 석유 매장량, 철, 아연 등 전 세계 광물자원의 20%에 달하는 생산량 등 천연자원의 보고인 중남미는 최근 미국 출구전략 가능성 제기 등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의 영향,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인한 불안 요소가 존재하지만 풍부한 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