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KRISS·고려대 공동연구팀, 친환경 상수도 배관 센서 개발

비납계 압전 물질로 전방향 유도초음파 센서 개발해 안전성 높여

횡파 모드 센서 소자 설계방식, 사다리꼴로 개선해 출력 강도 15% 향상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지능형파동측정팀과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전자재료연구실의 공동 연구팀은 납을 포함하지 않는 비납계 압전 물질을 이용해 유도초음파 센서를 개발했다. 사진은 KRISS 지능형파동측정팀.

 

상수도 배관과 같이 지하에 매설된 배관을 검사하는 방법 중 하나는 유도초음파를 이용해 배관을 직접 조사하는 비파괴 방식이다. 유도초음파를 이용해 배관을 검사할 경우 적은 개수의 센서로 넓은 범위를 검사할 수 있어 효율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도초음파는 납(Pb)이 포함된 압전 물질로 만들어져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납은 유럽 친환경 인증제도인 RoHS에서도 전자제품 등에 사용을 엄격히 제한할 정도로 대표적인 유해물질로 여겨진다.

이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지능형파동측정팀과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전자재료연구실의 공동 연구팀은 납을 포함하지 않는 비납계 압전 물질을 이용해 유도초음파 센서를 개발했다. 인체 및 환경 유해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기존의 납 기반 센서 대비 뛰어난 성능을 갖춰 주목받고 있다. 

이번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모든 방향으로 동일한 크기와 위상의 초음파 신호를 출력하는 전(全)방향 센서이다. 또한 초음파의 횡파 모드(Shear Wave Mode)를 사용해 표면의 하중이나 액체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신호가 왜곡되거나 약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배관에 물이 흐르고 있어도 에너지 손실 없이 넓은 범위를 효율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 센서 대비 출력 효율이 높은 횡파 모드 센서를 만들기 위해 소자 설계방식을 독창적인 사다리꼴 형태로 개선했다. 이를 적용해 비납계 친환경 물질로 센서를 개발한 결과, 기존의 납 기반 센서에 비해 횡파 모드 초음파의 출력 강도가 15% 이상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성과를 활용하면 일반적으로 검사원이 특정 지점에 정기 방문해 시행하고 있는 배관 검사를 넓은 영역에 걸쳐 무인 상시 모니터링 방식으로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도초음파를 활용한 비파괴검사가 활발한 영미,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배관의 무인 모니터링이 도입되는 추세다. 

승홍민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지능형파동측정팀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납이 없는 친환경 소재로, 배관에 장기간 설치해도 주변 환경이나 용수에 영향이 없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며 “배관 검사 외에도 향후 제조·건설업 분야 등 글로벌 비파괴검사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기술 우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KRISS 기본사업과 환경부 상하수도 혁신 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데이터과학기반 차세대 비파괴검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의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세라믹스 인터내셔널(Ceramics International)』에 지난 3월 게재됐다.

[『워터저널』 2023년 6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