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건설연, 도시 침수·하천 홍수 위험 예측 방법 개발

수위 관측소 설치 및 사람 개입 없이 도시 침수·지방하천 홍수 위험 예측 가능

강우량과 1㎞ 단위 홍수 예측 모형 활용…발생시점·위험 정도 상세히 예측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 이하 건설연)은 중소규모 하천의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 도시 침수와 중소하천의 홍수 위험을 상세히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로 폭우 패턴이 바뀌면서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이로 인한 도시 침수와 하천 범람 등 홍수 피해는 지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중부지역에 집중된 폭우로 서울 곳곳이 침수됐으며, 지난 7월에는 미호천이 범람하면서 지하차도가 침수돼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는 호우특보와 홍수특보를 발령해 폭우 피해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폭우로 인한 잠김(침수)이나 넘침(홍수) 피해는 지형의 높낮이나 모양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밀한 관측이 선행돼야 정확한 예보가 가능하다.

한강과 같은 큰 하천은 수위 및 강수량 관측소가 설치돼 있어 하천의 수위를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이러한 수위 관측을 토대로 하천 수위가 위험 기준인 제방의 높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홍수 예보를 발령한다.

하지만 도시 지역의 수천 개에 달하는 중소규모의 지방하천은 수위 및 강수량 관측소를 설치할 수 없어 홍수 예보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 수위 관측을 통한 홍수 예보는 홍수 시 하천에 흐르는 물의 양을 사람이 직접 관측해야 한다는 위험성의 문제도 있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팀은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의 연구용역을 통해 관측 수심이나 수위가 아닌 이미 발생한 홍수 피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 침수 위험 및 지방하천 홍수 위험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따라서 수위나 강우량의 관측이 어려운 도심이나 작은 하천에서도 도시화 정도, 경사, 물 빠짐 능력 등을 고려해 침수 및 홍수로 인한 위험 정도를 실시간으로 예측할 수 있다. 과거 피해 사례와 해당 지역의 물 빠짐 특성을 고려해 얼마큼의 비가 왔을 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지를 빠르고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침수 및 홍수 위험도 지수를 산정하기 위해 환경부 홍수통제소가 관리하는 강우레이더의 강우량과 l㎞ 단위로 구축한 셀(Cell) 기반의 홍수 예측 모형을 활용했다. 

과거에 해당 지역에서 수해를 유발한 강우량 정보를 셀 단위의 홍수 예측 모형에 입력해 홍수량을 산정하고 이를 침수나 홍수로 인한 잠김 깊이(도시의 경우 침수심, 하천의 경우 홍수위로 표현)에 해당하는 값으로 변환했다. 여기서, 잠김 깊이에 해당하는 값은 실시간으로 침수심이나 홍수위를 직접 관측해 결정된 값이 아니기 때문에 침수 및 홍수 위험도 ‘지수’로 표현했다.

 

이 방법은 과거의 홍수 피해 사례를 분석해 수해가 발생한 시점의 홍수 위험 수준(잠김 깊이에 해당하는 값이나 지수)을 홍수 예보를 위한 위험 기준으로 설정한다. 그 다음 본 연구에서 개발한 모형을 이용해 전국을 1㎞ 격자 단위로 구분하고, 실시간으로 홍수로 인한 위험 수준(지수)을 산정한다. 폭우 시 모형을 통해 실시간으로 산정된 위험도를 이미 설정된 위험 값과 비교해 기준치를 넘는 경우 위험 예보를 시행한다.

이 방법의 최대 장점은 수심이나 수위 관측을 위한 관측소 설치 없이, 단시간에 피해가 발생하는 시점과 위험 정도를 상세히 예측해 홍수 예보를 시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병석 원장은 “개발된 예측기법이 현장에 적용될 경우 홍수정보 제공 범위를 중소하천 유역 및 도시 지역까지 확대할 수 있어 홍수로 인한 피해 예방 및 국민의 안전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워터저널』 2023년 9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