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워터저널(www.waterjournal.co.kr) 2012년 4월호 특집 기사 / 발표원문은 파일첨부 참조]

 

 

 

 

▲ 스노이크(Snoeyink, Vernon L)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교수

물 공급과 관련해서는 수질과 수량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다. 스톡홀름 국제 물 연구소 말린 팔켄마크(Malin Falkenmark) 박사는 지난 1989년 ‘경제적 물 부족(Economic water scarcity)’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국가 차원에서 1인당 연간 사용 가능한 수자원 양이 1천700㎥ 미만일 경우 ‘경제적 물 부족 현상에 해당된다’라고 정의를 내린 것이다.

 

또한, 수질에 영향을 주는 기준으로 연간 국민 1인당 1천㎥ 미만일 경우, ‘물리적 물 부족에 해당된다’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 두 가지 기준은 물 공급과 관련해서 매우 유용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림 1]은 오는 2025년의 물 부족 전망치를 나타낸 세계지도이다. 보시다시피 전세계 상당부분이 경제적 물 부족 현상에 직면하고 있고, 또 다른 상당한 지역에서 물리적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유럽은 녹색으로 나타나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지역은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그러나 실제로 미국에서도 여러 물 부족 사례가 존재한다. 미국의 남서부와 중서부 등 곡창지대의 경우 지하수를 과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남서부를 흐르는 콜로라도 강은 미국 서부지역의 관개용수와 도시의 상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취수로 인해서 태평양으로 유입되는 콜로라도 강의 수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미국에서도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가뭄이나 수량부족 등으로 물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 [그림 1] 2025년 전세계 물 부족 전망

그렇다면 이와 같은 물 부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물론 새로운 수자원을 개발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수자원을 공급하려면 장거리에 걸쳐 물을 수송할 수 있는 송수관이 필요하다.

 

또 물을 운반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비용도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기존의 수자원을 더 현명하게 쓰는 것이 타당하다. 즉, 물 절약이나 가격책정 정책의 조율 등 이러한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조금 더 효율적인 산업 프로세스를 도입하거나 하·폐수 처리 및 재이용 등 기존의 물공급량 안에서 더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에너지에 대해서 정부 보조금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남부로 물을 수송해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이 워낙 저렴하다보니까 이러한 상황이 나타나게 됐다. 그런데 최근 현재의 전력원가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북쪽에서 굳이 물을 끌어오기보다는 남부의 기존 수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폐수처리 시설과 같은 대표적인 엔지니어링 시스템에서 처리된 방류수는 산업용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하·폐수의 재이용은 이미 상당 기간 동안 이뤄져 왔던 것이나 앞으로도 크게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처리시설의 방류수 중 일부는 지표수, 상수, 지하수의 수원으로도 공급되고 있으며, 간접적으로는 음용수로 사용되기도 한다. 싱가포르의 ‘NEWater Factory’와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Orange County)의 ‘Water Factory 21’이 바로 이러한 시스템이다. 오렌지카운티는 지난 1976년 ‘Water Factory 21’을 설립해 폐수를 정화하고, 해수 중의 염분을 제거하며, 발생된 하수의 2차 처리수를 순환시켜 재이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폐수처리시설에서 직접 물을 끌어다가 음용수로 사용하는 경우도 간혹 있으나 실제로 활용되는 예는 아직 많지 않은 실정이다. 물론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된다면 머지않아 음용수로 직접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다국적 컨설팅 전문회사인 맥킨지 앤드 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2030 수자원그룹(The 2030 Water Resources Group)’이 지난 2009년 발표한 『맥킨지 보고서(Mckinsey Report)』는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수자원의 미래 모색(Charting Our Water Future)’을 주제로 한 이 보고서는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브라질 등 4개국의 물 관련 상황을 검토했으며 물 부족 상태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국가에서도 해결방법은 있다고 제시했다. 공급을 증가시키거나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경제활동의 변화를 통해 국가적인 수자원 집중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수자원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수자원 격차란 2030년을 기준으로 물 부족 현상이 얼마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정의라 할 수 있다. 기존의 공급량을 계속해서 그대로 사용한다고 했을 때, 수요 대비 공급량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 수자원 격차이다.

 

▲ 미국에서도 물 부족 사례가 존재한다. 미국 남서부와 중서부 등 곡창지대의 경우 지하수를 과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오는 2030년 기준, 수자원 격차가 50%로 예상됐다. 즉, 필요한 물의 50%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를 최대한 낮추는 방안으로 농업 분야 관개방법의 변경이 제시됐다.

 

이 방법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만약 추가적으로 물이 더 필요할 경우 표층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고, 물 재이용도 가능하다. 이 밖에 우수 이용, 담수화 등의 사업이 제시됐다. 담수화로 갈수록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용이 낮은 방법에서 높은 방법으로 사업의 우선 순위가 정해졌으며 이러한 내용은 인도 전역에 걸쳐 해당되는 사항이다.

 

물론 도서 지역과 같은 특수한 지역은 담수화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을 수도 있으므로 전국단위의 계획을 특정지역의 필요에 맞게끔 수정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물 재생과 재이용은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이다. 폐수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와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는 호기성처리-막여과-역삼투(RO, Reverse osmosis) 공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이 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혐기성처리 방식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막여과나 RO 공정과 같은 수준까지 수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공정을 개발해야 하고, 어떤 공정을 다음단계에 도입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현재 폐수처리시설을 운영하는데 호기성처리에 있어서 폭기 시 많은 에너지가 사용된다. 그러나 혐기성처리의 경우 폭기 과정이 없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RO 공정은 많은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주기 때문에 폐수처리의 핵심적인 공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RO 공정을 많이 사용하고 앞으로도 더욱 개발해야 하지만, RO 공정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인도에서 RO 공정을 도입해 관개용수를 생산한다고 하면 그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다.

 

폐수의 혐기성처리에 있어 미처리 또는 침전된 폐수를 처리해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법은 매우 흥미로운 분야이다. 추가적인 공정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무산소 MBR(Membrane Bio-Reactor) 공법의 경우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MBR 공법을 그대로 적용하

기보다는 변형이 필요할 것이며, 각 용도별로 맞춤화된 프로세스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처리수의 사용 목적이 관개용수일 경우, 폐수처리 시 영양물질을 제거하지 않는 것이 더 합당하다.

 

▲ 물 재생과 재이용은 전세계적으로 큰 이슈이다. 폐수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와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는 호기성처리-막여과-역삼투 공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이 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 폐수의 혐기성처리에 있어 미처리 또는 침전된 폐수를 처리해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법은 매우 흥미로운 분야이다. 무산소 MBR(Membrane Bio-Reactor) 공법의 경우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에코니티가 MBR 공법을 적용한 옥천하수처리장 전경.

수인성전염병으로 220만명 사망

다음은 개도국에서의 음용수 수질과 확보를 위한 노력을 소개하겠다. 안전한 물이라는 것은 모든 성인과 특히,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게 질환이나 사망 등을 발생시키지 않는 물이라 정의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10억 명 이상이 개선된 수자원과 그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전하지 못한 물을 계속 마시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등을 통해 이런 부분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한다.

 

사망률을 살펴보면, 매년 170∼220만 명이 수인성전염병으로 죽고 있으며 5천여 명의 어린이가 안전하지 못한 물을 마심으로써 감염성 설사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 매년 10억 건의 수인성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다.

 

▲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10억 명 이상이 개선된 수자원과 그 시스템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물을 길어오는 아프리카 소녀들과 중동에서 급수차로 물을 공급받고 있는 모습.

미국의 예를 들면 지난 1900년대 장티푸스 같은 수인성전염병이 국민 사망원인 10위 안에 들었다. 물론 일부는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의 개도국도 염소처리 된 수돗물을 전면 도입하면 수인성전염병이 없어지지 않겠는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제대로 된 방향이라 할 수 없다.

 

개도국의 경우, 세 가지의 큰 유형을 고려해 규모별로 사업을 세분화해야 한다. 우선 대도시 주변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모색해야 하고, 그 다음은 지역사회 또는 농촌마을 단위의 시스템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끝으로 실제 사용현장에서의 자체 처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실제 사용현장이란 물 사용처를 거점으로 하는 접근을 의미하며 가정 등 최종 소비 단계를 말한다. 수용가에서 직접 하천표류수를 길어올 수 있고, 급수차에서 물을 공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병입 생수를 구매할 수도 있으며, 필터를 사용해 병원성 물질을 걸러낼 수도 있다.

 

지역사회 또는 마을 단위의 시스템으로는 기존의 얕은 우물이나 표면여과 등 자연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주민들이 공동 우물을 만들어 핸드펌프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으며 이때는 우물의 유지관리를 위한 담당자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사용자들은 물 값으로 돈 대신에 옥수수를 지불할 수 있으며 개도국에 도입할 수 있는 여러 시스템 중에서 농촌에 적응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대도시의 시스템은 일단 규모와 고도화 모두 고려해야 하며 유지·관리, 재정, 조달, 지속가능성, 규제 등도 중요한 사항이다. 실제 개도국 대도시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생수통에 하천 물을 채워 거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굉장히 오염되어 쓸 수 없는 물을 비싸게 팔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기술이나 시설뿐만 아니라 규제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도시 지역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면 용수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모델을 구상할 수 있으며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막여과 등 고도화된 처리방법을 도입할 수 있다. 이러한 수도사업에 민간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규제·관리와 자금지원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경제적·기술적으로 새로운 연구 분야가 많이 언급됐다. 최근 기술적으로는 나노기술과 같은 신기술 개발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기존 기술과 비교했을 때, 처리효율이 10∼100배에 달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경제적 타당성 분야도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것을 개발·적용할 때, 서비스 수혜 인구와 집행의 용이성, 지속가능성, 사회적 이슈 등 이런 것들이 모두 고려돼야 한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연구와 관련해서 사실 현지 대학생들이 이 분야에 대해서 굉장히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면 학교와 산업계의 연계가 필요하며 사회과학자들과의 협업(協業)도 중요하다. 또한, 현지의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이러한 내용이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총체적인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 지역사회 또는 마을 단위의 시스템으로는 주민들이 공동 우물을 만들어 핸드펌프를 설치해 사용할 수 있으며, 이때는 우물의 유지관리를 위한 담당자가 필요하다.

▲ 도시 지역의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하면 용수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 모델을 구상할 수 있으며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막여과 등 고도화된 처리방법을 도입할 수 있다. 이러한 수도사업에 민간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규제·관리와 자금지원 방안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