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건물 에너지 소비 4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2-08-06 
 
스페인 마드리드 공업대학교(Universidad Politecnica de Madrid, UPM)의 연구팀은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석고(Gypsum) 보드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이 석고보드는 열에너지 저장을 통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약 40%까지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너지의 80%를 수입하는 스페인에 있어 이러한 기술은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UPM의 Department of Building and Architectural Technology 그룹은 새로운 건축 재료를 개발하기 위해 상변화물질(Phase Change Materials, PCMs)을 활용하였다. 이 새로운 건축 재료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석고보드보다 열에너지 저장량이 약 5배 높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한다면 건물 내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섭씨 20∼30도의 편안한 느낌을 받도록 지역 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투자비 회수기간이 1~2년 사이라는 장점도 있다.

 

PCM은 잠열(Latent Heat)에 의해 열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방출하는 물질이다. 낮시간 동안에는 태양광이나 전자기기 및 사용자들로부터 발생하는 잉여 에너지를 통해 이들 PCM은 액화된다. 즉 열에너지를 저장함으로써 온도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반대로 야간에는 외부 온도가 떨어지면서 이들 PCM이 고체화되어 저장되었던 에너지를 주위로 방출하여 과냉각(Subcooling)을 방지한다. 이러한 효과는 높은 열관성(Thermal Inertia)을 가진 두껍고 무거운 벽과 유사하다. PCM은 의학, 식물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80년대 초 이후로 많은 과학자들은 건축물에 사용되는 콘크리트, 석고, 세라믹, 유리 등에 PCM을 혼합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UPM의 연구팀은 PCM을 혼합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석고를 선택하였다. 석고는 건축 재료로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으며, 가용성이 좋고, 저가이며, 다른 첨가제와 쉽게 혼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석고는 언제나 절연물질의 안쪽에 위치한다. 따라서 절연물질이 외부에 사용되었을 때 10~15%의 축열량(Capacity of Thermal Storage)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90~95%의 이론 축열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이미 90년대 이후의 석고 보드 통합 연구에서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관련 상업 제품도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러나 PCM을 석고보드에 적용할 수 있는 함량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혼합이 가능한 PCM의 함량은 26%이다. 이에 반해 이번 연구는 45%까지 PCM을 혼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차이는 PCM이 혼합되면 물질의 기계적 강도를 대폭 감소시키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PCM이 액상으로 존재할 때 석고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BASF에서 제조한 마이크로캡슐 파라핀(Microencapsulated Paraffin)을 선택하였다. 또한 보드에서 PCM의 함량을 높이고 기계적, 물리적 강점을 부여하기 위해 섬유 및 유동제(Fluidizing)를 투입하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석고, PCM, 섬유, 유동제를 다양한 함량으로 혼합하였다. 이들은 밀도, 공극, 작업성 및 세팅 시간과 같은 물리적 물성 및 경도, 강도, 유연성과 같은 기계적 특성, 미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조건의 혼합물을 테스트하였다. 이들은 기존 혼합량보다 PCM의 혼합량을 45%까지 높여 테스트하였다. 테스트 결과, 1.5㎝의 두께를 가진 석고 보드는 섭씨 20∼30도 사이에서 같은 두께의 일반 석고보드 대비 5배의 열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저장량은 약 15㎝ 건축용 공동벽돌(Hollow Brick)의 에너지 저장량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