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에서 시작한 해양심층수가 농업과 수산 분야, 기능성 식품과 음료, 건강·의료 분야에 이어 신재생 에너지로 활용되는 등 폭을 넓혀 가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특허 출원도 증가하고 있다.

 

‘해양심층수’란 햇빛이 도달하지 않아 미생물의 번식이 어려운 200m 이상의 깊은 바다에서 뽑아 올리는 깨끗한 물을 말한다. 병원체나 유기물이 거의 없는 반면 인체에 유익한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며, 지구상 물의 약 95%를 차지하는 막대한 자원량으로 현재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무한자원 중 하나이다.

 

현재 해양심층수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노르웨이, 대만 등 수 개국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해양심층수를 취수할 수 있는 시설, 해양심층수에서 몸에 이로운 미네랄만 남기는 기술뿐만 아니라 지리적인 요건 등이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해양학계가 천혜의 심층수 해역이라고 인정할 만큼 뛰어난 수질을 자랑하는 동해가 있어 이를 중심으로 해양심층수 개발이 한창이다.

 

▲ 시중에 유통 중인 해양심층수 상품들.

 

지난 2001년까지 2건에 불과하던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식품 관련 특허가 지난 10년간(2002∼2011년) 총 355건이 출원됐으며, 최근 5년간은 연평균 55건 정도로 출원이 지속되고 있다.

 

출원된 식품 관련 특허를 살펴보면, 음료(83건), 소금(41건), 주류(37건), 장류(34건), 쌀가공(31건), 두부(30건), 김치(20건), 기타(수산가공, 미네랄제 등 79건) 다양한 식품에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심층수를 식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담수화 기술이 필수적이다. 해수의 담수제조법에는 증발법, 나노여과법, 역삼투막법, 냉동법, 전기추출법 등이 있으며, 담수화 과정을 거치면 염분이 제거된 담수와 그 부산물인 농축염수가 만들어진다.

 

제조된 담수는 음료나 미네랄워터, 주류 등에 이용되고, 부산물인 농축염수는 소금, 장류, 미네랄제, 간수 등에 이용될 수 있다. 현재 경제적이면서 미네랄 조정이 용이한 담수화 기법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중이며 관련 특허도 지난 10년간 48건이 출원되고 있다.

 

 

▲ [표 1]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식품 관련 주요 특허기술

▲ [그림 1]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식품 관련 특허 출원 현황

 

특히 해양심층수는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아래 존재하는 바닷물로 수온이 항상 섭씨 2도 이하로 유지된다. 이런 특성 덕분에 냉난방 시스템 기술, 해수 온도차 발전 등에 활용되며 최근 신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구 해양연구원)이 연구·개발 중인 해양심층수 에너지 이용 기술은 올림픽 빙상장의 얼음 표면을 얼리고, 빙면을 지속하기 위한 냉기를 방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양심층수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경우 전기 에어컨과 흡수식 냉동기 등을 이용하는 기존 시스템에 비해 에너지는 60%, 유지비용은 81.9%가 줄어 연간 약 8억 원이 절약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3.8%가 감소해 연간 1천648톤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는 에너지 절감과 저탄소 환경 올림픽 개최를 위해 강릉에 건설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빙상장 냉난방 등에 해양심층수를 적용하는 계획을 고려 중이다.

 

 

명태 주산지로서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강원도 고성군도 해양심층수를 활용, 바닷바람에 말린 북어 ‘고성태’ 생산에 나섰다. ‘고성태’는 해양심층수를 사용해 명태를 할복한 뒤 이를 바닷가의 건조 틀에서 40∼60일간 말리면서 주 2∼3회 해양심층수를 뿌려 생산하는 것으로 다양한 미네랄을 함유한 웰빙식품으로 인기가 기대되고 있다.

 

고성군은 올 연말까지 15개소의 해풍 건조시설을 만들고 명태 가공공장도 건립할 예정이다. 분양이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고성군 해양심층수 농공단지에서는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건강음료와 녹즙, 무균 즉석밥, 북어포와 북어채, 코다리, 돈가스와 스테이크, 양념육, 김치와 냉동만두, 떡과 음료를 만드는 업체가 속속 입주하고 있다.

 

고성군에서는 자색 감자와 미니 당근, 미니 양파, 엽채류를 생산하는 해양심층수 농산물 연구회가 창립해 활동하고 있다.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느타리와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쌈채류,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것에서 김치와 소금 생산, 코팅 쌀, 한과, 김, 장류 등도 연구개발을 이미 마치고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강원도 해양심층수 수산자원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해양심층수로 키운 꼼치와 도루묵, 북방대합과 개량조개, 물렁가시붉은새우, 분홍새우 73만 마리를 고성과 속초 지역에, 쇠미역과 미역도 고성에 방류하는 등 한해성 어종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강원도 고성군에서는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느타리와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쌈채류,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것에서 김치와 소금 생산, 코팅 쌀, 한과, 김, 장류 등도 연구개발을 이미 마치고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이들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해양심층수 체험축제’(사진)를 매년 8월에 개최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해양심층수 취수시설이 자리잡은 울릉도에서도 심층수를 활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을 추진해야 된다는 의견이 제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월1일 울릉도 대아리조트 세미나실에서 울릉군이 주최한 ‘울릉도·독도해양수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방안에 대한 정책 포럼’에 참석한 해양학자 및 학계, 관계공무원 등이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다양한 개발을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울릉도 내 심층수를 활용해 해양심층수 건강타운 조성과 웰빙숙박시설을 조성하고 테라소테라피, 워터월드 등을 갖춘 종합건강센터를 건립해 아토피, 피부질환 등의 치료시설로 활용 등 건강관광을 접목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 단지와 연계한 식·음료, 화장품, 피부미용제품 분야 등을 연계한 특화사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도·군비와 민자 등을 유치하자고 제안했다.

 

또 울릉도 내 태하 및 북면 관음도 일원에 바다 위에 호텔기능을 갖추고 각종 문화, 관광 컨벤션 기능을 포함한 해상관광플랜트(호텔 및 해양심층수 체험관) 건설 제안도 했다.

 

▲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해양심층수 ‘청아라’.

이번 ‘2012 여수세계박람회’에서도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해양심층수 제품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전개했다. 강원도관에서는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음료와 소금 등을 전시함과 동시에 2005년에 신설된 경동대학교 해양심층수학과를 홍보했으며, 경상북도관에서는 울릉도 심층수 배포 및 시음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먹는 해양심층수’ 제조업 허가를 받은 ㈜워터비스는 해양심층수 전문기업으로서, 해양심층수 미네랄로 조성된 건강식품 및 소금,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동치미 등을 특허 받은 바 있으며, 생산된 제품들을 박람회에 전시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인구증가 및 환경오염으로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자원인 물이 점점 부족해지는 현실에서 해양심층수는 식품뿐만 아니라 수산양식, 해양온도차 발전·냉각·냉방 등의 에너지, 피부염·당뇨 치료 등의 의약품, 화장품·입욕제 등의 미용, 식물 수경재배 등의 농업 분야에까지 그 해답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충재 박사는 “현재 해양심층수를 활용한 20여 종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나 일본의 1천여 종에 비하면 품종 다양화는 아직 매우 미진하다”며 “매출 규모와 고용 효과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 및 제품 생산은 미진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