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하수시설 민간위탁 서비스 경영] 제1편, 공공하수처리시설-①개괄적 정보     ■ 글 싣는 순서 ■ ·제1편, 공공하수처리시설 - ① 개괄적 정보 ·제1편, 공공하수처리시설 - ② 목적·기능·운영현황 ·제2편, 민간위탁-민간위탁 제도 전반과 추진절차 ·제3편, 민간위탁 조례 및 계약 ·제4편, 민간위탁 운영대가 산정 ·제5편, 민간위탁 서비스 평가 「공공하수도 관리업무 수탁자 선정·위탁성과 평가에 관한 규정 제정 고시」가 이달 6일부터 시행된다. 전국 공공하수처리시설 중 465개 하수처리시설 중 318개의 시설이 민간위탁으로 운영 중에 있다. 민간위탁이 도입된 지 14년이 흘렀음에도 체계적으로 정립된 공공하수처리 서비스 경영 개념이 부족하여 비효율성에 대한 많은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본지는 민간위탁 계약·비용 산정·서비스평가 등 공공하수처리시설 민간위탁 전반을 포괄적으로 다루기 위해 배성기 한국민간위탁연구소장, 안영진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박철휘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박종운 삼천리엔바이오 대표이사 등이 공동으로 기고한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민간위탁 서비스 경영’에 대한 내용을 이번 호부터 5회에 걸쳐 싣는다. 제1편 ‘공공하수처리시설’은 공공하수처리시설에 대한 개괄적 정보를 담고 있다. 제2편 ‘민간위탁’은 민간위탁 제도 전반과 추진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제3편 ‘민간위탁 조례 및 계약’은 민간위탁 조례 제정, 계약, 입찰서류 작성, 계약 관련 지적사항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제4편 ‘민간위탁 운영대가 산정’에서는 민간위탁원가, 원가산정 관련 법·지침, 원가산정 과정, 계약금액 조정제도, 변동 상황 예측기법, 관련 기관 지적사항, 원가산정 사례, 계약심사규정을 소개하고 있다. 제5편 ‘민간위탁 서비스 평가’에서는 공공서비스 평가의 의의, 민간위탁 서비스 평가 방법, 민간부문 평가방법론, 기존 민간위탁서비스 평가제도, 민간위탁 서비스 평가지표 발전 및 활용방안, 사례연구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호에서는 제1편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역사적 배경, 사회적 기능과 목적, 운영 현황 및 분석의 주요 내용 중,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역사적 배경으로 하수처리시설의 발생조건,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유럽과 대한민국 공공하수처리의 발전과정을 분석 정리하여 소개한다.

 

‘하수(下水)’는 오수(汚水)와 우수(雨水)를 총칭하는 말이다. 또 ‘하수처리’란 이미 존재하는 하수를 일정한 과정을 통해 정화(淨化)하여 하천이나 바다, 기타 공유수면(公有水面)으로 방류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하수처리시설’이란 바로 이 처리를 위해 설치한 사회기반시설(Infrastructure)을 말한다.

 

 

하수처리와 관련된 주요 개념들을 관련법을 참고하여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하수처리시설은 설치 주체에 따라 크게 개인하수처리시설과 공공하수도로 분류할 수 있다. [그림 1]은 하수처리시설을 더 상세하게 분류한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4천년 전 인더스 문명 모헨조다로와 하랍파 도시유적을 살펴보면 현대의 하수구 구조와 흡사한 우수한 형태의 하수도와 수세식 화장실을 발견할 수 있다.

 

도시 포장도로 양쪽에 연이어 있는 집들에는 완벽한 배수시설이 있는데, 배수구들은 도로 가장자리에 묻혀있던 하수관과 연결되어 있으며, 하수관의 재질은 도자기로 만들어진 도관(陶管)이다.

 

모헨조다로 집들은 1층이나 2층인데, 1층은 물론 2층까지도 화장실을 갖추고 있으며, 수세식 화장실은 2층에 설치되어 있는데 당시는 물병을 준비하거나 욕실에서 사용한 물을 재사용하여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수도로 흘러드는 물은 화장실 세척 후 흘러나오는 물 외에 부엌이나 욕실에서 사용한 가정하수가 한꺼번에 특별한 처리없이 방류되도록 하였는데, 하수도에는 여기저기 오수조를 만들어 하수관을 타고 내려가지 않은 오수는 서서히 지하로 스며들어 자연스러운 정화과정을 거치게 하였고, 바닥에 가라앉은 오물은 퍼내어 청소를 하였다.

 

로마는 지형적으로 7개 언덕에 둘러싸여 빗물이 모이는 저지대에 있어서 배수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컸으며, 물이 풍부한 지역이고 이에 대한 소비도 많았기 때문에 상수시설 못지 않게 하수시설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1849년 청년 이탈리아당 마치니가 로마공화국을 세워 교황에 반기를 들었을 때, 교황의 요청으로 이탈리아에 진입했던 프랑스군에 의해 발굴된 고대 로마제국 대간선 하수도인 ‘크로아카 마키시마’는 이러한 고민의 성과를 보여준다.

 

로마 상류층은 풍부한 상수도 물을 사용하는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하였는데 특별한 처리없이 분뇨를 그대로 방류하는 초기 형태의 것이었다. 또 고대 로마에는 비누가 없어서 가난한 사람들은 소변으로 빨래를 하였는데, 세탁업자·제혁공·염색공 모두 이에 대한 수요를 가지고 있어서, 화장실 산업(예, 길거리 화장실을 만들거나 길거리에서 소변을 거두는 직업 등)이 번창하였는바, 이로 인해 도시에는 악취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셋방 사는 이들은 법적으로 상하수도 시설을 갖출 수가 없어서 쓰레기나 분뇨를 어두운 밤을 틈타 창 밖으로 내버려 도시 전체에 오물이 만연하였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때 아그리파 장군은 길거리 오물을 청소하기 위해 댐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수문을 열어 이를 씻어내곤 했는데 이는 당시 매우 중요한 일로 간주되었다.

 

 

▲ 로마시대는 기원전 616년경부터 하수처리시설을 축조했다. 사진은 로마시대에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수관.

우리나라 역사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하수도로는 ‘청계천’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조선 수도 한양 내의 오수와 빗물을 배수하던 하수도로써 기능한 것인데, 홍수와 질병을 예방하고자 당시 조정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태종 11년 홍수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자, 『개천도감』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도성 내 간선(幹線) 배수시설을 갖추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충분치 않아 이듬해에 다시 홍수가 나자, 세종 3년에 다시 개천공사를 시행하였다.

 

이후 개천관리에 대한 무관심과 임란이후 한양 4대산(북악, 인왕, 낙산, 남산)의 황폐화 등, 비가 내리면 쏟아져 쌓이는 토사(土砂)로 인해 개천은 기능을 상실하고 홍수피해는 커져만 갔다. 이에 영조는 준설(浚渫)을 담당하는 준천사(濬川司)를 만들어 도성의 산림을 보호하면서 하천의 정비사업을 하도록 조정 전체 차원에서 지원하였다. 준설공사 결과 파낸 흙으로 도성 부근 동쪽과 북쪽에 4개의 가산(假山)을 만들기도 하였다.

 

 

▲ 조선시대 태종 11년(1411년) 청계천 홍수로 인한 피해가 극심하자 『개천도감』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도성 내 간선 배수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그런데 이것이 충분치 않아 이듬해에 다시 홍수가 나자, 세종 3년에 다시 개천공사를 시행했다고 한다. 사진은 조선시대 청계천에서 빨래를 하는 아낙네들의 모습. 청계천에 설치된 벽화를 촬영했다.

19세기 영국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도시 위생 면에서 앞서 있었지만 수세식 화장실은 극히 드물었다. 또 도시의 하수도는 사실상 빗물 배수용이었고, 당시 도로가 凹형이어서 도로에 오물이 넘치곤 하였다.

 

수세식 화장실이 보급되면서, 런던시 당국은 하수도를 정비하고 화장실 오물을 하수도로 연결하도록 의무화하였다. 그런데 처리되지 않은 오물이 하천으로 그대로 방류되자 템스 강 전체가 심각하게 오염되었다.

 

당시 하천의 흐름이 좋지 않아 런던 시내의 오물이 하구인 사우스 엔드로 흐르기까지 45∼70일이 걸렸으니 오물로 인한 악취와 전염병 발병은 심각한 문제였다. 실제로 1849년, 1853∼1854년 콜레라가 창궐하여 2만 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내었다.

 

이에 1855년 의회는 수도공사국을 창설 조제프 바젤게트(1819∼1891년)를 책임자로 하여 대응을 하도록 하였다. 그는 하수도가 시가지에서 템스 강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템스 강과 평행하게 동서로 달리는 큰 하수도를 설치하였는데 이것은 오늘날 서울과 같이 분리하수관거의 개념을 사용한 것이다.

 

바젤게트는 템스 강 북쪽 인구를 230만 명, 남쪽 인구를 115만 명으로 상정하고, 1인당 1일 평균 하수배출량을 140L로 추정하였다. 그런 다음 차단용 하수도를 각각 템스 강 북측에 3개, 남측에 2개를 만들고 런던다리 하류 약 19㎞ 지점에 하수의 출구를 설치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1875년에 완료되었으나, 오물이 하수도 출구 일대로 집중되자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시 당국도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솔스베리시 등은 도시하수에 포함된 비료성분을 이용하고자 하수를 관개수로 농지에 이용하기도 하였으나 이도 여의치 않자 하수 출구에 침전지와 화학처리 시설을 설치하여 하수를 처리하였다.

 

이것이 오늘날 하수처리의 효시이다. 결국 런던은 하수관거의 설치와 하수처리 시설 설치 등에 1889년까지 약 680만 파운드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입하였다.

 

 

3.2 프랑스의 하수도
젊은 시절을 런던에서 보낸 나폴레옹 3세는 꿈꾸던 파리시 개조를 위해 1853년 센 지방관으로 오스만 남작(Baron Haussmann, 1809∼1891년)을 임명하였다. 오스만은 파리 시 경계를 성곽 밖으로 넓히고 가로를 정비하며 하수도를 적극적으로 건설하는데, 수도본관 800㎞, 가스등 3만 개, 하수도 400㎞를 건설하였다. 하수도만 생각할 때, 1837년 하수도의 길이가 75㎞이었으니 1863년 이후에는 무려 5배나 확충된 것이었다.

 

3.3 일본의 하수도
메이지(明治) 유신 직후 일본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보다 유럽의 도시 개조 정보를 먼저 가지고 있었지만 하수도 건설을 실천에 옮기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것은 당시 정치적 안정을 정책 우위에 둠으로써 도쿄의 위생시설까지 신경 쓸 여력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1877년(메이지 10년) 737명, 1879년 16만 명, 1888년 15만 6천 명이 콜레라로 사망하였는데 일본 정부는 콜레라가 창궐하기 이전에 상하수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여, 1883년 내무대신으로 하여금 도쿄부에 ‘수도, 하수관거 등 개량지침’을 시달토록 하였다.

 

이것을 시발로 하여 도쿄부는 1884∼1886년까지 일본 최초의 ‘간다 하수(神田下水)’를 건설하였는데, 총 연장길이가 4㎞ 밖에 안 되었으나(프랑스는 이미 22년 전에 1년간 360㎞를 건설), 공사의 효과는 매우 지대하여 “인근의 습지를 건조시켜 토지가격의 급등을 불러왔고 이후 악성 전염병자 수도 상당히 감소시켰다(1889년 메이지 22년, 도쿄시구개정위원회의 설립취지문)”고 한다.

 

1888년 도쿄시구 개정조례(勅令 第62號)가 공포되어 내무대신 감독 하에 ‘도쿄시구개정위원회’를 설치하였는데, 이것은 1889~1901년까지 상수도 건설을 대대적으로 시행하였다. 또 1899년 하수도 계획에도 눈을 돌려 관련 보고서 작성 후, 각의를 거쳐 1908년 도쿄시장 이름으로 ‘도쿄시 하수설계’를 고시한 바 있으나 여러 장애물을 만나 오랫동안 진행되지 못하였다.

 

이것은 일본이 한국과 함께 다비집약형(多肥集約型) 농업이어서 인분을 비료로 생각하여 소중히 여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또 관련 시장도 형성되어 있었다는 점, 또 일본 의학계의 공로로 전염병 백신이 발전하여 하수도 건설에 들어가는 막대한 재원을 부담하기보다 백신을 통해 임시적 대응을 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정치적으로 볼 때는 이 재원을 공업생산이나 군사력 증강에 사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었던 것이다. 전 세계적 관점에서 하수처리시설 역사를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분뇨를 비료로 농사에 활용해 왔고, 이로 인한 공공수역 오염이나 전염병 발생이 비교적 크지 않아 도리어 하수처리시설 발달을 지연시켰다고 할 수 있다. 1960년대 이후 산업발전에 따른 도시인구 집중으로 환경오염이 심화되고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었을 때도, 하수도보다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분뇨처리에 역점을 두었으며 이러한 추세는 1990년대 초까지 계속 되었다.

 

도시 하수처리시설은 우수(雨水)와 오수(汚水)를 동시에 배제하는 계획적인 하수처리시설이 아니라 우수 배제에 중점을 둔 시설로 발전시키다보니 현재까지 관거(conduit, 管渠)정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하수처리장의 시초는 1976년 건설한 중랑천 하수처리장(당시 청계천 하수처리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국내 설계회사가 부재하여 영국 Simmon Hartley를 통해 진행하였다.

 

 

▲ 국내 하수처리장의 시초는 1976년 건설한 중랑천 하수처리장(당시 청계천 하수처리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국내 설계회사가 없어 영국 Simmon Hartley를 통해 건설됐다. 사진은 현재의 중랑물재생센터.

지금은 국내 회사들이 프랑스 및 일본회사들과 하수처리장 설계·시공에 참여, 경험을 축적, 단독으로 국내외 하수처리장 설계·시공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시설의 발전사를 정리하면 [표 3]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