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하수처리시설의 사회적 속성
환경문제를 역사 속에서 살펴보면 반복되는 한 가지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오염이 진행되어 인간에게 피해가 속출하더라도 초기에는 누구도 피해의 원인을 나서서 파헤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피해가 심각하게 진행되면 피해를 입은 인간을 위해 나서는 외로운 선각자들이 나타나지만 이들은 보통 피해를 바로 잡지 못한다. 상황을 바로 잡는 시점은 당시 사회문제로 대두될 만큼 많은 이들이 피해자가 되거나 권력집단에 속한 이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경우이다.

영국도 산업혁명 과정에서 여러 도시문제를 경험하였다. 전 세계의 공업생산과 무역을 한 손에 움켜쥐었던 영국은, 그 대가로 ‘세계의 공장’이 되어 도시환경의 급속한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영국에서 19세기 노동자 거주지구의 환경을 희생시킴으로써 진행된 공업화는 하수도 공사와 같이 막대한 경비를 들여야만 하는 도시환경개선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4.2 하수처리시설의 목적¹⁾
하수처리시설은 도시의 오수, 축산폐수, 산업폐수 등을 처리한 후 공공수역으로 방출함으로써 공공수역의 수질을 보전하여 궁극적으로는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수처리시설의 다양한 목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4.3 하수처리시설의 기능
하수처리시설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와 공장에서 1차 처리되어 배출되는 폐수를 모아서 오염물질을 제거하여 깨끗하게 만드는 시설이다. 하수 중에 섞여 있는 모래, 넝마, 막대기, 음료수병 등을 제거하고, 호기성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 등 오염물질의 분해와 제거로 정화의 기능 및 하수처리 물에 산소를 회복시켜주는 기능을 하게 된다.

하수처리시설이 필요한 이유는 하수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류되면 하천이나 바다를 오염시키게 된다. 하수 중에 포함된 유기물들이 하천에 방류되면 수중에서 분해되는데 이때 수중의 용존산소(DO)를 소모시키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하천을 썩게 만든다.

하천이 썩게 되면 수중 생태계가 파괴되고 따라서 물고기를 먹고사는 조류나 상위 포식자들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어 전체적인 생태계의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하수를 방류하천의 생태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정도로 처리하여 방류해야 한다.
4.4 하수처리시설의 발전
과거 하수처리시설은 혐오기피시설 이었다.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인근 주택가격의 하락 등을 우려하여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최신 공법으로 인한 악취 제거와 주변에 친환경 시설과 스포츠 시설을 도입하여 그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환영을 받고 있다.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도입한 시설들은 더욱 주민의 환영을 받을 만한 기술과 시설 도입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아직 지역주민의 반대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에서는 다음과 같은 종합적인 요인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우선 하수처리장 내 효율적인 유지관리 동선과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으로 작업 능률을 고도화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작업공간의 시각적 차폐계획과 소음발생 공간의 차음계획을 수립하여 하수처리시설 기능 수행의 합리성을 추구해야 한다.

자연채광과 환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천장과 아트리움 등의 계획으로 자연친화적인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시설물의 경직성을 탈피하고 규모의 경제성과 유지관리의 효율성, 장애우 및 노약자 이용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장애 없는 공간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친환경 주민친화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기초자료조사 및 분석이 필요하다. 우선 지리적 위상, 교통현황 및 접근성 등의 입지여건과 자연환경(지형 및 지질, 기후 및 기상, 생태계), 그리고 인문사회 환경(인구 및 가구 현황, 주변 친화시설 현황, 주변지역 주요시설물 현황, 토지이용 및 용도지역 현황)을 분석해야 한다.

이후 운영 중인 하수처리시설 현황을 파악하고 상위 및 관련 계획을 검토한 후, 주요 민원사항 및 개선사업 추진현황(민원현황, 민원사업 추진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시공원 및 녹지에 관한 법률」, 「문화예술진흥법」,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건축법」,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유통산업발전법」, 「개발제한 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도시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을 파악해야 한다.

 

▲ 과거 하수처리시설은 혐오기피시설이었다.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인근 주택가격의 하락 등을 우려하여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얻기가 어려웠다. 사진은 대전하수처리장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건설 반대 시위 장면.

최근 이용자의 형태에 따른 분석을 통해 선호시설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린이의 경우 뛰기, 놀기, 모래장난, 그림 그리기, 물놀이, 소풍, 야외 게임,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롤러스케이트 등 각종 유희시설 이용을, 노년층의 경우 휴식, 요양, 산책, 담소, 사색, 자연감상 등을 주요활동으로 예상할 수 있다.

대규모 점포로는 할인점, 자동차 경매장, 체육시설, 문화시설, 청소년 수련시설, 공원시설 등의 시설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남양주시 화도하수처리장의 경우 환경체험관을 중심으로 인공폭포와 자연생태공원을 연계하여 체험형 환경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처리장 주변이 하나의 환경교육의 장으로 자리 매김하였다.

부천 북부수자원생태공원도 주민친화시설의 좋은 사례로 근무자와 지역주민에게 녹지공간 및 휴게공간을 제공하고 하수처리시설의 개명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였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 개발운영 및 주민의견 수렴을 통한 사업진행으로 주민의 참여의식을 유도한 전북 부안 워터파크와 기존 처리시설에 이중 복개구조 도입과 주민친화시설 도입으로 이미지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서울 탄천물재생센터도 친환경 주민친화시설의 모범 사례로 들 수 있다.

용인시 구갈 레스피아는 생태연못, 운동시설 등의 주민친화시설로 하수처리장 인근 지역의 아파트시세가 주변지역에 비해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살기가 더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원하수처리장은 기존 처리시설에 이중 복개구조 도입과 골프 연습장을 도입하여 수익사업 전개 및 이미지 개선에 힘쓰고 있으며, 전북 전주 하수처리장은 식수 헌수, 식재 및 유지관리 참여, 유실수 참여 프로그램, 하수종말처리시설의 차폐효과와 이미지 개선을 위한 식재 및 유지관리에 주민참여로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 있다.

더불어 부산 남부하수처리장의 경우 2단계 증설 공사 시 처리시설 상부에 축구장을 설치하여 지역주민의 활발한 이용을 통한 이미지 개선 효과를 이루었고, 대구 지산 하수처리장과 강원 속초 하수처리장 역시 주민친화시설 도입에 힘쓰고 있다.

▲ 포항시는 포항하수처리장(사진) ‘에코파크’(Eco-Park)에 ‘53만 시민 내 나무 갖기 운동’의 하나로 범시민 합동식수 행사를 통해 ‘시민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포항시는 하수처리장 ‘에코파크’(Eco-Park)에서 ‘53만 시민 내 나무 갖기 운동’의 하나로 범시민 합동식수 행사를 통해 ‘시민의 숲’을 조성하고 있다. 시민의 숲이 조성된 에코파크에서는 지난해부터 3.8㏊의 하수처리장 유휴공지에 꽃과 나무, 실개천 등 친환경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직접 자기 이름을 내 건 나무를 심어 새로운 발전 모델이 되고 있다.

 

 

▲ 남양주시 화도하수처리장(사진)은 환경체험관을 중심으로 인공폭포와 자연생태공원을 연계하여 체험형 환경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처리장 주변이 하나의 ‘환경교육의 장’으로 자리 매김했다.

4.5 하수처리시설의 운영현황
2010년 말 현재 총 인구 중 하수처리시설(500㎥ 이하 포함) 및 폐수종말처리시설을 통해 처리되는 하수처리구역 내 하수처리인구 비율로 산정한 하수도 보급률은 2010년 기준 90.1%이며, 전국에 가동 중인 공공하수처리시설은 500㎥/일 이상 470개소, 시설용량은 2천493만5천10㎥/일이고, 500㎥/일 미만 2천594개소, 시설용량은 18만3천45㎥/일 이다.

 

2010년도 현재 하수도 분야의 총 세입액은 6조3천299억 원이며, 이 중 중앙정부지원액(국고보조, 교부금, 양여금)이 1조8천2억 원(28.4%), 지방비 1조9천648억 원(31.0%), 하수도 사용료 1조311억 원(16.3%), 원인자부담금 등이 7천691억 원(12.2%)이다.

또한 총 세출액 6조3천299억 원 중 하수처리시설 건설 및 개·보수비 등이 2조9천286억 원(46.2%), 하수관거 설치 및 개·보수비 등이 2조2천329억 원(35.3%), 유수지·배수펌프장 설치 및 개·보수비 등이 2천469억 원(3.9%), 기타 행정운영비 등이 9천216억 원(14.6%)이다.

▲ [그림 1] 하수도 세입·세출현황

 

 

2010년 말 현재 15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하수도 요금을 징수하고 있으며, 전국 하수도 평균요금은 1㎥당 283.6원으로 처리원가 744.4원의 38.1% 수준이다. 울산광역시(87.7%)와 대전광역시(75.6%)가 요금 현실화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며, 전라남도(16.7%)와 충청남도(21.2%), 전라북도(21.7%)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말 기준 전국 439개 하수처리장(무인화·통합관리 시설제외)에서 근무하는 직원 총수는 5천417명이며, 평균 근무연수는 6년/인, 일인당 평균 교육일수는 19일/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전국하수처리시설의 시설용량 대비 유입하수량을 살펴보면 전국 465개의 하수처리시설(용량 2천509만5천㎥/일)의 유입하수량은 1천966만3천㎥/일이며, 가동률은 78.3%정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도의 유입하수량은 1천834만8천㎥/일, 가동률은 74.2%였던 것과 비교하여 전국하수처리시설의 가동률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BOD²⁾를 기준으로 볼 때, 연도별 유입수질은 꾸준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방류수질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 [그림 2] 연도별 유입·방류수질 변동 추이

연간 하수처리 총 소요비용은 8천711억 원이며, 하수 1㎥당 처리비용은 121.4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 인건비가 24.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력비, 개·보수비가 그 뒤를 따랐다.

 

 

▲ [그림 3] 연도별 하수 1톤당 처리단가 변동추이

하수도사업에서 민간위탁관리는 하수도사업의 민간참여 유형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운영 중인 시설 또는 준공 후 위탁관리 중인 하수처리장의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1998년 광주광역시에서 광주공공하수처리시설을 공개경쟁으로 민간위탁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의 공공 하수처리시설은 267개소가 위탁 운영되고 있으며, 134개소의 자체 운영시설과 1개소의 일부 위탁운영시설로 구분된다. 위탁 운영되는 시설은 국내 500㎥/일 이상 규모의 시설 중 약 2/3을 차지하여, 그 운영의 중요성이 큰 시설이다.³⁾

 

전국의 공공 하수처리시설 중 민간위탁으로 운영 관리하는 공공 하수처리시설은 68.4%인 318개소이며,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민간위탁하여 운영할 경우 ㎥당 처리비용이 52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1㎥당 처리비용은 민간위탁이 104.2원, 지자체 운영 156.3원으로 민간위탁의 경우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BOD 1kg당 처리비용 또한 민간위탁이 789.7원, 지자체 운영이 1천84.4원으로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것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보다 효율성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