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샘물용 제주 지하수 취수량을 늘리려던 한국공항㈜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20일 '한국공항㈜ 지하수 개발·이용시설 변경허가 동의안'( 1일 100→ 200톤)을 상정하고 심사에 돌입했으나 결국 보류로 일단락했다.

 

환경도시위는 “지하수의 보존 및 특별법인 기본이념인 공공자원에 대한 논란과 사기업 기득권 문제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심사하기로 했다”며 보류 배경을 설명했다. 의원간 오랜 시간 의견을 조율한 결과 하민철 위원장은 “명분이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환경도시위는 증산을 위해서는 현재 한국공항의 내부 수요 이외에 시중으로 나가는 인터넷 판매는 중단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한국공항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환경도시위 역시 지하수의 사유화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 6월에 비해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공항의 지하수 증산을 동의하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도시위는 도민 공감대를 이루기에 한국공항의 답변이 부족한 만큼 보완해서 2월에 다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웅 의원은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물량은 전체의 4%밖에 되지 않는데 이를 포기하면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한다'고 지적하는 도민들을 이해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인터넷 판매 중단을 조건으로 증량하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명만 의원은 "한국공항은 상반기에 동의안을 심사보류 하자마자 바로 항공료를 인상했고 중형 항공기를 이용한 제주 신선채소 수송도 어려워졌다. 주고받자는 전략으로밖에 안보인다"며 한국공항이 제주 지역사회와 밀착하려는 노력이 보이질 않는다고 질타했다.

시민사회 환경단체들이 지하수 공수화 원칙 붕괴 등을 지적하며 강하게 반발해왔으며 지난 6월 상임위 심사 보류 이후 환경적으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데다 대한항공의 요금인상 등이 이어져온 만큼 도민들의 공감대를 얻는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