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 상하수도 정책·관리 현황] ③ 태국 물관리 정책과 현황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신흥 개발도상국의 물 시장이 우리나라 물산업 해외진출의 교두보가 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상하수도시설이 열악해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지원을 받아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에 외교통상부와 환경부는 아시아 지역 물 시장 진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0월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시아 물관리 포럼(Asia Water Management Forum)’을 개최했다.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5개국 물 관련 부처 고위급 인사, 아시아개발은행(ADB) 물 사업 담당자 및 외교부, 환경부, 국내 관련 기업 등 총 2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은 아시아 지역 물 관련 협력 기반을 조성하고 공동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 파이로 사타야산사쿨(Pairoj Sattayasansakul) 태국 하수관리청 국장

지난해 태국은 50년 만의 최악의 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태국의 연평균 강수량은 1천㎜ 수준이었다. 정부의 치수관리 초점은 홍수보다는 가뭄에 집중돼 있었다. 예년의 1.4배인 강수량과 고저차(高低差)가 작은 지형은 홍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태국 전역의 강우지속일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차오프라야강 일대는 186일 동안 연속강우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강우지속일수의 증가는 높은 유출률로 이어져 홍수를 야기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태국 정부는 차오프라야강 유역의 물관리 시스템 개조에 3천240억 바트(약 108억 달러) 지출을 승인했다. 예산의 3분의 1은 초당 1천500㎥의 물을 방수로로 보내는 데 사용되거나 차오프라야 강의 40%를 방콕으로 흘려보내는 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저수지, 도시계획, 경보시스템, 배수구역 등에 쓰일 예정이다.

 

유례없는 대홍수를 겪고 나서 홍수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주한 대규모 통합물관리사업은 금액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태국의 수자원정책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 등 25개 강 유역을 정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예산규모만 12조4천억 원에 달한다. 특히 많은 재원을 투입해 수자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동시에 환경과 개발의 조화, 지역균형 발전 등을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사업목적이 한국의 4대강 사업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 지난해 태국은 50년 만의 최악의 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방콕 중심가를 흐르는 차오프라야강 일대는 186일 동안 연속강우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은 차오프라야강 범람으로 방콕시내가 잠긴 모습.

하수처리장 운영비 부족 심각

태국에는 약 100여 개의 하수처리장이 있다. 이 중 90개가 완공되어 있고 10개는 아직 공사 중에 있다. 이러한 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운영을 제대로 하기 위한 비용이 부족한 곳이 많다. 그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해 하수처리장 건설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수도인 방콕은 5개의 하수처리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수(BangSue) 하수처리장은 현재 시공 중이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루 12만㎥의 처리규모로 4억 바트의 예산이 투입됐다. 물가가 아닌 내륙에 지어지게 되는 이 하수처리장은 하루 2천㎥ 규모의 멤브레인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멤브레인 기술을 최초 도입한 하수처리장이다.

 

 

▲ 시설규모 12만㎥/일로 방콕 방수(BangSue) 하수처리장 전경. 다른 지역의 하수처리장과 달리 내륙에 위치해 있으며, 멤브레인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하는 하수처리장이다.

톤부리(Thonburi)의 경우, 하루 14만8천㎥의 하수처리시설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타당성 조사와 연구가 끝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크렁떠이(KlongToei) 하수처리장의 하루 처리량은 36만㎥로 가장 큰 시설규모를 자랑한다.

 

타당성 조사가 거의 끝났고, 방콕 의회에 투자비용 지원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하루 13만5천㎥ 시설규모로 건설되는 농본(Nongbon) 하수처리장은 방콕시와 중앙정부가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이와 같은 5개 프로젝트의 전체 규모는 77만3천㎥ 규모에 달한다. 공사가 완료되면 방콕 전체 하수의 50% 이상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은 처리된 하수를 재이용하는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농업이나 공업용수 그리고 가정용수까지 재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재이용 가능한 처리수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방콕의 경우, 건기시 수로의 물이 줄어들기 때문에 재처리된 물을 다시 사용하게 되면 대단히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 [그림 1] 최근 건설 중인 태국의 새로운 하수처리장 모형도

 

현재까지 약 100여 개의 하수처리장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앞으로 더 많은 하수처리시설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하천에서 하수가 제대로 처리되고 이를 통해 양질의 물을 공급하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방콕의 경우에는 그나마 하수처리가 잘되고 있는 상태이나 방콕에서 조금만 벗어난 지역, 과거에 공항이 있던 지역에서는 아직까지도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제대로 된 하수처리를 받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존 하수처리장의 용량을 최대로 늘려서 하수를 처리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리가 되지 못하는 용량에 대해서는 추가로 적합한 하수처리장을 건설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수질개선을 위해 각 마을 단위의 하수처리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 초기단계에 있으며, 각 마을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직접 처리해서 강으로 유입되게 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하수처리장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각 지역의 정부가 책임을 지고 있는데, 그 지자체가 바로 하수처리장을 맡아서 운영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 지역 정부는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데 이렇게 선출된 사람들이 하수처리장을 바로 맡아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방콕 주변, 아직까지 하수처리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지역에 새로운 하수처리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국의 법에 의하면 각 지역 정부는 하수처리장의 운영파트너가 되고, 중앙정부가 지원을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MOU 등을 체결해서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이처럼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보고서를 만들고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해서 각 지역 정부가 운영에 참여하고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 정부가 운영에 참여함으로써 하수처리 비용을 지역주민들로부터 수금할 수 있고,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태국은 하수처리와 관련해 해결해야 될 문제가 많다. 오염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오염이 됐을 경우, 적절하고 신속한 처리를 통해 재사용 가능한 물로 만드는 것을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