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토론회] 차기정부에 바라는 물산업 정책과 방향 “물산업 육성, 블루골드시대 국가 경쟁력의 초석”       14개 물 관련 학회로 구성된 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는 지난 11월29일 서울 논현동 소재 파티오나인에서 ‘차기 정부에 바라는 물산업 정책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물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향후 수십년간 세계 물산업 시장이 도로·철도 등 다른 인프라 분야와는 달리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 ‘깨끗한 물’을 원하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물산업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상·하수도 민영화 등 차기 정부에서 물 관련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회장 현인환)는 지난 11월29일 서울 논현동 소재 파티오나인에서 ‘차기 정부에 바라는 물산업 정책과 방향’이라는 주제로 물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물산업 분야에서 차기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수자원학회, 한국물환경학회, 대한상하수도학회 등 물 관련 14개 학회와 국토해양부·환경부 등 정부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토론회는 발제와 토론 형식으로, 일반적인 토론 형식에서 벗어나 ‘물산업 발전 방안’이라는 큰 틀 안에 주요 사항별로 토론자 상호간에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120분에 걸쳐 진행됐다.  김영관 강원대 환경공학과 교수의 사회(좌장)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경진  K-water 정책경제연구소장의 ‘국내 물산업 현황 및 국내외 전망’에 대한 기조발표에 이어 △전형필 국토해양부 수자원정책과장 △최종원 환경부 수도정책과장 △정구학 한국경제 편집국 부국장 △김승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최승일 고려대 세종캠퍼스 부총장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이 패널로 참석, 물산업 발전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토론자들은 물산업이 한국 경제 성장에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만큼 다음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갖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지금까지 상하수도와 하·폐수 처리시설, 해수담수화 등에만 국한됐던 전통적인 물산업 개념도 확대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토론회 내용을 요약했다.     ■ 토론자 ·김영관 강원대 환경공학과 교수(좌장)  ·민경진  K-water 정책경제연구소장 ·전형필  국토해양부 수자원정책과장 ·최종원  환경부 수도정책과장 ·정구학  한국경제 편집국 부국장 ·김  승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최승일  고려대 세종캠퍼스 부총장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

 

■ 김영관 교수(좌장) ‘차기 정부에 바라는 물산업 정책과 방향’이라는 물정책토론회에서는 △물산업 정의 및 범위 △물산업 기업 육성 방안 △물산업 관련 법 제도 및 정책 개선방안 등 크게 3가지로 나누어 토론을 할 것이다. 토론에 앞서 민경진 K-water 정책경제연구소장으로부터 ‘국내 물산업 현황 및 국내외 전망’에 대한 발표를 듣겠다.

 

■ 민경진 소장 영국의 물 전문 리서치 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세계 물 시장은 연평균 6.5%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8천650억 달러 규모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물산업은 전기·석유 산업을 추월해 21세기를 주도할 ‘블루골드’ 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물 시장 범위가 확대되면 물산업 인프라 투자는 2025년 1조37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 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기업·학계가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도 노력해야 한다.

물산업 범위를 설정하는 데는 세 가지 논점이 있다. 첫 번째는 현 정부에 다양하게 분포된 물산업 관련 부서를 새롭게 정비할 필요성의 유무이며, 두 번째는 물산업을 어디까지로 제한할 것인가에 대한 범위 설정이다. 마지막으로 물산업을 신산업 구도로 형성시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건설 기업은 개별 경쟁력을 토대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자리를 넓혀가고 있지만, 통합적 노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그간의 지적이었다. 태국의 경우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여러 기업의 협력적 참여로 많은 투자자가 투입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도 산업적 강점과 정치적 관점을 토대로 효율적인 마케팅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정부, 기업, 연구기관, 학계별 리소스를 융합해 자국의 물산업을 육성하고 수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우리의 협력 방안과 그 방안의 장애 요인, 해소 방향과 경쟁력 확보 방법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 좌장 민경진 소장께서 ‘국내 물산업 현황 및 국내외 전망’에 대한 발표를 해주셨다. 첫 번째 토론 주제는 국내 물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것이다. 먼저 물산업의 정의와 물산업의 범위를 짚어보는 데에서부터 토론을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국가적 차원에서 물산업의 범위가 광의 범위로 하는 것이 좋은지 협의 범위로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의견과 각각의 장·단점을 들어보겠다.

 

 

■ 최종원 과장 우리나라에서 물산업이라는 용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쓰이기 시작했고 정부차원에서는 2005년도에 ‘물산업 특성화 계획’이 처음 발표됐다. 환경부, 국토부가 공동으로 녹색성장위원회와 함께 ‘물산업 육성 및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을 수립했을 시에도 지금 논의하는 물산업의 정의에 대한 부분이 문제가 된 바 있다.

현재 물산업의 범주는 국내외적으로 GWI의 자료를 많이 이용한다. GWI에서는 전통적 물산업의 범주를 상하수도, 해수담수화, 물 재이용, 생활·공업용수 등을 비롯해 직접 물을 이용하기 위해 물 이용시설을 설계, 시공, 운전하고 여기에 따르는 각종 기자재나 부품을 만드는 분야 정도로 잡고 있다. 앞선 정부대책에선 이러한 전통적 물산업의 범주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고 4대강 모델의 해외수출, 수자원 확보, 생태하천복원사업 등이 포함됐다.

기존의 물산업과 밀접하게 관련된 댐과 복원사업을 통한 수자원 확보, 하천정비 등은 일차적으로 물산업에 해당한다. 이차적인 물산업이라 말할 수 있는 수력발전, 신도시 건설, 레저나 스포츠시설도 물산업 범주에 포함할 것인지 의문이다. 더 크게 보면, 바다, 항구, 항만에 관한 부분도 물산업에 포함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많은 분야의 생산활동이 물산업의 범주에 포함된다.

이에 물산업의 범위는 환경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환경산업에 대한 통계나 GWI 등의 통계를 잘 살피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물산업의 범주와 함께 융통성 있게 맞춰 볼 필요가 있다.

물산업의 범주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서는 공감하지만, 전통적인 물산업 범주를 기본으로 하되 추가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산업과 이차적으로 연결되는 산업을 구분한 후 국내적인 논의와 국제적인 공감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전형필 과장 최근 “물산업의 범위가 확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가장 큰 이유는 기후변화라고 생각한다. 기후변화와 그 적응까지도 포함하는 물산업은 결국 댐과 하천정비로, 이는 기존에 건설 산업으로 분류됐었던 것들이다. 그래서 건설산업 일부도 물산업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

물산업을 별도로 분류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물산업의 해외진출이라고 본다. 해외진출이라는 과제 때문에 물산업을 확장하고자 하고 있다. 해외진출에 있어 우리의 타깃은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이다. 이에 개발도상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따져봐야 한다.

개발도상국의 물산업 시장에서도 역시 전통적인 상하수도가 중요하지만, 과거 건설 산업으로 분류된 광역적 물 공급, 수력발전 등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물산업의 범위를 넓혀 통합솔루션을 수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다만 물산업 범주는 대외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 물론 여러 가지 논의를 거친 후에 물과 관련 없는 것보다는 직접적으로 물을 이용하는 것들을 물산업으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차원에서 레저, 수상해양 등을 물산업에 넣는 것은 고민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본다.

 

■ 좌장 두 분 모두 물산업의 범위를 넓게 재정비하는 것에 이의가 없지만, 어디까지 물산업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선 토론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럼 어디까지 물산업의 범위를 넓혀야 할지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겠다.
 

■ 최승일 부총장 물산업을 자동차산업과 비교해 보면 자동차는 엔진, 타이어 등 각종 부품이 일차적으로 관련을 맺게 된다. 그런데 자동차가 길이 있어야 달린다고 해서 도로를 자동차산업이라고 규정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물산업 범위도 지나치게 확대시켜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초점이 없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전에 하와이 하수처리장 시설이 낙후돼 방류수의 농도가 짙었다. EPA(미국 환경보호청) 기준 규정으로 시정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하수처리장 측은 고민 중이었다. 그때 세계적인 물 기업인 베올리아가 그 하수처리장의 물 중 절반을 헐값에 사서 정수한 후 하수처리장에서 약 3㎞ 떨어진 발전소에 팔았다.

이를테면 5센트에 산 물을 약 20센트에 정수해서 냉각용수를 만드는 데 85센트가 들어가던 발전소에 80센트에 판 셈이다. 결국 베올리아는 이익을 창출했고, 하수처리장 방류수 방출량을 줄여 EPA 규제 고민을 해결했다. 또한 하천을 살리고 발전소의 부담도 던 것이다.

우리가 꼭 이런 케이스를 물산업이라고 정할 필요는 없지만, 전통적인 물기업을 운영, 관리 하고 이러한 사업이 엮어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시킬 눈을 가진 사람들을 물 기업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 김승 선임연구원 물산업에 대해서 범위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지 의문이다. 물산업의 대상, 수요가 있으면 당연히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로 들면 최근 코이카(KOICA)의 인도네시아 팔렘방시 배수 시스템 개선 관련 공고가 났다. 그 사업은 도시 홍수 개선 사업이다. 그렇지만 하부에 댐도 만들어야 하고 하수도를 개선해야 하는 복합적인 사업이다. 이처럼 세부 분야들도 물산업에 다 포함되는 것이 옳다.

만약 우리가 큰 유역을 개발한다고 하면 그 유역의 상하수도, 수력발전산업을 비롯해, 오락·여가시설도 포함되고 지하수 관련 기술도 들어가야 한다. 수요가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앞으로 물산업의 범위는 규정한다고 해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변동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강성진 교수 물산업의 정의는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분석을 위해서는 분류가 필요하다.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분류 방법이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KSIC(산업분류코드)에 물 관련으로 들어갈 구체적인 분류 기준이 있어야 하겠다. 그래야 정책 효과를 설득할 때 필요하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예를 들면, 1980년대 IT산업에 대해 정부가 정리하면서 IT산업이 대부분 IT제조업 쪽으로만 분류됐다. 그러다 보니 정부정책은 결국 IT산업을 분류한 쪽으로 정책이 수립되었기 때문에 현재 IT 서비스·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전문가 출현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물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디자인산업도 물산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건설의 외향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책적으로는 넓게 보는 것이 좋지만, 분석을 위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 좌장 물산업의 정의에 대한 논의와 범위를 정하는 것은 물산업을 정부의 미래 전략 사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다. 한편, 우리나라의 물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물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물산업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겠다.

 

■ 최승일 부총장 물산업이라는 용어는 2005년 ‘물산업 육성정책’이 나왔을 때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이기 때문에 물산업의 역사보다는 상수도의 역사를 짚어보는 것이 맞다. 우리나라 상수도는 1908년도에 건설돼 1945년까지 우리나라 전국 83개 도시에 60만㎥ 정도의 시설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때 대부분 파손됐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이 국내 수도 사업에 대한 모든 기술과 정책을 가지고 있었기에 해방 이후 우리나라에는 기술자가 없었다. 결국 1950년부터 우리나라의 상수도가 구축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다. 1945년 60만㎥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수도시설용량은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이후, 1990년 약 1천600만㎥으로 양적인 성장을 계속했다.

1970∼1980년에는 수도산업의 기자재와 기술 등이 발전해 질적 발전을 했고 1990년대부터 정수기와 생수산업이 발전하며 공급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발전 방향이 바뀌었다. 2000년도에 들어와서는 여러 가지 제도들이 생기며 지금의 모습이 됐다. 2012년 기준 상수도 보급률은 97.7%며 약 3천만㎥에 가까운 시설용량을 갖춰 기술적으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본다.

하수도는 1970년도에 건설이 시작돼 1980∼1990년대 최종적으로 완성됐다. 80년대를 넘어서부터 소규모 하천이 늘어나며 기술이 많이 개발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하수도 시설은 선진국의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기술이다. 조금 미흡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관에 대한 청소, 운영, 관리 등이다.

세계시장에서 우리가 가진 경쟁력은 어떤 면에서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많이 다르다. 단순히 만드는 기술적인 분야에서는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단지 만족할 만 한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안목이 약하다. 국제기구와 연결해 물산업이 필요한 나라에 프로젝트를 개발할 수 있는 인력도 없다. 우수한 기술은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나갈 출구를 찾지 못하는 데 답답함이 있다.

 

■ 강성진 교수 우리나라에는 물 시장이 없었고 물 관련된 산업 개념이 없었다. 즉, 시장에서 거래될 구조가 안 되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민간도 필요성을 못 느끼고 정부도 육성할 생각이 없었다. 막상 해외로 나가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서비스, 소프트웨어적인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했다. 이것이 현재 우리나라 물산업의 국가경쟁력이 아닌가 싶다.

 

■ 좌장 과연 우리나라 물 산업 해외 진출 동향은 어떤지, 우리나라 기업의 해외 진출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들어보겠다.

 

■ 장현숙 수석연구원 기업의 해외진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 기반이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부처 공동으로 진행하는 ‘물산업 해외진출 확대방안’에 물산업과 관련한 통계를 구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통계구축방안에 대해 진행 중이다.

그 외에 현재 유일하게 파악할 방안은 해외건설협회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직접 신고한 자료이다. 그 신고 실적 중에서 물산업에 해당하는 부분을 추려서 살펴본 적이 있다. 집계가 시작된 1965년부터 2010년까지 총 37조 원의 실적이 있었고 업계는 113개가 진출했거나 진출 중이다.

주요 수출지역이 중동지역으로 약 85%가 집중되어 있다. 공정별로는 상하수도건설 부문, 해수담수화 부문이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운영·관리 부문에서는 지난 10년간 실적으로 봤을 때 0.6%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건설에 치중된 상황이었다.

또 113개 업체 중에서 중소기업은 60여 개가 진출했지만, 실적으로 보면 대기업 위주였다. 최근 들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해외진출을 꾀하는 업체들이 있어 그 부분에서 고무적으로 봐야 하겠다.

 

■ 좌장 그렇다면 물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개선책은 무엇인지, 발전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은 무엇이며 개선해야 할 부문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듣겠다.

 

■ 정구학 부국장 물산업에 있어 우리만의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기술은 1960년대 진행한 산림녹화산업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무를 많이 심어 자연적으로 나무 아래에 물을 고이게 해 담수를 만드는 일종의 담수화 설비가 과거부터 있었던 것이다.

세계무대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패키지 콘셉트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쉽게 얘기해서 산림녹화부터 상하수도, 농업용수, 최근 4대강 사업과 취수산업 등을 모두 연결해 단순히 설비를 지어주고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우리만의 성공적인 물 관리 전략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 패키지 기술을 개발도상국이나 물 부족 국가로 수출할 때 제시하면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승 연구원 앞선 의견에 동의한다. 우리나라의 물산업을 발전시키려면 기존의 패러다임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해야 한다. 물산업의 선발주자인 유럽기업과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1965년부터 약 35년에 걸쳐서 우리가 안고 있던 용수공급, 홍수관리, 수질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다 극복했다.

유럽은 그런 것들을 극복하는데 무려 100년 가까이 걸렸다. 또한, 경험이 있는 국내 전문가가 현재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의 특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의 한강 유역 개발은 미국, 낙동강은 유럽, 금강은 일본의 기술이 사용됐다. 전 세계 수자원 기술개발 모델이 전국 각지에 들어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가 급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각 유역 개발을 통한 용수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광역 상수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흔치 않은 나라다. 또한 대유역에서 생활용수를 공급하며 중소유역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대유역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유역의 물의 양이 여유 있으며 이를 가지고 광역 상수도로 공급하는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델들을 비롯해 우리만의 특성을 경쟁력으로 만든다면 국가의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첨단 기술로 경쟁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 좌장 물산업 진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적해주셨다. 물산업을 주관하는 부처의 의견도 궁금하다.

 

■ 전형필 과장 우리나라의 건설업계는 많은 노하우와 기술을 축적했지만 그에 비해 금융계의 프로젝트 이해도가 부족하다. 예를 들면 아직도 해외에서 플랜트 파이낸싱 시공을 할 때 건설사에 100% 보증을 요구한다. 이런 것들이 해외 진출의 어려움이 되지 않나 싶다. 또한, 우리의 기술력에 비해 진출국의 수준, 플랜트 파이낸싱의 이해 수준이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

물관리가 다원화되어 가고 있는데, 이를 통합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국토해양부에서 「해외건설 촉진법」을 통해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상하수도 분야에 대해서는 환경부에서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해수담수화 기술 플랜트의 경우, 지식경제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등 여러 부처가 동시에 진출을 하고 있으니 상대 국가에서 받아들이기에 혼란스러울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분야에서 한 조직으로 움직여야 되는데 각각의 부서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이러한 부분들이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들어 민영화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국민 정서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물산업을 경제적인 방법으로 효율성 있게 만드는 것도 어찌 보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민영화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적 거부감으로 기업들이 국내에서 충분한 실적을 쌓지 못해 해외 진출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 최종원 과장 상하수도 산업의 국내 매출액이 2011년 기준으로 12조 원, 해외 진출액은 1조 3천억 원이다. 상하수도 100년 역사 중 최근 4∼50년 집중적인 투자와 발전을 했다. 수자원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외국에 나갈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외국시장은 자금회수기간이 길어 대기업 위주로 진출했다.

과거에는 국내 물시장이 많이 있다 보니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해외로 관심을 돌릴 동기요인이 적었다. 최근 국내 물산업의 기반이 갖춰지고 수요가 부족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남는 여력을 해외로 돌리는 것이다.

환경부는 환경산업기술원과 공동으로 물산업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진행되고 있는 물산업 해외진출을 파악해 보면, 25개 국가에서 30개 물사업이 수주 진행되거나 계획 중으로 전체금액은 2조 원에 달한다. 분야별로는 하수처리장이 제일 많고 다음으로 정수장 건설, 그 다음으로 해수담수화 설비 건설이다.

전통적 물산업은 국가와 지방정부가 설치하고 운영한다. 그러다보니 기업이 상하수도 분야에 운영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다. 특히 하수도 분야는 최근 운영 부문을 민간기업에 위탁하고 있다. 상수도는 2008년 시도했지만, 민영화 논란으로 중단됐다.

유럽은 상하수도 시장이 민영화돼있고 그러다 보니 세계적인 물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수자원공사에서 광역 상수도 부문을 많이 관장하고 있어 민간 기업이 경험을 쌓는데 애로사항이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은 국내시장이 기반이 되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국내시장이 문을 닫고 있어 국내 물산업의 재투자가 필요할 시점이다. 이제 일반정수처리는 고도정수처리로 전환하고 노후 상수관망을 새로운 상수관망으로 전환해야 한다.

농어촌지역은 아직도 가뭄이 들면 수돗물이 없어 애를 먹는다. 물산업을 기초 기반에서 고도기술로 전환하는 국내투자가 필요하다. 여기의 걸림돌은 상하수도 부문에 국고지원을 안 해주고 있고 물가 안정 때문에 요금도 인상을 못 하고 있어 국내 투자가 늦춰질 수밖에 없고 해외 진출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 좌장 앞선 토론의 주제가 한국 물산업의 과거, 현재를 진단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산업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 최승일 부총장 지금 물산업은 각 부처로 나누어져 있다. 이걸 다 잘라내서 한 부서로 만들려는 시도는 이미 10년 이상 해왔다. 당연히 여러 부처에 나눠져 있다는 것은 비효율·비기능적인 면이 분명히 있다. 한군데 모아놓으면 편하긴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한 부서로 만들면 기존의 부서에서 가졌던 권리 같은 것을 모두 가져가기 어려워진다.

각 부처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하려고 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합쳐진다면 비효율적인 면도 나오게 된다. 나눠져 있으면 부처 간 경쟁도 할 수 있고 비교도 할 수 있지만 한 곳에 모아 놓으면 경쟁과 발전 없이 모두 두루뭉술해지는 결과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그것을 다 모으는 노력보다 각 부서에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김승 선임연구원 이 문제를 1997년, 「물관리기본법」을 국회에 제출하며 노력해 왔지만 아직도 해결이 안 됐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둘 수는 없는 것이다. 물 관리라는 것은 원래 여러 부처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분야다. 어느 나라나 물 관리는 굉장히 여러 군데에 퍼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한꺼번에 모아 놓는다면 그 부처가 다른 부처의 발목을 잡아버리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UN은 물 관련 기구가 30개가 넘는다. UN안에 UN워터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우리도 통합한다면 그런 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 한 개 부처로 통합해서 관리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한 차원 위에서 관리한다는 의미다.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물관리 권한을 유역으로 넘겨 물관리의 지방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차기 정권에서는 유역에 대한 조직을 만들어 그 조직이 물관리를 개선할 수 있는, 물관리 개선 임무를 가진 조직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 장현숙 수석연구원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은 지금 잘 만들어진 정책들을 신속히 실행시켜 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산업은 특히 다른 산업과는 달리 이익을 창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2006년 물산업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서 나온 여러 가지 논의들이 지금과 유사하다. 그렇지만 7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당시 하나씩 진행을 했더라면 지금쯤 어떤 시범사업이라도 잡혀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대목이다.

2025년 8천650억 달러 규모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산업을 잡으려면 지금 빨리 시작해야 한다. 토론과 논의로 문제점만 지적을 하다가 그 사업을 놓쳐버리게 된다. 각 부처들이 모여 물산업 해외진출 확대방안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기업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기업이 그 정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기적인 면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토털솔루션이다. 운영관리 부분에서의 진출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단독기업의 진출은 어려우니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할 것이다. 물산업 진출과 관련해 공기업, 민간기업, 중소기업, 대기업 구분 없이 가장 적합한 기업들이 협력해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어떤 기업을 조합해야 효율적인지 따져보려면 시범사업을 시행해봐야 할 것이다. 어느 나라의 사업장에서 시행할 것인지도 따진 후 시너지를 파악,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 시장이 열렸을 때 그 조합을 가지고 다른 국가와 경쟁을 해야 한다.

■ 정구학 부국장 물산업하면 MB의 정략적, 정치적인 것으로 국민들이 인식을 하고 있다. 국민이 물산업은 성장동력이 될 수 있고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물산업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 강성진 교수 차기정부 차원에서 본다면 단순히 에너지 접근, 물 접근 이런 것을 떠나서 물이 과연 선진국형 복지와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대해 따져보면 좋을 것 같다. 결국 물산업을 비롯한 모든 산업이 사회복지와 사회발전, 에너지발전과 연결되도록 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 김승 선임연구원 토털솔루션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불가피하다. 수질통합관리가 시급하고 이를 추진해야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 물 관련 조직 예산, 사업, 연구 자료수집 이런 것들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있으면 조정을 하는 조직이 있다. 그런 조직을 지금이라도 개설해 연계시키면 개선될 것이다.

 

■ 최종원 과장 물은 국민의 기본 생활과 직결돼 있다. 국민의 기본권인 물 복지와 여건이 우선되고 그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우선된다면 물산업이 육성되고 조장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간의 역할이 나눠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찬반 여론이 있지만 획일적으로 가면 안 될 것 같다. 정부 부처는 자기부처의 이익을 위하지만 궁극적으로 국익을 위한다.

각 부처의 이익이 모여 우리나라의 이익이 된다. 물 관리를 위해서는 물산업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전반적 물 관리, 물 복지, 물산업을 포함한 큰 틀의 재도약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물산업의 주도권은 민간이다. 민간이 물을 잘 쓸 수 있도록 내수시장을 가꾸고 해외시장에 필요한 정보제공, 정부 차원의 지원 이런 것들이 논의돼야 한다.

 

■ 전형필 과장 앞으로 정부 부처간의 협업(協業)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책은 수요자들이 많이 호응할 때 힘을 받는다. 물 관련 이해 관계자와 국제적인 민간 물기업 등 각종 관계자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는 노력으로 또 다른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물산업의 해외진출에 대해 모두가 현실적으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마어마한 물산업 규모액에 현혹되기보다는 타깃을 정해서 정확한 판단력을 길러야 된다.

 

■ 최승일 교수 막상 물에 대해서 정부가 투자해 준 것은 별로 없다. 국민의 삶에 꼭 필요한 생명수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 무료로 물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시장을 유지해 달라는 것이다. 정부는 물을 복지로 보고 적절한 수준의 상하수도, 수자원 시장을 유지해줘야 한다.

해외의 유수의 기업보다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시 드는 이자부담이 높다. 정부가 먼저 자금을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줘야 한다. 또 국제기구, 세계 기업과 연관해 컨설턴트가 기업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기업에게 귀를 귀울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에 바라는 것도 있다. 물산업에 대한 기업의 태도는 소극적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달라붙어야 한다. 정부에게 요구만 하기보다는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장래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태도가 있어야 하는데 눈앞의 이득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싶다.

조금 더 먼저 바라보고 투자할 수 있는 컨설턴트와 조직을 기르면서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물산업이 정치, 경제, 인문사회학과 통합적인 노력으로 전 국민적인 여론이 주도되어야 한다.

 

■ 좌장 120분 동안 8명의 토론자께서 국내 물산업 발전을 위한 좋은 의견을 내주셨다. 이번 물정책토론회에서는 물산업 관련 주요 안건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제안하여 국가정책개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본다.

특히 토론자분들은 물산업이 한국 경제 성장에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만큼 다음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갖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지금까지 상하수도와 하·폐수 처리시설, 해수담수화 등에만 국한됐던 전통적인 물산업 개념도 확대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차기정부에서는 글로벌 물기업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국내 물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