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웨이창(Chih-Wei Chang)대만 환경보호청(EPA) 전문위원

대만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 18대 물 부족 국가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약 2천510㎜로 세계 평균 대비 2.5배 많으나,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6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가파른 산세와 좁은 하천으로 강우의 50%가 바다로 유입되는 상황이며, 지역과 시기에 따른 강수량 차이로 수자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타이베이(Taibei)의 경우 건기와 우기가 확실하게 나눠져 있다.

대만의 연간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은 200억㎥로 제한돼 있는데 실제 사용량은 190억㎥에 달해 수자원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하천의 건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최근 수질오염, 물 부족 등 각종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부영양화 현상과 유기물질로 인한 오염이 심해짐에 따라 녹조를 사라지게 하고 음용수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작은 섬나라인 대만은 절반 이상이 산으로 이뤄져 있다. 강의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녹조류가 발생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 최근 북쪽 지역에서 녹조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기후변화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환경의 수용 능력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지난 5년간 대만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고 600만 마리의 돼지로 인해 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산업의 종류가 바뀐 점도 문제이다. 1950∼1960년대 하수의 주요 오염원은 농업 분야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반도체, PCB 등 각종 산업계에서 더 많은 양의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효율적인 수급체제 부재는 물 부족 문제를 조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2월15일 지멘스와 EIU가 공동 발표한 ‘아시아 녹색도시 지수’에 따르면, 타이베이가 아시아 2대 녹색도시로 평가됐다. 그러나 타이베이의 1인당 일평균 물 사용량 및 상수도 누수율 등 수자원 이용·관리 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큰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또한, 2008년 세계 수자원 관련 통계 기준을 살펴보면, 타이베이의 1인당 하루평균 물 사용량은 330L로 세계 평균보다 32% 높고, 상수도 누수율은 32.5%로 세계 평균보다 81%나 높다. 이 때문에 연간 수억 대만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대만의 산업계는 멤브레인 기술을 반드시 적용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비용 때문인데, 한국에 비해 물의 비용이 절반밖에 되지 않지만 전력비는 4배 정도가 더 비싸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하수처리에 멤브레인 기술을 사용할 만한 동인이 없는 것이다.

하수처리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소극적인 만큼 대만은 여러 가지 수질 문제를 가지고 있다. 생활하수, 상업폐수, 농업폐수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하고 기름·화학물질 유출 등의 문제로 인해 생태환경성 및 여가적인 가치도 떨어지고 있다.

과거 수질오염의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면, 1986년 남부 지역에서 금속을 추출하기 위해 컴퓨터 칩을 씻은 물을 강둑으로 흘려보내 오염을 유발한 사건이 있었다. 2000년에는 신이 화학(Syn-Li Chemical)이 화학폐수·용매 등을 주요 하천에 배출했으며, 2001년 아모르고스(Amorgos) 기름 유출사건, 2005년 삼호 브라더(Samho Brother)의 벤젠 유출사건 등이 있었다.

환경청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법률을 마련했다. 1974년 「수질관리법(Water Pollution Control Act)」을 제정했고, 2000년 「해양오염법(Marine Pollution Act)」, 2002년 「환경법(Basic Environment Act)」, 2006년 『대양정책백서(Ocean Policy White Paper)』와 ‘대만사랑 12대 건설 프로젝트(i-Taiwan 12 Projects)’, 2011년 「환경교육법(Environmental Education)」 등이 만들어졌다.

하천을 깨끗하게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전략은 2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시민들에 대한 지원, 두 번째는 시민들로 하여금 환경에 대한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 2000년에 들어 비로소 시민들이 환경에 대한 교육을 보다 더 많이 받게 됨으로써 적극적으로 환경문제에 개입하게 됐고, 자기 자신을 희생해서 환경을 살리려는 동인(動因)이 생기게 됐다.

주요 하천에 관심을 갖고 성공적인 결과를 불러오면서 도시하천의 문제도 해결하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가 세운 계획은 ‘하천과 해양 수질 유지 및 향상 플랜 Ⅲ’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약 75억NT$(신 타이완 달러)를 투입해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가장 먼저 환경에 관한 교육을 실시했다. 국가차원에서 제공하는 환경교육을 통해 환경보호 중요성과 발전을 꾀하기 위해 2011년 「환경교육법」을 제정했다. 대만은 세계 여러나라 중 환경교육에 대한 법을 제정한 몇 안되는 선진국가들 중의 하나이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시키고, 시민들이 환경에 관한 관심을 가지면 그에 대해 충분한 지원을 해줬다. 10년 전 쓰레기로 가득했던 강둑이 환경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후로 깨끗해졌고, 시민들은 점차 환경을 사랑하게 됐다.

또한 수질오염 지리정보 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를 사용해 여러 가지 점오염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GIS를 통해 물의 순환을 연구하고 물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을 구축할 수 있었다. Ming-Hua 습지 등의 지역에서는 현지에서 오염을 곧바로 정화하는 현장처리(On-site treatment) 시스템을 갖췄다.

오염된 도시하천도 복원하기 시작했다. 펑산(Fong-Shan)과 원난(Wan-Nian) 하천은 처음에 쓰레기로 가득했으나 점차 발전해서 우수한 환경으로 변했다. 여러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전체적으로 복원사업 이후 하천 오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천 오염 수치는 2001년 13.2%에서 2011년 5.7%로 개선됐고, 수질이 많이 향상됐다.

생물다양성도 풍부해져 하천을 복원한 뒤 지표 어종이 1983∼1986년 56종에서 2008∼2009년 89종으로 늘어났고 조류의 경우 23종에서 94종으로 늘어났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여가 가치 또한 상승했다.

 

현재 지구온난화 및 이상기후가 수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경제·사회·환경간 조화를 어떻게 이뤄나갈 것인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이슈이다.

지난 8월2∼3일 대만에서는 태풍 ‘사올라(Saola)’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9번째 태풍이었고 이 때 비가 하루 사이 거의 1천774㎜까지 내렸다. 지금까지 이렇게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 일은 없었다. 그래서 이 태풍은 최대 강우량을 기록한 5대 태풍으로 꼽힌다.

10시간 내 500㎜ 이상 내린 비는 타이베이 유역의 습지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지난 2008년까지 강수량 패턴은 50∼100년 정도의 빈도를 보였지만 최근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비가 많이 내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 환경자원국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함께 수자원 관리를 통합하기로 했다. 물 공급 부담을 여러 기관이 나눠 갖고, 산림청이 토양 부식 등을 관리하며 시 중심부에서는 건설과 계획을 통해 LID(Low Impact Development)와 같은 프로젝트를 실행, 오염물질이 하수로 흘러가지 않도록 했다.

이처럼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모두 힘을 합쳐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관련된 예산도 삭감할 수 있었다.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기관들의 업무를 전체적으로 맡아서 부담을 나누도록 한 셈이다.

 

통합유역관리는 지속가능한 물 환경 개발과 유역 수질오염총량관리(TMDLs, Total Maximum Daily Loads) 정책으로 이뤄지며,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여러 정부 기관들이 협력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물 환경 개발의 사례로 돼지 화장실을 들 수 있다. 돼지의 배설물을 청소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물이 많이 사용되는데 돼지 화장실을 만듦으로써 물 사용량을 약 70%까지 줄일 수 있었다. 또, 조류(algae) 에너지와 바이오가스를 모아 비료를 만들어내며, 바이오가스로 발전소에서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유역 수질오염총량관리에 대해서 정부 부처들은 각각의 예산과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통합유역관리 철학을 이용해 모두 함께 일을 하려고 한다. 한 부처는 토양과 물을 관리하고 EPA는 하천의 수질을 감시하는 등 각 부처별 임무를 다같이 공유해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많은 예산을 절약하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오는 2017년까지 매년 BOD 1만7천270㎏을 감소시키고 하천의 88%를 복원, 환경친화적 하천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소 3개 저수지의 부영양화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550개의 수질 관리 모니터 지역을 마련할 예정이다.

 

                                                                                                 ※ 발표원문은 파일첨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