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류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여름철 우리나라 여러 호수들에 존재하여 물고기와 가축 그리고 인간에게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독소이다. 지금까지는 남조류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하기 위해 HPLC를 사용하거나 ELISA 분석법을 이용했다.

HPLC 측정법은 수중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를 ppm 단위로만 측정 가능하다. ELISA 측정법은 측정방법이 복잡하고, 독소 표준품이 필요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 연구진은 수중 미량 존재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을 간편하면서도 신속·정밀하게 측정하는 새로운 측정장치를 개발했다.

이 측정장치는 항원-항체기술을 이용해 높은 특이도(specifisity)와 테스트 스트립(test strip)의 신속성, 그리고 형광리더(reader)의 고감도(sensitivity) 분석능력 등의 장점을 이용했다. 따라서 새로 개발된 측정장치를 이용하면 다양한 물 시료 속에 존재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을 독소 표준품 없이 단시간에 고감도로 분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호수나 강에서 남조류의 이상번식현상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도 우리나라 주요 상수원에서 남조류의 이상번식현상이 일어나 크게 사회문제가 됐다. 이러한 여름철 남조류 이상번식은 음용수에서 불쾌한 맛과 냄새를 유발시키며, 더욱 심각한 것은 물고기와 가축 그리고 인간에게 강한 독성을 나타내는 독특한 독성물질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이다.

 

마이크로시스틴, 독성물질 발생시키는 남조류
유독한 남조류의 출현은 1870년대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일어났던 Nodularia에 의한 동물의 죽음에서 최초로 보고됐고, 이후 미국, 캐나다, 영국 등 많은 나라에서도 동물에 대한 피해가 보고된 바 있다.

담수 남조류가 내는 독성물질은 크게 두 가지로, 신경독성물질(neurotoxins)과 간장독성물질(hepatotoxins)로 분류된다. 독성물질을 발생시키는 남조류 중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알려진 종은 Microcystis aeruginosa이었다. 이 종에 의한 동물의 피해는 이미 1940년대에 나타났고, 피해가 일어난 지역도 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넓은 지역에 분포한다.

또 피해 동물도 소, 말, 코뿔소 등 대형동물부터 소형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미국에서 일어났던 최근의 예에서 20두(頭)의 소(올스타인 종)가 식욕부진, 탈수, 횡와(橫臥) 등의 증상을 나타냈고, 9두가 죽었다는 보고도 있다. 이를 발생시키는 독성물질은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라 불리는 고리 형태의 펩타이드 구조를 가진 간장독성물질임이 밝혀졌다.

이러한 Microcystins는 Microcystis aeruginosa 이외에도 Microcystis viridis, Anabeana flos-aquae, Oscillatoria agardhii, 그리고 Nostoc sp. 등에서도 발견됐다. 아나베나(Anabeana) 중에는 Anabeana flos-aquae에 의한 피해가 많고, 소, 돼지 등의 가축 외에 집오리나 거위, 꿩 등의 조류에 피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20여 가지의 microcystins는 모두 공통된 구조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로는 모두가 7개의 펩타이드(peptide)가 고리를 이룬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그 기본적인 구조는 γ-linked D-glutamicacid(Glu), N-methylde- hydroalanine(Mdha), 하나의 β-aminoacid, 3-amino-9-methoxy-10-phenyl-2,3,8- trimethyldeca-4,6-dienoicacid(Adda) 그리고 두 개의 L-amino acids로 구성되어 있다.

Nodularin은 microcystins와 구조가 비슷하나 5개의 펩타이드가 고리를 이루고 있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은 대표적인 남조류 독성물질인 Mirocystin LR의 화학적 구조를 보여준다.

간편·신속 측정 가능한 새로운 장치 개발

이러한 남조류의 독성물질들이 외국의 선진국에서는 많은 연구와 함께 화학적 구조까지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호수들도 부영양화가 되면서 유기물 함량이 증가하고 수중산소고갈과 조류 현존량의 증가 및 식물 플랑크톤의 종조성 변화를 초래하며 남조류가 늦여름에 심한 번성을 형성하고 있다.

중영양호 수준이던 소양호에서도 1986년 남조류가 처음 출현한 이후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호수들은 국민의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많은 독성물질에 대한 연구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수중 남조류 독소, 마이크로시스틴을 정량분석하기 위해서 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HPLC) 분석법과 면역화학(ELISA) 분석법이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분석법이다. 하지만 HPLC 측정법은 수중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를 ppm 단위로만 측정 가능, ELISA 측정법은 측정방법이 복잡하고, 독소 표준품이 필요하는 등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이에 본 연구진은 항원-항체 면역크로마토그래피 방식을 사용함으로 수중 마이크로시스틴을 간편하고 빠르게 미량 측정할 수 있는 스트립타입의 새로운 측정장치를 개발했다. 이 새로운 측정장치는 정량범위가 5.0ng/mL∼0.2ng/mL이며 측정표준편차가 0.01∼0.19, 상대표준편차는 1.6%∼7.7%로 낮은 값을 보여주어 성능이 월등히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측정장치, 형광리더기와 스트립로 구성
조류독소 측정장치는 [그림 2]와 같이 형광리더기와 스트립으로 구성되어 있다. 측정하고자 하는 물시료 한방울을 스트립에 적하시킨후 이 스트립을 형광리더기에 삽입시키면 수중 조류독소의 정확한 농도가 형광리더기에 표시되게 된다.

스트립은 [그림 3]과 같이 샘플 패드, NC(nitrocellulose) 멤브레인, 흡수패드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는데, 샘플패드는 유리 섬유로 되어 있어 투입구로 들어온 샘플이 NC 멤브레인까지 도달할 수 있게 한다. NC 멤브레인에는 Control line과 Test Line이 그어져 있는데, Control line에는 스트렙트아비딘(streptavidin)이 고정되어 있고 Test line에는 마이크로시스틴-BSA 결합체가 고정되어 있다.

형광값 면적 비교, 마이크로시스틴 정량분석

조류독소 측정장치의 스트립에는 두 선(Test line과 Control line)이 그어져 있으며 스트립 입구에 시료가 적하되는 장소가 있다. Test line에는 마이크로시스틴-BSA 결합체가 분주되어 있고, Control line에는 Streptoavidin이 분주되어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물시료 한방울을 스트립에 적하시킨 후 같은 위치에 Detection solution(마이크로시스틴 항체-형광물질 결합체와 Biotin-BSA-형광물질 결합체가 들어있음)을 가하면 물시료는 크로마토그래피 작용으로 Test line과 Control line을 통과하게 되며 물시료에 포함된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에 따라 Test line에서 얻어지는 형광값이 달라진다.

형광값은 시료가 주입된 스트립을 형광리더기(Boditech Med., Chunchon, Korea)에 삽입하면 Test line과 Control line에서의 형광값이 측정된다. 본 측정장치에서는 스트립의 Test line과 Control line에서 얻어지는 형광값 면적을 비교함으로 시료에 포함된 마이크로시스틴을 정량분석할 수 있다.

높은 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시료의 경우 Detection solution속의 마이크로시스틴 항체와 높은 비율로 결합하기에 실제 스트립의 Test line에 있는 마이크로시스틴-BSA 결합체가 마이크로시스틴 항체와 결합하는 비율이 낮아진다. 낮은 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시료의 경우는 반대로 Test line의 면적이 커지게 된다.

실제로, 5.0ng/mL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 함유 물 시료의 경우 AT/AC가 1.39이었으며 0.1ng/mL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 함유 물시료의 경우는 AT/AC가 7.02이었다. 여기서 AT는 Test line의 면적, AC는 Control line의 면적을 나타낸다.

 

조류독소 측정장치의 성능을 검사하기 위해 측정할 수 있는 조류독소의 정량범위와 정량치의 정확도를 테스트했다. 이를 위해 6가지 다른 마이크로시스틴 농도(5.0ng/mL, 2.5ng/mL, 1.25ng/mL, 5.0ng/mL, 2.5ng/mL, 1.25ng/mL)의 표준용액들을 가지고 정량분석을 시도했다.

개별시료당 5번 측정해 평균값과 표준편차, 상대표준편차를 계산했다[표 1]. [그림 4]는 6가지 표준용액들의 형광값을 AT/AC로 측정한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냈다. [표 1]과 [그림 4]로부터 본 연구에서 사용된 스트립 분석법의 정량범위는 5.0ng/mL∼0.2ng/mL임을 알 수 있었다.

0.2ng/mL보다 낮은 0.1ng/mL에서도 측정치를 얻었지만 상대표준편차가 50%로 매우 높게 측정되어 정량범위에서 제외시키고, 0.2ng/mL을 최저측정한계로 결정했다. WHO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의 농도가 1.0ng/mL 이상일 때 취수금지령을 발하도록 권고하고 있기에 이번에 새로 개발된 조류독소 측정장치는 물시료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을 미량분석할 때 매우 이상적인 정량범위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드문 경우지만, 5.0ng/mL보다 높은 농도의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물시료의 경우는 시료를 10∼100배 희석하여 측정하면 되기 때문에 새로 개발된 조류독소 측정장치를 사용하는데 큰 어려운 점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표 1]의 실험결과를 보면 새로 개발된 조류독소 측정장치의 측정표준편차는 0.01∼0.19, 상대표준편차는 1.6%∼7.7%로 매우 낮은 값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