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민영화 기업 적극 공략 필요

제품·서비스 통합패키지 제공하는 퍼플오션 전략 모색
열악한 수출환경 극복 위해 수출지원제도 적극 활용해야

▲ 장 현 숙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

Part 02. 물산업 수출 유망품목과 유망시장

세계 물시장 5천568억 달러 육박
최근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세계 물시장 규모는 총 5천568억 달러 수준이다. 이중 상하수도 분야가 대부분(상수 49.8%, 하수 39.6%)이며, 산업용수·폐수 분야가 9.5%, 그리고 성장 가능성은 가장 높지만 아직 규모는 작은 해수담수화 분야가 1.1%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1천90억 달러로 가장 큰 규모의 물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일본 761억 달러, 중국 581억 달러, 프랑스 312억 달러, 독일 213억 달러, 영국 188억 달러 등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91억 달러 규모로 전세계 9위에 위치하고 있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자료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2010∼2020년 물 관련 인프라 투자 수요가 7천72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며, 이는 통신(6천460억 달러), 전력(1천800억 달러), 도로(2천450억 달러), 철도(540억 달러) 인프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 OECD자료에 따르면 2010∼2020년 물 관련 인프라 투자 수요가 7천720억 달러에 육박할 전망으로 이는 통신(6천460억 달러), 전력(1천800억 달러), 도로(2천450억 달러), 철도(540억 달러) 인프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이다.

다른 인프라의 경우 세계 경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야이지만, 물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물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의 물산업 시장이 신흥국가들의 경제성장과 개발 추진 흐름을 겪으면서 가장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도 성장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 있다. 물 소비량에 있어서는 농업용수 분야가 가장 높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까지 6천742억 달러로 성장

세계 물시장 규모는 2018년까지 6천742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중소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장비시장의 경우는 2011년 828억 달러에서 2018년 1천25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파이프(172억 달러→ 258억 달러) △펌프(94억 달러→ 139억 달러) △밸브(73억 달러→ 111억 달러) △막(9억 달러→ 24억 달러) △자동제어기(73억 달러→ 13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1965년부터 해외건설협회에 해외 수주실적을 통보해왔다. 그 자료에 따르면, 우리 기업의 해외 물산업 수주 실적은 지난 1965년 이후 총 500여 건으로 수주 누계 총액이 약 38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중동지역이 85%, 공정별로는 상하수도 건설과 해수담수화 플랜트 위주로 세계 물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큰 운영관리 부분의 실적은 지난 10년간 수주 실적 중 0.2%에 불과해 이 분야로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역량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지난 35년간 물사업 해외 수주 실적은 대기업 위주의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막여과 등 고부가가치의 수처리 소재 부문으로 신규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등 대외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 중소기업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파이프, 펌프, 밸브, 막, 자동제어기 등 장비시장의 경우는 2011년 828억 달러에서 2018년 1천25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세계 최대 밸브기업인 그런포스 펌프.

국내기업, 해외 물산업 수주실적 미미

지난 2010년 해외 물산업 수주실적은 약 16억 달러로 세계 물시장의 0.3%, 물산업 건설 시장의 2.6%에 불과하지만, 지난 35년의 실적에 근거했을 때, 물산업 해외진출은 성장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011년 수주실적은 13억3천4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8%가 감소했다. 상하수도 건설은 증가했으나 해외담수화 수주 실적은 세계 경제 영향으로 인해 크게 감소했다. 글로벌 시장변화를 감안할 때 향후 5∼10년이 국내 물산업의 성장과 둔화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물산업 통계 수치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별도로 물산업 수출량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지금까지 수출의 통계는 재료 기준으로 집계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관이 상하수도관인지 가스관인지 구분되어 있지 않다. 어느 산업의 용도로 쓰였는지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물산업 통계 구축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파이프·펌프·막·밸브, 수출 유망품목

전체 물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의 수에 비해 수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의 수는 굉장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4개 업종 7천848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수출참여율은 4.5%로 저조한 수준이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수출업체 비중이 높은 상위 4개 업종은 밸브, 여과 시스템, 펌프,관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국내 최대 상하수도 밸브기업인 (주)삼진정밀에서 제작된 밸브를 수출을 하기 위해 포장하고 있는 모습.

수출업체 비중이 높은 상위 4개 업종은 밸브, 여과 시스템, 펌프, 관으로 조사됐다. 파이프·펌프는 미국, 막은 중국, 밸브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장 많은 수출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산업 장비 수출업체의 80% 이상은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29∼53%에 불과한 실정이다.

수출 유망 품목으로는 파이프, 펌프, 막, 밸브를 선정했다. 2011∼2018년 물산업 장비시장 품목별 시장 규모는 파이프와 펌프가 커질 전망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막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기준으로 펌프(39억 달러)가 국내 기업의 수출액 중 가장 많으며, 국내 물산업 24개 업종 중 밸브(19.8%)가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1]은 수출 유망 품목의 시장 규모와 성장률을 기준으로 104개 국가 중 12개국을 선정했다. 2018년 시장 규모 상위 4개국은 중국·미국·일본·프랑스로 볼륨존, 연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은 예만·요르단·리비아·쿠웨이트 등 4개국은 성장존, 연평균 성장률 10% 이상 국가 중 상위 4개국인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볼륨성장존으로 구분했다.

볼륨존의 경우 거대 시장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성장존은 절대 규모는 크지 않으나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볼륨성장존은 일정한 시장 규모와 높은 성장률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12개의 국가를 중심으로 파이프, 펌프, 밸브, 막을 수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한다면 해외 유망시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차별화된 제품·지속적 원가절감 필요

수출 확대 방안으로 첫째, 장비시장에 주목해 수출 확대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해야 한다. 진출대상 지역의 시장 특징과 자사의 핵심 역량을 기초로 제품의 진입 가능성 및 수출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수출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내수시장에 머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릴 필요가 있다. 

신흥시장의 민영화된 기업들을 공략하는 것이 주요한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의 이미 거래처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물리치고 진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다국적 글로벌 기업보다는 새롭게 물시장에 진출하는 신흥국내 민영화 기업들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지속적인 혁신 실천으로 수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주요 수출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중국, 인도 등 저가제품과 경쟁하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지속적인 원가절감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단품 수출에서 시스템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 이미 단품 단위에 있어서 각자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제품, 서비스, A/S 등을 통합패키지로 제공하는 퍼플오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넷째, 세계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시장을 찾아내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마케팅 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해외 기업과의 제휴를 활용하고, 실시간 시장변화 트렌드를 제품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 수출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여러 가지 수출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다양한 혜택을 파악하고 활용해야 한다. 기업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민·관에서 시행중인 각종 제도를 통해 열악한 수출환경을 극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는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출업계 애로사항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운영·관리 부문으로 진출 도모해야
 
물산업은 특히 다른 산업과는 달리 이익을 창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외진출 지원을 확대하고, 수출산업화가 절실하다. 

중동 위주에서 북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건설 위주에서 운영 및 관리 부문으로 수주 확대를 꾀해 수익성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 특히, 실적 확보를 위한 외형 위주의 해외 수주는 기업의 부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수익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향후 물산업 관련 해외시장 진출은 중동 위주에서 북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기자재 국산화율을 높이고 금융조달 능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부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다각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이러한 일환으로 민·관 공조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오는 2018년 약 6천742억 달러로 확대될 물산업은 신성장 산업이면서 국가의 안보와 관련된 핵심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방적인 수익성 추구보다는 진출지역의 기술 이전과 공익사업 전개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별화된 진출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