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경시장 포화, 해외진출 기회로 전환
지역별 환경사업 진출 차별화…해외사업 발굴 추진
공공·민간 환경협력 파트너십 전략 수립…협력 강화

▲ 이 창 주 / 한국환경공단 해외사업처 대리

Part 04. 한국환경공단 환경산업 해외진출 현황 및 추진전략

국내 환경시장 포화…성장률 둔화

2009년 국내 환경시장 규모는 약 44조 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으나 이전 기간의 평균 성장률(15%)에 비해 현격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환경시설 설치 등은 시설 포화로 인해 추가 발주물량이 고갈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세계 환경시장은 지난 10년간 평균 3.4%씩 성장했으며, 2020년 1조90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북아메리카·유럽·일본 등 선진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개도국의 성장세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환경시장 성장률은 약 12%로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인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배출방지 등 대기오염 방지시설과 수처리 분야의 선진국 시장은 성숙기를 거치고 있으며, 중국·인도·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시장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도시화로 인해 전통적인 환경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 규제 및 관리 강화, 폐기물 3R(Reduce, Reuse, Recycle), 온실가스 배출 규제, 생태계 보호강화 등은 환경산업이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이다. 삶의 질 향상 욕구 증대에 따른 환경의 질 확보 수요 증대로 경제발전 자체가 환경산업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동유럽·중동·아프리카, 환경시장 확대

동유럽·중동·아프리카 환경시장은 폭발적 시장 확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역은 오염 악화에 따른 환경산업 활성화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반면, 정책적 지원 의지 부족 등으로 미개척 시장이 많다. 

발전 단계상 초기 시장 단계에 머물고 있으며, 환경 기초시설 부족으로 향후 이를 중심으로 거대한 잠재 시장이 존재할 전망이다. 중동지역은 아프리카 다음으로 환경시장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인구 증가와 소득 증대로 인해 환경관련 사업 투자가 증가할 전망이다.

환경시장 규모 자체는 영세해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 입장에선 그다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있으나,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세계적인 환경관련 규제 강화 추세 속에서 본격적으로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폭발적인 시장 확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는 개도국 맞춤형 기술과 합리적 가격, 압축성장의 모델 전파를 통해 해외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국내 환경산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개도국의 환경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1980년대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을 슬기롭게 해결함으로써 선진 기술력과 개도국이 원하는 ‘경제개발과 환경보전’의 모범적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글로벌 환경기업과 정면 경쟁을 치러야 한다.

마케팅 능력·브랜드 인지도 부족

환경부에서는 2007년도에 환경산업 해외진출을 도모하거나 수행하고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자발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업체들이 판단할때 해외진출을 하는데 있어 강점·약점·기회·위협 요소들을 조사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종합 환경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사업별 특화된 기술력, 노하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으며, 가격경쟁력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마케팅 분야가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을 때 브랜드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고전한다는 의견이다. 이밖에도 선진국 및 글로벌 환경기업과의 경쟁구도, 환경 원천기술 미비(저탄소 분야, 신재생에너지 등), 사업 리스크로 인한 환경사업 투자 위축 등이 약점으로 제시됐다. 

개도국 및 신흥산업국 환경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IT+환경 등 융합형 사업 호조, 국제적 환경규제 확산으로 인한 관심 고조로 기회가 많아지고 있지만, 신흥국의 시장 진입에 따른 저가 가격 경쟁, 진출국의 정책변경 및 규제 강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의 환경시장 선점·독점, 기술유출 위험성 등도 위협요인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수요·특성 고려한 전략 수립

국내 환경시장은 포화되고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위기상태에 봉착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위기를 해외진출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된다. 이에 한국환경공단에서는 크게 권역을 나누어 지역별 환경시장 수요 및 특성을 고려한 진출전략을 수립하고 해외사업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남미 지역의 진출을 활성화하고 있다. 발주처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서 적극적인 PF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동유럽 시장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결속기금 등 EU 기금을 활용한 현지 기업과의 공동 협력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중남미·중국·동유럽·중동-북아프리카·아프리카·아시아 지역 등을 대상으로 매년 4∼5회에 걸쳐 해외 환경시장 개척단을 파견하고 있다.

▲ 환경부는 중남미·중국·동유럽·중동-북아프리카·아프리카·아시아 지역 등을 대상으로 매년 4∼5회에 걸쳐 해외 환경시장 개척단을 파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14일 고려대학교 하나스궤어 대강당에서 열린 라오스 비엔티엔시 관망사업 국제공동협력을 위한 MOU 체결식 장면.

한국환경공단에서는 해외사업 수행에 따르는 리스크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내외부 심의자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 심의 기구가 존재하고 있었으나 외부적인 자문기구 창설을 통해서 해외 환경사업을 수행할 때 심의와 자문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해외사업의 경우 PMC, 전문가 파견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외 환경사업 개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개발을 위해서 공단에서 공공-민간 환경협력 파트너십(PPEP, Public Private Environment Partnership)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 환경시장은 주로 정부 규제정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제도 수립과 환경시장이 결부되어 있는 공공재적 산업 성격이 강하다. 대외 정부기관과의 네트워크, 협력관계 구축, 법과 제도 문제 등 사기업의 측면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사항에 대해, 상호협력관계를 구축해 지원하고 있다.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가 발주처와 계약자의 관계로 규정한다면, PPEP는 동등한 관계로, 기업과 같은 입장에서 함께 사업을 수행하자는 취지이다. 공단의 해외사업 참여 및 지원에 대한 업계의 협력요청과 대내외적 필요성 증가에 따라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촉진을 위한 방안으로 PPEP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물시장, 2025년 1천38조 원 육박

물산업 해외시장은 2010년 579조 원에서 2025년 1천38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상하수도 분야의 시장규모가 74%로 가장 크며, 재이용수 분야는 급성장(21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도국의 연간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물산업은 세계최대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공단에서는 기후대기(기후변화대응, 온실가스 감축, 탄소시장 적응), 유해물질(PCBs 처리사업, 토양정화사업), 상하수(상하수도 보급, 시설개선 및 운영관리), 폐자원(폐자원에너지화, 온실가스 감축), 수생태(수생태 복원, 비점오염원 관리, 오폐수처리시설 설치), 측정망(대기측정망, TMS, 수질원격감시 시스템) 분야의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폐자원에너지화 분야는 현재 공단의 해외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폐자원에너지화 시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다. 초창기에는 이집트 유해폐기물 통합관리 사업, 인니 동부 자바주 폐기물처리 FS(Fixed Solides, 강열잔류고형물) 등을 ODA나 국제기구에서 펀드를 제공받은 연구조사사업이나 소형 파일럿 설비 사업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부터 PPP PF(Project Financing) 방식으로 멕시코 할리스코 폐기물 파워플랜트 건설, 코스타리카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 등을 진행 중에 있다.

대기오염관리 시장의 규모는 2009년 115억 달러에서 2016년까지 2.7%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6년에는 140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질소산화물 처리 분야가 전체시장의 36%를 차지하고, 전기집진 분야가 28%를 점유하고 있다. 

기후대기 분야와 관련해서는 2008년 중국 환경오염물질 배출시설 방지시설 진단 사업, 튀니지 대기오염모니터링 능력강화사업을 추진한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2억6천만 원 규모의 칠레 대기환경개선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환경사업 추진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환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ODA 사업 추진 사례로 튀니지 대기모니터링 역량강화사업을 26억 원 규모로 추진한 바 있다. 주요 사업 내용은 대기측정망 구축 및 기자재 지원(슈퍼사이크 1개소, 측정소 15개소), 전문가 파견 등이다. 

이집트에서는 25억 원 규모로 유해폐기물 통합관리사업을 추진했다. 폐형광등 처리시설 및 기자재를 지원하고 전문가 파견과 정책을 지원했다. 아프리카 대륙 최초의 수은처리시설로 주목을 받았으며, 공단의 해외진출 아이템을 다각화하는 계기가 됐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사업 추진사례로는 베트남 폐기물처리 시설 도입 타당성조사 사업이 있다. 민간투자사업 파이낸싱(PPP PF)의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지난해 체결한 멕시코 할리스코 폐기물 파워플랜트 구축사업을 들 수 있다. 총 처리용량이 5천 톤이나, 폐기물 사업의 특성상 우선적으로 400톤을 5단계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타당성 조사가 완료된 상태이다. 

▲ 2012부터 민간투자사업 파이낸싱(PPP PF) 방식으로 멕시코 할리스코 폐기물 파워플랜트 건설, 코스타리카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 등을 진행 중에 있다. 사진은 한국환경공단과 멕시코(왼쪽), 코스타리카(오른쪽) 등과의 사업 협약식 장면.

또 다른 PPP PF 추진사례인 코스타리카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설치사업은 현재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 3월 공단과 코스타리카 산호세간 사업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민간기업에서 사업진행, 타당성조사 수행, ‘EPC and O&E’를 수행하고, 공단에서는 타당성(기술, 정책) 검토, 사업총괄자문, 후속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산호세 시정부에서는 사업수행 제반을 지원한다.

국제협력 네트워크 강화 및 확대

환경협력 국제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환경사업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국제적 위신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녹색성장을 위한 서울이니셔티브 공식 사무국을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정례 정책포럼 개최 및 파일럿 프로젝트 수행, 리더십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무상원조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개도국 환경공무원 양성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아세안 협력 프로그램 및 개도국의 자발적 연수 청탁 등의 형태로 환경보호정책, 기후변화대응, 폐기물관리 및 에너지화, 고위공무원 리더십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2006년부터 2010년 기간 동안 33개국 428명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기존의 일회성·산발적 연수가 아닌 중점 협력국과의 기획적·연속적 연수를 통해 효과적인 인력양성과 해외진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 환경논의가 국제적 주요 현안으로 부각됨에 따라 국제환경규제 및 정책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제 환경전문가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40명이 수료(13개 기구 17명 파견)했으며, 올해는 70명이 수료, 35명 파견을 추진했다. 이밖에도 일본환경재생보전기구(ERCA) 정례회의, 한-벨기에 협력포럼, 한-중 환경기술공동연구 등을 수행,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