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감사결과와 정부 대응책 “4대강 사업, 설계부터 관리까지 총체적 부실” 16개 보 중 11개 보 내구성 부족·수질관리 기준 부적합 비효율적 준설계획…향후 과다 유지관리비용 소요 예상 감사원, ‘주요시설물 품질·수질 관리실태’ 감사결과 발표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를 한 결과,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바닥보호공 유실 또는 바닥의 세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최대 3천800㎡가 유실된 합천·창녕보 전경. 홍수예방, 수자원 확보 및 친수공간 조성 등의 종합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총 22조2천억 원을 집중 투자해 시행한 대형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의 총체적인 부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4대강 유역 보 등 주요 시설물 품질과 수질관리 감사 결과를 지난 1월17일 발표했다. 지난해 5월부터 두 달간 실시한 이번 감사 결과는 전국적인 녹조현상과 집중호우 등에 따른 현장 추이 반영을 위해 감사기간을 연장해 추가 점검했으며, 감사결과 처리과정에서는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계기관 의견 청취 및 광범위한 전문가의 자문을 실시해 결과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와 관련해 국무총리실 주도로 조사단을 구성, 철저한 검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지난 1월23일 4대강 감사 관련 브리핑에서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과 함께 감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보니 일부 사항에 대해 오해 소지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4대강 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규모 보(洑)에 4ｍ 미만의 소규모 보의 설계기준을 잘못 적용했다는 지적에는 “하천설계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설계·시공됐다”고 주장했다. 수질 문제에 대해서는 “보 설치구간 내 수질을 당초 ‘수영이 가능한 좋은 물’로 개선하기 위해 BOD 기준을 적용해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4대강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홍수와 가뭄에도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4대강 사업의 부실 설계 및 시공 여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총리실의 재검증으로 논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감사 결과에 따른 주요 분야별 문제점들과 조치현황, 그리고 정부의 반박 내용을 요약했다.

■ 주요 시설물 품질 분야 국토부는 발주기관이 2009년 6월 4대강 다기능 보를 턴키로 발주하면서 ‘하천설계기준-보편’을 적용해 설계하도록 지침을 마련하는 등 사업을 총괄했다. 4대강 보는 국내 처음 설치되는 대규모 보(높이 4∼12m)로 수문 개방 시 발생하는 빠른 유속에 의한 세굴로 보 안전성이 저하되지 않도록 유속을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물받이공·바닥보호공(감세공)’이 필요하다.

따라서 감세공은 수문을 통과하는 유속을 감세하기 위해서 감세지 등을 설치하도록 규정된 ‘농림생산 기반 시설기준-보편’ 등에 따라 충분히 깊고, 길게 설치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토부는 소규모 보(4m 미만)에 적용하는 ‘하천설계기준-보편’에 따라 설계(감세지 없이 바닥보호공 길이만 연장하여 설계)하도록 입찰안내서 설계 지침을 마련했다.

또한 16개 보 입찰안내서에는 수치·수리모형실험으로 설계를 검증하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계약상대자는 수위조건을 잘못 적용해 실험을 하거나 감세공의 검토를 누락하는 등으로 부실하게 검증, 대부분 유속이 충분히 감세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포보를 제외한 15개 보에서 바닥보호공 유실(최대 3천800㎡, 합천·창녕보) 또는 바닥의 세굴 피해(최대 깊이 20m, 창녕·함안보)가 발생했다.

바닥보호공 유실 등 피해를 보수할 때에는 당초 설계의 적정성검토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토록 하는 것이 타당하나 국토부는 11개 보의 계약상대자들이 근본적인 보강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바닥보호공을 막연히 확장하는 임시방편으로 보수하도록 방치했다. 공주보를 비롯한 5개 보는 수중조사 부실, 수중 공사 품질관리 미흡으로 부실하게 보수됐다. 감사기간 중 수치모형실험 결과 7개보는 보수 후에도 감세공의 안전성이 미흡한 것으로 검토되는 등 11개보의 안전성 저하가 우려된다.

 

수자원공사 등 발주기관에서는 설계·시공일괄입찰 방식으로 건설하는 다기능 보에 상·하류 수위 조절을 위해 가동보용 수문을 설치했다. 입찰안내서에서 수문 설계 시 상류는 수문 상단 수위, 하류는 수문 하단 수위를 기준으로 수압을 검토해 설계하도록 했는데도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는 하류 수위로 관리수위를 적용해, 하류 수위 저하 시 구조 안전성 부족으로 수문 운용에 장애가 우려된다.

진동 영향은 검토되지 않았다. 입찰안내서에서 수문 개폐 시 수압에 의한 진동의 영향을 수치·수리모형실험 등을 실시해 설계에 반영하도록 했는데도 구미보 등 12개 보에서 수문 개폐 시 발생하는 진동에 의한 반복적인 하중 작용이 구조물 손상을 유발하는지 여부를 미검토, 수문 운용에 지장을 초래했다.

 

수공 등 발주기관에서 건설공사를 시행한 16개 보 본체는 수압 등에 직접 저항하는 대규모 콘크리트 구조물이므로 균열·누수 등 품질관리가 중요하다. ‘콘크리트 표준시방서’에 따라 보 본체의 콘크리트 시공 시 발생하는 수화열(水和熱)에 의한 균열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온도균열지수를 검토하여 균열제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녕·함안보 등 6개 보의 계약상대자는 온도 응력이 허용 응력을 초과하지 않는 것처럼 온도균열지수를 임의 수정, 균열 억제방안 마련 없이 설계·시공했다. 창녕·함안보, 달성보, 강정·고령보에서 허용균열폭(0.43∼0.75㎜)을 초과하는 유해균열이 발생하는 등 6개 보 1천246개소에서 총 3천783m의 균열이 발생했다.

입찰안내서에서는 균열 발생 시 이를 기록, 관리·보수하도록 하는데도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달성보, 강정·고령보 확인 결과, 허용 균열 폭을 초과하는 균열인데도 균열 기록이 누락되거나 보수 관리도 부실했다.

또한 누수가 발생해 한국시설안전공단의 안전점검을 받은 창녕함안보 등 9개보는 제안된 방법으로 누수를 보강해야 하는데도 임의 보수해 창녕·함안보를 비롯한 6개 보에서 여전히 누수가 발생했다. 아울러 시공관리가 부실해 여주보 등 13개 보에서 수중 콘크리트 구조물의 표면 및 실런트가 박리되거나 콘크리트가 깨져 철근이 노출되는 결함이 발생한 채 방치되고 있어 구조물 내구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 수질관리 분야 환경부에서 2009년 6월 친수공간 조성을 위해 ‘수영가능한 좋은 물(하천 2급수)’ 기준 76% 수준인 4대강 사업 구간 내 66개 권역의 수질을 2012년까지 86.3%로 개선한다는 목표로 수질예측모델링·수질개선대책 마련 등을 추진했다.

4대강 보가 설치된 이후 체류시간이 증가해 조류(藻類)가 증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에는 부영양화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COD, 조류농도 등 적절한 수질관리기준을 적용해 관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기존 ‘물환경관리 기본계획’의 하천기준인 BOD만으로 66개 권역의 수질을 평가해 수질목표 달성률이 86.3%인 것으로 예측·관리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지난 2009년 11월 4대강 사업구간에 대해 수질개선사업을 추진하거나 수질예측모델링을 실시했다. 3조9천여억 원 규모의 수질개선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효과가 검증되고, 실제 추진 가능한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모델링에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부실한 사업검토로 사업 추진과정에서 당초 모델링한 1천430개 사업 중 오염 저감효과가 큰 227개 사업을 효과가 적은 178개 사업으로 변경해 추진했다. 그 결과, 66개 중권역에서 BOD와 총인 삭감량이 당초 계획에 비해 각각 74%와 6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서 4대강 16개 보, 증고된 저수지 93개소, 신설 댐 6개소에서 수질개선 등을 위해 상시 공급되는 하천유지용수 규모를 모델링 자료로 입력하면서 운영기관과 협의 없이 보, 저수지 및 댐에서의 실제 공급 가능량의 3.6배에 달하는 하천유지용수를 갈수기 등에 상시 공급 받는 조건으로 입력해 수질예측 모델링을 실시했다.

저수지, 신규 댐, 보에서 공급받는다고 가정했으나 갈수기에 저수지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거나 보 관리수위를 낮추는 것은 어려워, 댐만 공급 가능했다. 특히, 갈수기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보 관리수위를 낮출 경우 적정 수위를 확보하지 못해 양수·취수가 제한되고 소수력발전소 운영에 지장을 받는 등 보를 설치하여 수위를 유지하고자 하는 4대강 사업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

 

조류발생을 비롯한 수질악화는 수온, 일사량 및 강우조건 등 기상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상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2006년 기상조건이 재현된다는 가정으로 수질을 예측했다. 2006년 기상조건보다 강수량이 13.3% 적고, 일사량이 6.8% 많은 2009년 기상조건을 적용하여 수질 예측시 각 구간별 조류 농도는 평균 2.4배 증가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하천유지용수 공급 전제조건 설정, 수질개선사업 선정 등 수질개선 업무를 수행했다. 국토부는 수질개선대책과 환경영향평가(갈수기 보 관리수위 2m 낮춰 방류) 등에 따른 하천유지용수 공급조건을 이행하면서 모델링과 같은 규모의 하천유지용수를 상시 공급하기 어려운데도 보 관리수위 저하 시 취수장애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취수높이 조정이나 상류 댐 방류 조건 변경 등의 대책은 수립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2009년 5월과 11월,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보 구간 체류시간 증가로 조류 발생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보고 받아 수질악화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다. 그런데 보 구간 수질관리기준으로 COD, 조류농도 등 적절한 수질관리 지표를 적용해 종합적인 수질개선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막연히 하수처리장 방류수 기준을 강화하는 등으로 수질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계획했다. 또한 조류 대량 증식을 대비해 조류제거 방법(황토 등 약품·시설)을 검증, 적절한 방법을 선정·확보해야 하는데도 효과검증이나 예산확보에 소홀했다.

환경부는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등에 띠라 먹는 물 관리를 위해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호소에는 조류 경보제, 4대강 보 구간에는 친수활동을 위해 수질예보제를 시행했다. 조류농도와 남조류(독성) 세포수 기준 중 하나만 초과해도 정수처리 효율이 저하되고 식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두 기준 모두 초과 시에만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보 구간에 조류경보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특정구간(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서 빈번하게 발령될 것을 우려해 WHO의 조류농도(클로로필-a) 가이드라인 및 호소의 조류경보제 친수활동 자제 기준보다 대폭 완화해 설정했다. 그 결과 향후 사전 조류예방과 조류 발생 시 적절한 대응이 곤란하거나 보 구간 안전한 친수활동 및 먹는 물 안전성 보장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총인처리시설 설치사업 관련 부당처리

환경부는 2009년부터 65개 지방자치단체에 4천194억 원(지방비 포함 7천350억 원)을 지원하여 하수처리장 등(233개)에 총인처리시설을 설치할 때에는 해당 지자체의 적정 공법 선정, 총인 처리 목표 달성 여부 등을 점검해야 하는데도 이에 소홀했다. 감사 시 11개 지방자치단체에서 65개(전체의 27%) 총인처리시설 확인결과 공법 선정평가, 준공검사 등의 업무를 부당처리한 사례가 만연했다.

진주·양평·청원·김해 4개 지자체에서 8개 총인처리시설(점검대상의 12%)의 공법선정 평가를 수행하면서 평가기준을 임의로 적용하여 비적격자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진주시는 대곡하수처리장 총인처리시설(총사업비 3억5천만 원) 공법선정을 위한 기술 제안서 평가시 공사비·유지관리비 합계가 진주시에서 재산정한 금액과 30%이상 차이가 발생할 때에는 5점을 감점하는 것으로 공고하고도 공사비 및 유지관리비 합계 금액이 79.5% 차이가 발생한 회사에 대해 5점을 감점하지 않고 2.5점만 감점하여 1위로 선정했다.

김해·영천·청원·구미·음성·이천 6개 지자체에서 13개 총인처리시설(점검대상의 20%)의 설계 또는 시공 준공검사를 수행하면서 약정된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는데도 그대로 준공처리했다.

 

■ 유지관리 분야 국토부는 2009년 6월 ‘4대강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홍수피해 저감, 수자원확보, 친수공간 조성, 뱃길 복원 등의 목적으로 4대강 본류 구간에서 5억7천만㎥를 준설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중 총 4억6천만㎥을 준설했다.

‘하천설계기준’ 등에 따르면 준설계획은 구간별 홍수소통능력 등을 고려한 준설효과, 경제효과 등을 충분히 검토하도록 되어 있고, 계획빈도는 유역종합치수계획에 도심지는 200년, 나머지 구간은 100년 이상으로 계획하도록 규정돼 있다.

국토부에서 준설량을 결정할 때에는 법정계획과 수자원 확보 등 4대강 사업의 주요 목표 중 계량화가 가능한 구체적인 사업목표를 기준으로 필요최소 준설계획량을 산정한다. 이를 기반으로 치수안전도 증대·수자원 확보 등 비계량적 요소를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준설량을 추가함으로써 최종 준설량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검토 없이 구간별 특정 준설단면(저수로 폭, 하상경사, 준설 깊이)을 미리 설정하고 일괄 준설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실제 시공과정에서 당초 준설계획을 암 노출 등의 사유로 축소하면서도 사업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검토하는 등 마스터플랜의 준설량과 준설단면의 타당성 근거가 부족했다.

국토부는 이와 같이 불합리한 사업단면을 기준으로 사업효과에 대한 객관적 검증도 없이 4대강 본류 구간을 지속적으로 유지 준설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향후 4대강 유지준설에 필요 이상의 유지관리 예산이 소요될 우려가 있다.

둔치 유지관리계획 불합리…관리 소홀 우려

국토부는 4대강 둔치를 정비하여 생태하천 조성후 지난해부터 유지관리 예산을 지방자치단체에 배정했다. 4대강 마스터플랜 등에 따르면 둔치는 이용도 등에 따라 보전·복원 및 친수지구로 구분하거나 경관이 양호한 지역은 경관거점으로 지정되어 있으므로 이용도가 높은 친수지구, 경관거점은 적극 관리하고 보전·복원이 바람직한 지역은 자연천이를 유도하는 수준으로 관리하는 등 유지관리 수준을 차별화하고 유지관리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국토부는 이용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둔치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단지 생태하천 면적, 시설물 규모 등을 기준으로 2012년 둔치 유지관리비 450억여 원을 일률적으로 배분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기존에 관리하던 생태하천 유지관리비를 고려하면 매우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

보전·복원이 바람직한 곳에 유지관리비 등이 분산되는 등 집중 관리되어야할 생태하천(친수지구, 경관거점)의 관리가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 광주광역시 내 위치한 배후인구 794명/㎢인 서창4지구(0.64㎢, 친수지구)에 배정된 유지관리비는 1억2천500만 원/㎢에 불과하나, 부여군에 위치한 배후인구가 152명/㎢인 정동지구(0.73㎢, 복원지구)에 배정된 유지관리비는 5억100만 원/㎢에 달한다.

 

4대강 마스터플랜에 따라 보 설치에 따른 수위 상승으로 자연 배제가 어려운 배수장을 이설·보강하는 대책을 마련할 때에는 농어촌공사,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배수장의 보강 필요성을 파악 후 「농업생산 기반정비 사업 설계기준」에 따라 보강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국토부는 정확한 조사도 없이 50개 배수장만 보강·이설하는 것으로 4대강 마스터플랜에 반영하고 이중 34개 배수장만 대책을 마련했다. 농어촌공사·지자체 등에서는 보강이 필요한 배수장 현황도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감사시 4대강 본류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118개 배수장을 확인한 결과, 배수여건 변화로 기존 배수문 바닥고보다 외수외가 높아 자연 배수가 어려운 배수장이 53개소(44.9%)에 달하는 실정이며, 이 중 13개 배수장만 이설·보강됐다. 무림배수장(낙동강) 등 4개 배수장에 대한 침수분석 결과, 모두 4대강 사업 후 침수 시간이 증가(4개 배수장 보강·이설에 총 246억여 원 소요 추정)했다.

 

■ 준설계획 수립, 준설토 처리 등 기타 분야 국토부는 2010년 1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창녕·함안보에서 합천·창녕보까지의 구간에서 지하수위 상승과 이로 인한 주변 농경지 침수방지를 위해 수자원공사에서 요청한 사업계획 변경계획을 승인했다. 이 계획은 관리수위 저하에 따라 축소된 최소수심 확보를 위해 365억여 원을 추가, 수중준설을 확대하고 합천·창녕보를 증고(增高, 둑 높이기)하는 한편, 하상경사를 완화하는 등의 변경계획이다.

이 구간의 경사를 완만하게 하면 유속 저하로 퇴적이 증가하여 공사 중 또는 준공 후 수심유지가 어렵고, 이에 따라 향후 유지 준설비용이 증가하리라는 것은 예측이 가능하다. 한편, 관리수위만 2∼5m 낮추고 당초 준설계획상의 준설단면을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이 구간의 홍수위 저감, 수자원 확보량 등 사업효과는 수자원공사의 변경계획과 동일하므로 최소수심 6.0m 확보는 불필요하다.

따라서 최소수심을 낮추고 하상경사를 유지하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사업효과 및 향후 유지관리계획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 없이 사업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사유로 수자원공사가 요청한 변경계획을 그대로 승인했다.

그 결과, 감사 시 위 구간 수심측량 결과 준설단면 대비 38.21%가 재퇴적되어 낙동강 평균 퇴적률의 8.15배에 달하고, 사업과정에서 지속적인 퇴적이 발생하여 최소 수심 6m도 확보되지 못했다. 계획한 최소수심을 확보하지도 못하면서 공사비 365억여 원을 불필요하게 집행하고, 재퇴적으로 인해 수자원 확보량이 20% 감소하는 등 사업효과 저하 및 향후 유지준설비만 더 소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경상북도에서 시행한 낙동강 21공구 등 7건 공사는 발주 당시 준설토 적치장이 확정되지 않아 준설토 운반비는 잠정 설계 후 전체 낙찰률을 적용해 설계를 변경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시공사들의 협의율 적용 요구에 2010년 12월 부산청 지침에 따라 4개 공사는 준협의율을 적용한 단가로 준설토 운반비를 지급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2011년 2월 ‘전체 낙찰를 적용이 타당하다’는 조달청 질의회신 내용을 통보받았을 때는 전체 낙찰률을 적용한 운반비로 재산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타당했다. 그런데 경상북도에서는 협의율을 적용해 준설토 운반비를 지속 지급, 질의회신 이후에도 94억여 원을 과다 지급하는 등 총 270억여 원을 과다 지급했다.

특히 낙동강 29공구, 37공구는 조달청 질의회신 이후인 2011년 12월 ‘전체 낙찰률’을 적용하는 운반비 설계변경 조건을 ‘협의율’로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경상북도에서는 지난해 3월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판정에 따라 과다 지급된 운반비 반납을 요구하고 있으나, 시공사는 반납을 거부하고 있어 270억여 원이 낭비될 우려가 있다.

명품보 공사비 추가 불구 차별성 상실

국토부는 4대강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면서 2009년 5월 이포보 등 5개 보를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명품보로 지정했다. 4대강 보는 입찰참여자가 디자인 요소를 도입한 창의적 설계를 적용하도록 하는 턴키방식으로 발주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의 규모 및 형식 등은 설계 제원에 따라 결정되는 항목이므로 명품보 도입을 이유로 명확한 근거 없이 공사비를 추가 반영할 필요가 없고 부득이 차별화가 필요한 경우 할증된 공사비에 해당하는 명확한 시설기준등을 마련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국토부는 명품보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지 않고 16개 보 전체를 모두 동일한 조건으로 발주하면서 5개 명품보의 공사비를 일반보에 비해 최대 46.5% 할증했다. 국토부는 5개 명품보에 최소 273억여 원, 최대 480억여 원을 추가 계상하고도 이를 발주기관에 알리거나 입찰안내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5개 명품보에 적정 추정금액보다 최소 990억여 원 추가 투입하고도 명품보의 특성을 살리는 설계·시공을 하지 못하고, 명품보 도입취지 달성이 어렵자 사업 추진과정에서 161억여 원의 예산을 추가해 전망휴게소 조경 등을 추가 반영했다.

수질·보 안전성·유지관리 개선방안 제시

■ 조치현황 감사원은 국토해양부 및 환경부 장관 등에게 보 바닥 세굴(洗掘)·균열 등 보 운영과 관련이 있어 시급하게 조치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즉시 시정하도록 요구했다. 4대강 보 구간의 부영양화를 방지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수질개선방안을 마련함과 동시에 합리적인 준설 및 둔치관리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반드시 보완이 필요한 보의 안전성, 수질 및 유지관리 등과 관련된 주요 사항에 대해 전반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감사원은 위와 같은 문제점에 대해 관련 기관 및 개인에 대해서는 주의 처분을 했으며, 부당계약·준공검사 소홀 및 준설토 매각 등 개인적 비리행위가 확인된 관련자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엄정하게 징계 등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환경부 등은 유실 또는 침하된 바닥보호공 등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현재 보완을 완료했거나 보완 중이며,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수질과 유지관리 관련 사항은 각각 종합적인 수질개선대책과 효율적인 유지관리방안 등을 현재 마련 중에 있다.

감사원은 향후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수질오염 등 운영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각종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사업효과, 유지관리 등 합리적인 활용여부에 대해서는 사업완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 정부, 감사원 결과 반박 정부는 감사원의 4대강 사업 감사결과와 관련해 국무총리실 주도로 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검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지난 1월23일 오후 세종청사에서 4대강 감사 관련 브리핑을 열고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혼란을 풀기 위해 총리실 주도의 조사단을 구성해 검증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4대강 보의 안전문제와 수질개선 실태, 홍수 예방과 물 확보의 성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특히 단기적으로 확인 가능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히 검증해 그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은 4대강 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규모 보에 4ｍ 미만의 소규모 보의 설계기준을 잘못 적용했다는 지적에는 “하천설계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설계·시공됐다”고 주장했다. “4대강 보는 모두 15ｍ 미만 구조물로 규정돼 적합하게 설계됐다”고 말했다. 설계가 문제없을 뿐더러 보 자체가 암반에 직접 기초해 있어 안전 문제 발생 소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수질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는 보 설치구간 내 수질을 당초 ‘수영이 가능한 좋은 물(하천 2급수)’로 개선하기 위해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을 적용해 목표를 설정하고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예년보다 BOD가 10% 감소해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4대강 모든 구간을 200년 빈도로 준설한 것은 과다하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심각해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대강 모든 구간에 200년 빈도 이상의 홍수예방과 물 부족에도 견딜 수 있도록 준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4대강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홍수와 가뭄에도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감사원이 문제로 지적한 부분들은 이미 보수 공사에 들어가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공구가 대부분”이라며 “지금 단계에선 안전성 문제가 없는 걸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수문의 안전성 문제는 끊임없이 지적됐던 사항이다. 현 정권내에 공사를 마무리 지으려 공기를 단축하면서 부실시공이 이뤄졌다는 논란도 크게 일었다. 하지만 사업을 발주한 정부 측 입장은 준공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보수·유지관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바닥보호공이 유실되거나 침하됐다는 지적이나 보수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감사원도 ‘관계기관 조치사항’에서 밝힌 것처럼 지금도 보의 안전성, 유지관리 등 주요 지적에 대해 보수를 완료했거나 추진중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번 감사결과에 대한 조치사항과 안전성 검토 결과 등을 정리해 다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4대강 사업 준공 이후 시설 관리를 담당하는 수자원공사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수공 관계자는 “보수가 끝난 보·수문의 경우 안전성에서만큼은 이상이 없다는 건 분명하다”며, “감사결과는 존중하지만 토목공사라는 게 한번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유지·보수과정이 필요한 법인데 그런 과정으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공을 담당했던 한 건설사 관계자도 “이미 보수공사까지 마친 상황으로 이제 시설관리는 우리 손을 떠나 수공이 담당한다”며 “안전성 검토가 이미 끝난 사항”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4대강 사업의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수질관리를 위한 추가대책을 마련하라는 감사원의 지적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영숙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는 4대강 수질개선사업을 목표로 BOD 기준 좋은 물 달성률을 86.3%로 설정하고 지난해 이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BOD만으로 4대강에 설치된 보 수질상태를 관리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4대강 사업 완공이 채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수질은 기상이나 오염원 변화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라며, “앞으로 수질정책 추진 시 감사원에서 지적한 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09년 4대강 마스터플랜 수립 당시 COD와 총인 관리는 초기단계였다”라며 “보 설치로 변화된 물 환경 여건을 감안해 추가적인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4대강 조류대책이 수립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북한강, 낙동강 등 주요 하천의 녹조현상 등을 감안해 조류제거시설 도입 등 추가적인 대책 수립을 추진 중”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조류경보제와 수질예보제의 발령기준이 너무 느슨했다는 의견에는 “조류발생에 따른 먹는 물 불안해소 등을 위해 제도시행의 현실성을 감안해 설정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