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수질 표준을 시행하는 중국이지만, 수돗물에 대한 의혹과 우려는 여전하다. 중국 환경보호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오염물 배출 업체 인근 거주자가 1억 1,000만 명, 안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인구는 2억 8,000만 명에 달한다.
 

중국 정수기 업계는 소비 규모로 보나 시장 현황으로 보나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도시 가구의 정수기 보유율은 5%가 채 안 된다. 구미 국가의 정수기 보유율이 70%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정수기 시장의 잠재력이 얼마나 거대한지 짐작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인 즈인쉐이왕(直飲水網)의 바이어우(白鷗) 편집장은 2008년 이후 중국 가정용 정수기 업계가 빠른 성장을 보이면서 해외 브랜드들도 속속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윤이 적은 기존 가전제품과 달리 정수기는 평균 이윤율이 50% 이상이다.

 

게다가 보기 드물게 소모품 교체가 필요한 가전제품이기도 하다. 제조 이윤과 판매 이윤 외에도 필터 등 소모품 판매를 통해 지속적으로 서비스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정수기 시장 이면에는 문제점도 숨어 있다. 바이어우 편집장은 “시장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게 정수기 업계의 문제다.”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수기 업체 중 정부 부처에서 발급한 허가증을 보유한 곳은 1,000여 개에 불과한 데 반해, 가내 수공업식으로 운영되는 무허가 업체는 2,000개가 넘는다.

 

워낙 다양한 판매 루트 때문에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업체들은 근거 없는 미백 효과를 내세우거나 건강에 좋다는 거짓말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 
 

이 밖에, 낙후된 관련 표준 역시 중국 정수기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현재 「생활 음용수 위생 표준」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는 정수기가 아닌 수질에 초점을 맞춘 표준이다. 여기에 일부 업계 표준은 강제성조차 없어서 시장 무질서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한 전문가는 현재 관련 표준에 대한 토론 및 제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