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의 대형화·기업화로 가축분뇨 발생 증가와 이에 따른 오염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가축사육제한 조례를 정하는 등 종합대책이 마련된다.환경부는 점차 심각해지는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축분뇨 관리 선진화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지난 5월4일 밝혔다.

 

이번 종합대책은 가축분뇨와 처분 방편으로 생산한 퇴비·액비가 하천 등의 주요 오염물질로 작용함에 따라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가축분뇨 발생부터 최종처분까지 전 과정의 관리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축산농가의 대형화·기업화로 고농도·난분해성 오염물질인 가축분뇨 발생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는 20년 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전국 하천의 ‘좋은 물’ 달성에 한계가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됐다.

 

▲ 환경부는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가축분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축분뇨 관리 선진화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

 

현재 오·폐수시설이 엄격하게 관리되는데 비해 가축분뇨는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관리되고 있다. 가축분뇨 발생량은 오·폐수의 1%에 불과하나 부하량은 37.0%로 특히, 가축분뇨 BOD 부하량은 생활하수의 90배이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하수도보급율은 90%인 반면 가축분뇨공공처리율은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축산업이 대형화·기업화되고 있어 가축분뇨에 대해 공장폐수 수준의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15만 농가에서 가축 2억700만 마리를 사육하는 데 가축분뇨는 하루 13만4천100톤이 발생되고 있다. 발생량별로 돼지 5만7천 톤(43%), 소·말 3만8천 톤(28%), 젖소 1만9천200톤(14%), 닭·오리 2만200톤(15%) 등이다.

 

축사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많은 가축이 사육되고 있어 퇴비·액비의 과다배출이 환경용량을 초과하고 있다. 또한 불법 운영시설이 30%에 이르나 폐쇄 조치가 부재하고 가축분뇨의 배출, 수집·운반, 처리과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 [그림 1] 가축분뇨 발생량 (단위 : 천 톤/일)

▲ [그림 2] 사육농가 대비 사육두수(돼지)

 

한편, 발생된 가축분뇨 13만4천100톤/일은 처리방식에 따라 퇴비·액비 처리 11만7천400톤/일(87.6%), 공공시설 및 농가에서의 정화처리 1만3천700톤/일(10.2%), 해양배출 300톤/일(2.2%)로 처리되고 있다.

 

퇴·액비 처리 방식의 경우 자원화를 유도하고 있으나 검사방법과 절차 등이 없어 가축분뇨와 퇴·액비의 구분이 모호하고, 가축분뇨 유출 시 처벌이 따르는 반면 퇴·액비 유출 시에는 처벌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 가축분뇨와 퇴비가 혼재한 모습(왼쪽)과 가축분뇨로 오염된 지천.

또한 비료가치를 제고시키기보다 가축분뇨 처분의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농가에서는 퇴비 품질이 낮아 사용을 기피해 축사주변 및 농경지에 야적처리하고 있다. 액비 유출 성수기인 봄·가을 이외의 비수기(여름·겨울)에는 저장공간이 부족해 무단투기하고, 장마철 및 우기 등을 틈타 하천 또는 농경지 등에 무단방류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개별농가 정화시설은 투자에 소극적이며 전문운영인력이 부재한 상황으로, 방류수질기준이 지나치게 완화돼 대부분이 희석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처리시설의 경우는 자원화보다는 정화처리(78개중 74개소) 위주로 설치·운영되고 있는데, 정화시설은 기술적 한계 및 운영비 절감을 위해 뇨(尿) 위주로 수거·처리하고 있다.

 

축분을 처리해야 하는 농가는 인근 부지 및 논밭에 야적 방치하기도 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지자체는 반입농가에 낮은 처리수수료를 징수하고 적자분은 지자체 예산으로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 불량한 퇴비화시설(왼쪽)과 양호한 퇴비화시설.

▲ 불량한 액비화시설.

 

환경부는 가축분뇨 관리를 공장폐수 수준으로 강화와 발생부터 최종처분까지 전과정 관리 강화 및 오는 2020년까지 공공처리시설 처리율 50% 달성을 기본 목표로 했다. 이에 따른 종합대책으로 △사전예방 대책 강화 △가축분뇨 및 퇴비·액비 관리 강화 △영업 관련 시설 관리 강화 △공공처리시설 확충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전예방 대책 강화 내용으로는 가축사육제한구역 대상지역을 확대한다. 상수원 보호지역, 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등에서 가축분뇨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 경우 환경부장관이 해당 지자체장에게 가축사육제한 조례를 정하도록 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가축사육제한구역 대상에 ‘과밀사육지역’을 추가로 지정, 고시했다. 과밀사육지역은 시·군별 환경부하 및 농경지 양분실태 등의 과다로 적정 사육두수가 일정규모 이상을 초과한 지역으로 한다. 다만, 이 제도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제도 도입을 위한 연구사업을 실시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세부적인 추진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일정규모 이상의 사육시설에 대한 환경성검토도 강화해 사전환경성검토는 축사 5천㎡ 이상, 환경영향평가는 처리용량 100톤/일 이상을 기준으로 실시한다. 그밖에 신고·허가대상이상 방목지역에는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설치할 의무를 부여하고, 환경오염이 현저한 지역을 대상으로 가축분뇨 등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환경부는 특히 가축분뇨 및 퇴비·액비 관리 강화 내용으로는, 가축분뇨를 배출에서 수집·운반, 최종처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자인계인수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환경부는 올해 계획을 수립해 내년에는 제주도 등 3∼5개 시·군의 양돈농가, 영업자, 재활용 신고자,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가축분뇨배출시설의 방류수 기준 중 부영양화 유발물질인 총질소(T-N), 총인(T-P)의 기준을 2배에서 3.4배까지 강화한다.

 

침출수 외부유출 차단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가축분뇨, 퇴·액비 보관장소 기준을 설정하는 등 처리시설 설치 및 관리 기준도 강화한다. 생산된 퇴·액비와 관련해, 「가축분뇨법」 내 「비료관리법」에 따른 퇴·액비의 검사방법 기준 및 절차 등을 신설하고, 부적합한 퇴·액비를 생산하는 경우 과태료 1천만 원 이하의 벌칙을 적용한다. 퇴·액비를 공공수역으로 유출할 시에는 고발조치키로 했다.

 

이와 함께 무허가, 미신고 배출시설에 대해서는 사용중지명령 및 폐쇄명령 근거 등을 신설하고, 축사 내 가축의 처분 등 특수한 사항을 고려해 사용중지명령에 갈음하는 3억 원 이하의 과징금제도를 신설한다. 기준 위반 시설 등에 대한 시정명령 및 개선명령 등도 신설한다.

 

특히, 전국 양돈농가 중 약 34%로 추정되고 있는 무허가·미신고 축사 등 기존 축사에 대해서는 법 개정 후 2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사용중지처분 및 폐쇄처분을 부과할 방침이다.

 

▲ [표 1] 가축분뇨 정화시설의 방류수기준 (단위 : mg/L)

▲ 정부는 무허가·미신고 축사 등 기존 축사에 대해서는 법 개정 후 2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사용중지처분 및 폐쇄처분을 부과할 방침이다.

 

영업관련시설 관리 강화 내용으로는 재활용 시설 및 업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등록된 업자만 설계 및 시공토록 변경해 재활용 시설의 설계 및 시공을 강화한다. 퇴비·액비는 「비료관리법」에 따른 비료공정규격에 적합하도록 규정되고, 재활용신고자가 개선명령을 미이행할 경우 반입처리 금지 및 폐쇄명령이 내려지게 된다.

 

또한 바이오에너지시설과 정화시설을 처리업으로 분류하고, 퇴비·액비화시설은 재활용시설로 분류해 인·허가 절차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아울러 처리업의 허가절차 및 관리 개선사항으로는 영업 허가 전에 가축분뇨관련영업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준공검사를 실시하며, 처리업자의 준수사항에 허용 보관량 또는 보관기간 등을 명시했다. 또한 처리업 시설의 준공검사 이행과 전자인계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1차 경고, 영업정지, 2차 허가취소 등 행정처분도 신설했다.

 

 

공공처리시설 확충의 주요 내용은, 기존 정화처리에서 자원화시설 중심으로의 전환과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분뇨 다량발생 지역 등에 약 100개소를 신·증설해 공공처리시설의 보급률을 17.2%에서 50%까지 제고하는 것이다.

 

먼저, 공공처리시설의 설치·운영 주체를 지자체에서 수익성을 보장하는 지역농협 중심으로 전환함으로써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논산·안동·영주·화성 농협에서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퇴비화시설 및 바이오가스시설 설치·운영 시범사업을 제도화하고, 오는 2020년까지 30개소를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환경공단의 기술지원을 받아 발생부터 처리, 이용까지 전단계에 걸친 환경순환형 공공처리시설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생산된 퇴·액비를 농가에 보급하고, 하나의 공공처리시설 내 처리방법을 다양화(바이오·정화퇴비·액비시설 등)해 처리 및 이용까지 고려하는 사업으로, 환경부는 시범사업을 거쳐 공공처리시설의 모델을 마련한 후 올해 1개소, 내년 3개소, 오는 2020년 30개소로 지자체에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이밖에 돼지 분뇨와 함께 주요 비점오염원으로 작용하는 소의 분뇨처리를 강화하고, 한센인 가축사육정착촌의 가축분뇨를 공공처리시설에서 수거·처리하게 된다. 수익성이 담보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전검토 및 기술지원을 강화하고 특히, 한센인 가축사육정착촌 등 영세농가의 분뇨처리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올해 말부터는 한국환경공단 내 가축분뇨관리팀의 구성 및 운영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해 공단에 법적 기능을 부여할 계획이다.

 

 

환경부 이영기 물환경정책과장은 “이번 대책의 시행이 수질·생활·토양 등 환경오염 발생을 최소화하고 가축분뇨의 해양배출금지 및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 등에 따른 축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향후 계획으로 올해 안동 등 4개소를 대상으로 한 1차 시범사업과 내년 4개소에 대한 2차 시범사업 등 지역단위통합센터 자원화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협조를 받아 가축분뇨 관리 중장기 대책으로 양분총량제 도입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시하고, 자치단체 환경·축산 부서와 환경감시단과의 합동점검을 분기 1회 이상으로 정례화 해 지도·점검 실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아울러, 주요 하천의 오염원인 인접 축사밀집지역에 대해서는 특별관리 등을 통해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하지 않고서는 가축사육이 곤란하다는 정책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과밀사육지역을 신설하는 내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책을 반영한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같은 법 시행규칙의 개정안을 5월7일부터 6월16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 할 예정이다.

 

▲ 환경부는 주요 하천의 오염원인 인접 축사밀집지역에 대해서는 특별관리 등을 통해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하지 않고서는 가축사육이 곤란하다는 정책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그러나 축산관련 단체들이 환경부가 추진중인 가축분뇨 관리 선진화 종합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적극 대응키로 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농협·전국한우협회·대한한돈협회 등 28개 단체로 구성된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지난 5월15일 서울 서초동 제2축산회관에서 소속단체의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축분뇨 관리 선진화 종합대책과 6월16일까지 입법예고중인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세부 검토회의를 열고 공동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환경부가 예고한 △무허가·미신고 배출시설 등에 대한 폐쇄조치 등 행정처분 강화 △공장폐수 수준으로 대폭 강화한 축산분뇨 방류수 수질기준 △가축사육 제한구역 대상지 확대 △가축분뇨 퇴액비 성분검사의 「비료관리법」 적용 △가축분뇨 자원화 재활용 시설의 설계 및 시공 강화 규정 등을 문제점으로 집중 지적했다.

 

특히 가축사육제한 조항(「가축분뇨법」 제18조) 중 무허가·미신고 분뇨 배출시설에 대해 배출시설의 폐쇄와 사용중지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한 신설 규정은 축산농가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삭제하는 등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축단협은 이에 따라 개정법률안의 쟁점사항을 중심으로 지난 5월25일 ‘「가축분뇨법」 개정에 따른 공청회’를 개최키로 했다.이어 5월29일∼6월5일 환경부를 방문해 실무협의를 거친 다음 범축산업계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확정, 6월16일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환경부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