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물산업정보센터

하천 내 간선관거 근원적 재정비 시급
하수도 자원화·에너지 절감이 하수도 선진화의 출발점
하수처리장 전력 낭비 심각…종합 에너지대책 수립해야


▲ 김 응 호 / 홍익대학교 건설도시공학부 교수

Part 03. 하수관거·하수처리시설 선진화 과제

남양주시를 하수도 관점에서 보면, 일본의 기후(岐阜)시의 하수도 역사가 떠오른다. 일본의 하수도를 선도하는 지방도시인 기후시는 하수도 행정에 대한 자존심이 대단하다. 일본의 도시개발이 시작되던 당시 기후시는 독자적으로 분류식을 채택했고, 4년이라는 빠른 시간 이내에 100% 보급을 달성했다.

또 천일건조상, 활성오니법 하수처리 등을 실현하고, 일본 최초로 하수도 사용료를 징수하는 등의 많은 성과를 거둔 도시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일본 최초로 인산칼슘(HAP)법 인회수 자원화 시설을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남양주시가 일본의 하수도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기후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하수도가 외견상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굉장히 복잡하다. 어떤 부분은 세계적으로 최첨단인 반면, 세계적인 기준에서 대단히 낙후되어 있는 부분도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 결과로 1988년 ‘하수도의 세대론적 구분과 정비상황’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구분을 하지 않고는 앞으로 뒤죽박죽이 되어 하수도 문제에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1세대 하수도는 하수관거 시설만 잘 조성해서 침수방지 및 생활환경 개선을 도모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지자체 하수도들이 문제를 지니고 있는 정비내용이다. 2세대 하수도는 하수처리장, 초기우수 처리시설 정비 등 공공수역의 수질을 보전하는 하수도이다. 2세대 하수도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빠른 성공을 거둔 부분이다.

3세대 하수도는 단순한 하수도가 아니고 노다지 자원에 대한 실험으로 봐야 한다. 그래서 폐자원을 회수하고 자원화 하려면 고도처리 시설과 슬러지 자원화 시설이 필요하다. 4세대 하수도는 2000년대 들어 확장된 것으로, 하수도를 다용도화해 단순한 처리 기능을 넘어 휴식공간화, 하수관거의 통신관로화, 침수방지, 도시 치수사업과 연계했다.


▲ 4세대 하수도는 2000년대 들어 확장된 것으로, 하수도 및 하수처리장을 다용도화해 단순한 처리 기능을 넘어 휴식공간화, 하수관거의 통신관로화, 침수방지, 도시 치수사업과 연계했다. 사진은 일본 후쿠시마현 아이즈반게정 반게동정화센터. 이 하수처리장의 처리시설은 모두 지하에 설치되어 있고, 악취 또한 발생하지 않아 주민친화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처리장 잔디에서는 매년 하수도 축제가 열린다. 지난 2009년 10월10일 열린‘제17회 하수도 페스티벌’장면.

하수슬러지 자원화 급선무

현재 국내 많은 하수도는 하수관거의 정비 부실과 초기우수 대책 시설의 부재로 후진성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폐자원 회수 및 자원화, 특히 인(P) 문제에 있어서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까지 매우 미비하며 도시침수 방재기능 역시 부실하다.


▲ 현재 국내 많은 하수도는 하수관거의 정비 부실과 초기우수 대책 시설의 부재로 후진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물론 도시 침수방재 기능도 부실하다.

미래의 환경변화를 고려할 때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원화의 요건을 논의를 할 때 중요한 것은 폐자원을 모아서 시행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양적으로 폐자원이 필요한 것이다. 더불어 질적·기술적·경제적으로도 요건을 다 갖춰야 자원화가 성립된다. 우리나라의 집중형, 배형 하수처리장 시스템은 자원화 요건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하수도가 노다지가 될 수 있다.

하수도 자원화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하수처리수의 수자원화(특히 갈수기)를 통해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할 수 있고 하수슬러지 자원화를 통해 복토재, 시멘트 원료, 탄화, 퇴비 등을 생산할 수도 있다.


▲ 하수슬러지(사진) 자원화를 통해 복토재, 시멘트 원료, 탄화, 퇴비 등을 생산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메탄회수 및 열에너지의 회수 이용을 통해 에너지 자원화도 가능하고 특히 인(P) 등의 유용물질 회수를 통한 유가물 자원화를 실현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공간의 자원화를 통해 하수관거의 정보통신관로 공간으로의 병용활용이나 하수처리시설 상부의 지상공간의 친주민적 활용을 할 수도 있다.

특히 하수슬러지 자원화의 일환인 혐기성 소화조 대형화에 주목해야 한다. 수처리뿐만 아니라 슬러지 자원화를 통해 소화슬러지, 음폐액(음식물쓰레기폐수액), 분뇨, 소규모 축산분뇨 등 다양한 슬러지를 모아서 대형 혐기성 소화조(Anaerobic Digestion)를 운영하고 거기서 메탄가스 회수를 통한 전력 생산, 고농도의 인을 회수하여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 이후 발생된 소화슬러지 탈수 케익은 유가 처리되어 위생매립장의 복토재를 자원화해 다시 이용할 수 있다.

하수도 시설 체계적 자원화 필요

하수도 시설의 시스템적 시범 정비가 필요하다. 하수도 시설을 시스템적으로 자원화하기 위해 배수설비 및 하수관거 정비와 디스포저(disposer)를 이용해야 한다. 또한, 하수열을 이용한 에너지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하수도 자원화와 시스템적 시범 정비를 효율적으로 달성하려면 운영되는 택지 내, 하수관거(펌프장), 하수처리장 시설에서 각각 세부적인 방법이 필요하다([표 1] 참조).

인(P)이라는 물질을 우리는 굉장히 상반된 시각으로 보고 있다. 하·폐수 처리 분야에서는 인을 부영양화, 오염의 원인 물질로 수중에서 비용을 들여 농도 및 총량 관리를 통해 제거해야 할 부정적인 대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구환경적인 측면에서 인은 농업생산성에 긍정적인 물질로 인식되고 있고 인광석의 고갈로 이미 국제적으로 가격 폭등을 겪은 상품성 있는 자원이다.

인은 식량생산에 다른 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원수호 자원이기 때문에 인 부족이 지구적 환경 문제로 부상했다. 앞으로 인광석 매장량이 감소하여 50∼100년 이내에 고갈이 확실시되고 인광석 자체의 인 함유량이 저하되어 채광 및 정련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그 희귀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 생산이 거의 없어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인 고갈 우려…하·폐수중 인 회수 필요

특히 인은 화학 비료 및 사료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인 덕분에 세계 농업생산성이 30억 인구를 먹여 살리는데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인을 사용한 화학비료를 통해 60억 인구가 아무 문제없이 식량을 생산·소비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고갈 중인 인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하·폐수 처리장에서 인을 회수해 자원화하는 방안이다. 현재 평균적으로 1인 1일에 인 1.5g을 하수에 배출하고 있는데 세제, 음식물쓰레기 및 배설물로부터 주로 발생한다.

이 인들을 회수해서 자원으로 이용한다면 총인(T-P)처리 시설을 운영해서 들어가는 막대한 하수슬러지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인광석에 비해 불순물 함유가 적은 인을 회수하여 비료산업으로부터 판매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인의 순환구조를 살펴보아도 인의 회수가 가능한 구간은 하수처리장에 국한돼 있다.

이렇게 회수한 인을 비료로 활용하는 데에는 2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마그네슘을 첨가하여 비료 성분으로 전환하는 MAP(STRUVITE) 방법으로 현재 가장 널리 상용화돼 있다.

또 하나는 칼슘을 첨가하여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HAP(Calcium phosphates)로 전환하는 방법인데, 이는 MAP 방법보다 인 함유율이 더 높다. MAP 방법을 통한 인 활용은 현재 비료 이외의 사용이 어렵고 HAP보다 불순물 함유율이 더 높아서 많은 산업체들은 HAP를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 회수기술 개발·시범사업 추진해야

중요한 것은 정부에서도 크게 문제삼고 있는 총인처리 부분을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될 것인가’이다. 현재 환경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존 생물처리시설에 응집제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처리공정 및 효율 등을 고려해 투입 지점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한 매우 단기적인 응급대책을 앞으로 대대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생각은 정책적으로 심각한 오류를 내포하고 있다.


▲ 현재 국내에서는 인 회수에 대해 아직 관심이 적으나 일본과 네델란드의 경우, 현장에 적용해 활용하고 있다.네덜란드의 Crystalactor(왼쪽)과 일본의 PHOSNIX 플랜트(오른쪽).

이에 중기적인 대책으로 기존 처리시설의 활용과 약품침전, 여과, 반류수처리 등의 추가 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인 회수기술의 개발 및 시범사업의 추진을 계획해야 한다. 장기적인 대책으로 EBPR (Enhanced Biological Phosphorus Removal) 기술을 통한 기존 생물처리시설의 개량과 총인처리, 그리고 초고도 추가공정 시설 설치를 진행하고 대용량 시설에서의 인회수를 추진해 응집제 투입량을 줄이고 인 자원을 비축해야 한다.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고농도의 인 회수를 현장 추진해서 상용화 기술로 확립을 시키면 응집제를 넣지 않고도 남아있는 미생물 수치를 0.5㎎으로 맞출 수 있는 일거양득의 정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남양주시, 간선관거 재정비 급선무

남양주시는 불명수 유입량이 많아서 관거 내 정화작업을 진행하느라 에너지 낭비가 심각한 측면이 있다. 그런 이유에서 낭비를 줄이고 애초에 불명수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서 하천부지 아래 노선에 설치된 간선 관거들을 전면적으로 제내지(堤內地) 도로나 농로 등으로 이설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하천부지 아래 설치되는 하수관거는 횡단하는 경우만 허용하고 우천 시 맨홀 뚜껑 관리를 용이하게 하며 상시 지하수 위 아래에 설치돼 지하수 침입이 과다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 하천부지를 제외한 곳으로 이설(移設)해야 한다.

남양주시는 하수도 시스템의 전력 소비는 안 써도 될 곳에서 많이 쓰고 있어 낭비가 심각, 하수도 종합 에너지 절감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자체 하수처리장에 가보면 가장 큰 규모의 하수처리장 한 곳의 전체 사용 전력량만을 기록·보고하고 있다.

그로 인해 내부적으로 에너지 분석 장비를 설치한다고 해도 정확한 데이터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사용 전력량 정밀분석을 위해 전체 전력량 데이터 외에, 에너지가 주로 사용되는 펌프동, 송풍동 등에 적산전력량 계량의 분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센터처리장에 대용량 혐기성 소화조 시설을 운영하여 대체에너지 수급률을 높여야 한다. 생물학적 인 제거(EBPR) 공정과 혐기성 소화공정(인 회수)을 도입하여 총인 처리시설의 응집제 주입량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결방법들을 종합적인 방안으로 운영한다면 총인 처리시설에서 봉착되는 많은 심각한 문제들을 남양주시가 상당히 성공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