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하천 관리 기본계획이 구간별로 다르게 수립된 탓에 문제점이 많아 통일된 기준을 세워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9일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제주도 수자원 관리 선진화를 위한 워크숍에서 한국종합기술 차영일 부장은 '제주도 하천기본계획수립 현황 및 현안사항'을 주제로 한 발표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제주도는 모든 지방하천(60개)에 대해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이 계획은 하나의 하천 전체를 통일된 기준에 따라 일괄적으로 수립한 것이 아니라 치수의 안전·중요성에 따라 부분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로 인해 하나의 하천이라도 하류부와 상류부의 기본계획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하천이라도 하천유출량의 산정방법 및 매개변수가 달라 상류부의 홍수량이 하류부의 홍수량보다 크게 산정돼 하류부보다 상류부의 계획 하폭이 커져 하류부에서 유출량을 감당하지 못해 범람 현상이 발생하는 등 하천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천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수행하는 업체마다 확률강우량, 홍수량 산정 방법이 다른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차 부장은 "용역 업체마다 홍수량 등 산정 방법이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주 여건에 맞는 '제주형 하천기본계획 수립 및 하천시설 관리 매뉴얼'이 만들어졌으나 하천 유출로 인해 곶자왈과 같은 지형이 받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미진하다"며 "제주에 맞는 우수유출곡선지수(CN값·Runoff Curve Number)나 초기손실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평상시에는 건천이지만 집중호우 때는 하천유출이 발생한다며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에 일회성으로 조사하는 강우-유량의 상관관계는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유출량 관측자료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는 관광지일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독특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다"며 "제주의 특이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하천정비는 보존해야 할 제주의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차 부장은 "앞으로 하천정비는 최대한 제주의 자연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서 치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하나의 하천에 대해 일괄적이고 통일된 하천기본계획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