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도 설비 리모델링 전문업체 휴텍크레온㈜ 기술지원·자료제공

 

 

일반 업무용 빌딩의 경우, 오피스텔과 달리 세면대 배수나 사우나 배수와 같은 비교적 오염도가 낮은 잡배수가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된다.

간혹 빌딩 내에 공중목욕탕이나 사우나 또는 휘트니스센터가 있는 경우는 비교적 많은 양의 잡배수를 확보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화장실 세면대나 탕비실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회수한 것이 전부이며, 편차가 심하긴 하나 대략 그 물량은 전체 건물에서 사용한 시상수 대비 10∼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반해 필요한 중수의 물량은 최소 두 배 이상이다. 이러한 빌딩에 중수도를 설치할 경우 설계자는 중수 생산량이 적더라도 잡배수만을 원수로 사용할 것인지, 분뇨가 포함된 양변기 오수도 원수에 포함시켜 건물에서 발생하는 전체 하수를 원수로 사용해 필요한 중수 물량을 모두 생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전자를 많이 선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분뇨가 포함된 원수를 처리하는 후자의 경우 심리적인 거부감이 크고, 색도 제거에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 다루는 K빌딩의 경우 건물 신축 당시의 설계는 후자의 경우로 색도 제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뿐만 아니라 샌드필터를 사용하고 있어 분리막을 이용하는 최근의 공법을 사용하는 경우보다 중수의 수질을 확보하는데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됐다.

K빌딩 방문 당시의 상황은 중수도용 필터들은 모두 가동을 중지한지 오래되어 그 설비를 재가동시킬 수는 없었고 현재 가동 중인 정화조 상등수의 설비를 도입해 중수 처리하는 것이 훨씬 간편한 시공방법이었다.

대체로 사용자들은 분뇨가 섞인 하수를 정화하여 재사용하는데에 거부감을 가진다. K빌딩 관계자 역시 생산량이 적어도 좋으니 분뇨가 섞인 화장실 오수를 제외한 잡배수만을 처리하는 방안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경우 잡배수의 양은 하루 10∼15㎥정도로 매우 적은 양이긴 하나 기존의 정화조와는 별도로 중수처리에 필요한 유량조, 폭기조, 침전조 등의 수조들을 확보해야하므로 현재 가동 중인 정화조에서 이들 수조를 분리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했다. 하지만 이 작업은 건축 설계를 변경해야하기 때문에 공사도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공사 과정에서 악취, 소음, 누수 등의 민원이 예상되는 결코 달갑지 않은 공사였다.

 

K빌딩이 신축될 당시 중수설비에 도입된 샌드필터를 수선해 이번 중수도 리노베이션 후에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샌드필터는 물리적으로 1차 측과 2차 측을 단절시킴으로써 고액분리를 수행하는 분리막과 달리 현탁물질들이 통과할 수 있는 통로는 항상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때때로 이러한 통로는 샌드필터를 통과한 여과수의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폭기조의 상태가 좋지 않아 침전조 상등수가 탁해지면 여지없이 그 취약점을 드러내곤 한다. 분리막도 샌드필터처럼 상등수의 상태가 나빠지면 영향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이나 여과수의 수질에는 변화가 없고 단지 역세가 잦아지거나 약품세정의 빈도가 잦아지는 형태로 나타난다.

폭기조의 상태가 나빠지면 중수생산을 중단하고 폭기조의 상태를 회복시켜야만 하는 샌드필터와 달리 분리막을 사용하는 중수도 시스템은 중수를 생산하면서 폭기조의 상태를 회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과수의 탁도를 비교할 경우 샌드필터는 분리막의 고액분리 성능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비록 법률상 중수의 탁도가 2NTU 이하로 규정되어있으나 샌드필터를 사용할 경우 1NTU 이하로 유지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분리막을 사용할 경우 0.5NTU 이하로 유지되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다.

탁하고 더러워 보이는 하수를 정화해, 0.5NTU 이하로 정화된 중수가 담겨있는 탱크의 훤히 비춰 보이는 바닥면을 보고 있을 때의 그 감동이야말로 중수관련 일을 하는 시공사 관계자들의 가장 큰 보람이다.

 

배관공사.

 

침지식 분리막 사용하는 MBR 공법 도입
하루 10㎥의 중수생산량은 경제성을 따지기 곤란할 정도로 매우 적은 양이다. 하지만 지난호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최근에 건축된 오피스텔의 경우 공용층에만 중수를 공급하므로 대부분 오피스텔의 중수를 이정도 소량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따라서 K빌딩에 도입하는 중수도 설계 및 공법이 갖는 의미는 비록 바람직하진 않으나 최신 건축 트렌드(중수 사용 최소화)에 정확히 부합한다고도 할 수 있다.

건물 신축 당시의 K빌딩 중수처리 방법은 슬러지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고안된 특수한 미생물을 사용하는 정화조와 중수처리용 샌드필터, 활성탄필터로 구성된 설계였다. 하수종말처리장이 일반화된 요즘은 슬러지 감량이 더 이상 장점이 될 수 없으므로 최근에는 인기가 없는 공법이 되었다.

처리장 내에는 배양조와 배양기가 결합된 배양설비가 2세트 설치돼 있었고 각각의 배양조의 크기가 10㎥정도로 소량의 잡배수를 처리할 수 있는 폭기조로 사용할 수 있는 크기였으나 침전조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으므로 침지식 분리막을 사용하는 MBR(Membrane Bio-Reactor) 공법을 도입해야 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있었다. 첫째, 배양조의 폭이 좁고 긴 구조라 작업하기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처리실 천정고가 낮은 상태에서 배양조 상부에 배관들이 복잡하게 지나가고 있어서 막세정에 사용할 인양기를 설치할 수가 없었다. 둘째, 배양조 1기 아래쪽에 균열이 있어 보수공사를 하려면 역시 기존 정화조의 가동을 정지하고 오수를 배출해야 하는 예상치 못한 시공상의 문제가 발견됐다.

첫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압식 분리막 설비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가압식은 면적당 투수율이 우수해 분리막 교체비가 저렴하며 역세 및 약품세정 시 자동운전이 용이하여 유리한 점이 있으나 상등수를 사용해야 하므로 침전조가 필요하게 되어 문제가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시공사에서는 질소, 인 제거용 고도처리 공법중의 하나인 연속회분식 반응조(SBR, Sequencing Batch Reactor)에서 아이디어를 찾았다. 기본적으로 폭기를 정지해 침전시킴으로써 상등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폭기조 내에는 슬러지가 증가하게 되고 주기적으로 증가한 슬러지를 제거해 주지 않으면 수중펌프로 슬러지가 흡입되어 SS(Suspended Solids)농도에 취약한 분리막 표면을 급속히 오염시킨다. 또한 슬러지의 양이 증가하면 F/M비가 변해 상등수가 혼탁해진다. 이로 인해 분리막의 오염을 가속화하고 급기야 역세 주기와 약품세정주기가 지극히 짧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건물의 중수설비운전은 대부분 기계팀에 소속한 설비 관리자들이 담당하며 문제가 발행할 경우를 대비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중수처리 전문업체에 관리를 위탁한다. 하지만 하루 10㎥ 전후의 중수생산량이면 한 달을 꼬박 생산해도 300㎥의 중수만 생산되는데, 이것으로 절감되는 시상수 비용은 전력비나 약품비를 제외하더라도 76만8천원(1천㎥ 초과 시, 서울시 요금 2천560원/㎥ 적용)에 불과하다.

가압식 분리막.

과연 위탁관리업체에 얼마의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얼마나 좋은 서비스(방문 점검 회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결국 슬러지 배출과 슬러지량 관리(엄밀하게는 F/M비 관리)를 자동화하는 것이 필수적인 사항이다.

K빌딩의 경우에도 운전 초기에는 정화조 운영자를 교육시켜 폭기조를 관리할 수 있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관리가 되지 않아 중수생산이 중단되어도 시공사에 연락조차 취하지 못해, 시공사에서 점검을 나와서야 발견하고 뒤늦게조치하는 경우가 반복되었다고 한다.

 

F/M비 관리는 자동화가 쉽지 않다. 특히 방류수를 하천으로 방류하는 하수종말처리장은 정확도가 보장되지 않으면 완전자동운전이 어려운데 온라인으로 BOD, MLSS 등을 측정할 경우 허용오차가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자동화된 하수종말처리장에서도 광학식 온라인 MLSS 측정기와 초음파 슬러지 계면계는 침전조의 슬러지 상태를 조기에 파악하는 보조수단 정로도 활용한다.

이러한 오차가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살펴보면, 침전된 슬러지의 상부는 매우 고르지가 않아 초음파로 측정할 경우 부정확한 결과를 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광학식 MLSS 측정방법 역시 측정하고자 하는 값은 혼합액 속의 슬러지의 중량비를 측정해야 하나 광선의 반사나 흡수량 변화를 이용하므로 오히려 부피비를 측정한 것과 유사하다.

측정원리 자체가 슬러지의 밀도가 일정하다는 가정이 성립되어야 오차가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정시험법에 의한 측정과는 엄연히 오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시공사는 하수종말처리장과는 달리 빌딩의 중수도 설비에서는 정확도 보다는 가성비(가격 대 성능 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고 간단한 방법으로 이러한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F/M비는 하루에 유입되는 유기물량을 폭기조내 미생물량으로 나눈 값으로 표시할 수 있다. 이를 관리하려면 유입되는 하수의 양과 BOD를 정확히 측정해야 하나 빌딩 하수의 오염도와 양은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연면적 6만㎡ 이상의 빌딩에는 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상주하므로 어느 정도의 유동인구나 이벤트는 BOD나 하수 발생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MLSS량만 관리하면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기상과 기온 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 하수종말처리장에서는 적용이 불가능하겠으나 빌딩 지하에 위치한 중수처리설비에는 비나 눈이 내리지도 않고, 기온도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므로 MLSS 자동 관리를 통해 F/M비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미생물의 양은 폭기조 크기와 조내 혼합액의 SS 즉 MLSS의 곱으로 표시할 수 있다. 폭기조의 상태를 가능할 수 있는 상등수의 탁도는 SVI가 50∼150을 유지할 때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다. 반대로 현재 폭기조의 상등수 상태가 양호하다면 SVI는 100에 근사한 값을 가지게 된다.

물론 오차는 있으나 안정화기간동안 수집된 테이터를 분석해 오차를 줄일 수 있다. SVI = SV30 X 1000 / MLSS로 구할 수 있다. 따라서 상등수가 양호하다면 SVI를 100이라 가정하고 출발할 수 있으며 SV30만 측정해내면 MLSS를 추정할 수 있다.

 

시공사는 SV30 측정에 있어 광학센서를 이용했다. 광학기술을 응용하고 있는 점에서 앞서 지적한 광학식 온라인 MLSS 측정기와 같은 원리에서 비롯되는 취약점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차이점은 SVI = 100이라고 출발함에 있다. 다음의 SVI 공식을 슬러지 밀도와의 관계로 표시하면, SVI = SV30 X 1000 / MLSS = 100/SDI(슬러지밀도).

중수생산량을 나타내는 유량계(왼쪽)와 슬러지가 많은 폭기조 상등수.

앞에서 광학식 온라인 MLSS 측정기는 슬러지 밀도가 일정해야 오차를 줄일 수 있는 한계를 가진다고 했다. K빌딩 중수도에서는 SVI가 100이라 가정했으므로 밀도가 고정되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정밀도가 요구되지 않는 간단한 구조의 광학 SS 센서로 상등수의 상태값과 슬러지의 상태값을 연계하여 유기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고가의 계측설비로도 어려운 자동운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폭기조 내에서 침전시간이 경과함에 따른 슬러지 볼륨의 변화를 경험적 데이터로 활용하면 SV30을 추정할 수 있으므로 MLSS값을 역산해 낼 수 있게 된다. 시공사는 광학센서에서 측정되는 초기값을 상등수의 상태를 판단하는 탁도값으로 사용하고, 상등수를 모두 흡입 여과한 후 슬러지가 흡수되는 순간의 측정값이 갑자기 변동할 때의 수위와 시간을 측정하여 SV30을 추정해 냈다.

 

두 번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유량조정조를 없애버리고 폭기조에 직접 원수를 투입하는 것이다. 유량조정조가 없으면 주간에 주로 발생하는 하수를 야간에 처리할 수 없으므로 주간에 모두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설비의 용량이 커지면 된다. 가압식 분리막 설비는 침지식과 달리 원수펌프의 압력을 조절함으로써 간단히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또 하나의 가압식 분리막을 사용해야 하는 결정적 이유는 침지식 분리막이 여과를 시작하면 막 표면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막 아래쪽 산기관에서 폭기를 하게 되는데 이 때 원수가 유입되면 유기물이 뒤섞여 흡입되므로 원수의 상태를 균등하게 하면서 일정기간 보관할 수 있는 유량조정조가 필수적이다.

침전 후 상등수를 사용하고자 해도 폭기조 안에 설치된 분리막 모듈의 높이가 사용 가능한 상등수의 양을 제한할 뿐 아니라 침전된 슬러지의 양이 분리막 모듈의 가장 낮은 곳보다 더 낮게 유지되어야 하므로 슬러지의 양을 관리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 One Tank 설계에는 사용할 수가 없다.

디퓨져 설치…유속 저감시켜 교반 억제

현재의 배양조를 폭기조로 사용할 경우 최대 조용량의 3배인 하루 30㎥까지 처리가 가능하므로 문제는 없었으나 이미 침전조의 역할을 하고 있는 폭기조 하부로 하수가 유입될 때, 유속에 의해 침전된 슬러지를 교반하여 상등수와 혼합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 경우 분리막의 운전상태를 악화시켰다. 이에 최대한 흡입구에서 먼 곳에 위치시키고 유입배관 끝부분에 나팔모양의 디퓨져를 설치해 슬러지와 섞이는 순간의 유속을 떨어뜨림으로써 교반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었다.

K빌딩과 같은 혁신적인 사례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관련자들의 많은 시행착오와 부단한 노력에 의해 결실을 맺게 된 사례이다. 시공사는 3년 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D철강회사 신축본사건물에 본 중수처리공법을 제안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구현된 사례가 아직 없었던 터라 소요 용지를 기존 공법대비 13%으로 축소(-87%)할 수 있었으나 검증이 되지 않은 공법으로 치부되었다.

[표 1]은 그 당시 중수처리공법에 따른 소요 용지를 비교한 것이다. 명칭은 One Tank 중수처리공법이 아니라 ‘여과막법’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유량조, 폭기조, 침전조가 유량조로 명칭이 통합된 모습을 하고 있다. 당시 오존처리 방식이 이미 선정되어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오존 접촉조가 필요했으나 약품소독을 선택할 경우 접촉조 자체도 생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의 = 032-624-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