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자랑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아테네시 쓰레기 폐기물 처리장이 일부 라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제 기능을 못하고 시험 가동에만 매일 2만유로를 낭비하는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

 

1997년 건설 계약이 체결된 후 당초 예산의 세배에 가까운 8000만유로의 경비가 투입됐는데도 아직 정상 가동이 되지 않아 개발업체(Envitec)가 발주처인 시당국에 운영권을 넘겨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아테네시에서 수거된 대분의 쓰레기가 그대로 매립되고 있고 인근 프시탈리(Psyttaleia) 하수 처리장에서 1차 처리된 슬러지까지 쌓이고 있어 주 매립지(landfill) 부족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체 매립지로 검토되고 있는 인근 Fili에 위치한 매립지도 지역 자치단체가 가 설치에 반발하고 있고 환경영향 평가도 부정적이어서 설치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현재 매립지의 처리 능력이 앞으로 4개월 분밖에 되지 않아 정부의 쓰레기 관리 정책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최대이고 세계에서는 세번째인 연간 50만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된 아테네 쓰레기 처리장이 가동되지 않는 이유는 공정별 처리를 담당하는 라인의 주요 부분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된 공정에 따르면 쓰레기는 맨 먼저 대형 컨베이어 벨트에 부어진 후 재생 가능한 물질은 별도 용기에 담아지고 플라스틱과 유기물은 퇴비 생산과 연료로 재생되며 기타 상품화 가능한 품목은 별도로 처리될 계획이었다.

 

기능 장애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쓰레기 분류과정에서 맨 먼저 시도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봉지의 절단과 개방 장비가 작동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유기물 쓰레기를 걸러 내는 대형 체(Sieve)와 이를 토비로 만드는 기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기능 장애의 주 원인은 개발업체(Envitec)가 경비를 절감한다는 의도에서 이미 시장에 출시되어 성능이 인정된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상당 부문의 쓰레기 분류 공정과 퇴비화 공정 장비를 자체 제작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예를 들면 퇴비를 만드는 6대 기계의 시장가격이 250만유로인데 반해 170만유로에 자체 제작했다. 80만유로의 경비가 절감됐으나 디자인 규격이 정확하지 않아 기계간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고 구멍 규격이 맞지 않아 변비(constipated) 현상이 생겨 당초 의도대로 자동화가 되지 않고 수동으로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2001년 설치 완료된 기계가 2003년 매립지에 산사태가 나 상당 부분이 손상돼 다시 설치 작업을 해야 했으며 또한 당초 계획을 수정해 처리 규모를 늘리는 설계 변경을 감행해 완공이 지체됐다.

 

문제는 아직 시험가동만 되고 있는데도 계약에 의해 발주자인 시당국은 시공업체에 매일 2만유로를 지급해야 하는데다가 현재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추가로 1000만유로가 더 들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급기야 발주자는 정확한 문제 진단을 위해 최근 아테네농업대학(Agricultural University of Athens)에 계약금 65만유로로 조사용역을 의뢰했다.

 

야심 찬 계획 하에 시도된 쓰레기 처리장이 이와 같은 문제를 일으키자 후속 계획된 제2의 처리장 건설 계획도 슬그머니 백지화됐으며, 프로젝트 추진에 원조금을 지원한 EU는 하루 빨리 쓰레기 처리장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이미 지원된 금액을 반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