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 등의 부품이나 재료에 미량 함유되어 있는 유해물질의 규제가 강화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일본기업은 이에 대응하느라 바쁘다.

유럽(EU)이 7월 1일부터 납이나 카드뮴 등 6가지 유해물질을 함유하는 제품의 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 일본에서도 함유량의 표시를 의무화하는 규제가 시작된다. 일본기업은 유해물질의 함유 저감에 일찍부터 노력하고 있지만, 규제의 강화로 더욱 더 안전성을 강화하게 된다.

자동차업계에서도 동일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해물질의 함유규제는 강화될 전망이다.

 

유해물질 ZERO 제품이 속속 등장

캐논은 올해 2월 “앞으로 제품은 RoHS 지령(전기전자기기에 포함된 특정유해물질의 사용제한 지령)에 따라, 납이나 카드뮴 등 유해물질을 함유하지 않게 된다”고 자사 홈페이지에서 EU에서 시작하는 유해물질규제「RoHS지령」에 맞춘 제품에 관한 정보제공을 시작했다. 디지털 카메라나 프린터, 복사기 등 해당 제품에 대해서는 일본공업규격(JIS)에서 신설한 「J-Moss 그린마크」를 부착하여 판매할 예정이다.

NEC도 가정용과 비즈니스용 컴퓨터 전 기종에서 유해 6물질이 포함되지 않은 신제품을 발매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히다찌 제작소나 도시바, 후지쯔, 마쯔시다전기산업, 소니 등 주요 전자업체간에도 가속되고 있다.

납땜에 들어있는 납이나 나사의 녹슬음 방지 도금에 사용하는 6가크롬 등은 제품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섞고 있다. 둘 다 유해물질이기는 하지만 함유량은 극히 미량이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규제하지 않는다.

그러나, 크게 방향을 선회한 것이 EU가 내 놓은 RoHS지령이며 2003년 2월에 발효되었다. EU역내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이나 전자기기, 정보기기에 포함되는 납이나 카드뮴, 6가크롬, 취소(臭素)계 난연재 2물질(폴리취화비페닐 : PolyBromination Biphenyl)과 폴리취화(臭化)디페닐에테르을 원칙적으로 Zero로 함을 지향하고 있다. 카드뮴은 중량대비 0.01%, 다른 5물질은 0.1%으로 한다.

EU 내에서 생산된 기기는 물론 수출품에도 적용된다. 규제치를 준수하지 않은 경우, 기업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게 됨은 물론, 유럽 내에서 판매를 할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있다.

 

RoHS지령 실시 이후도, 제품에 포함된 미량 유해물질의 규제는 계속 강화될 전망이다. EU는 용제나 세제, 섬유 등에 포함되는 화학물질을 규제하는 「REACH」를 2007년에도 시행한다. 신규와 기존의 화학물질에 대해서 안전성 평가와 등록을 산업계에 의무화한다는 내용이다. 화학물질의 제조업자뿐 아니라, 성형품의 제조업자도 규제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나라에도 확대될 것이다. 중국도 RoHS지령 복사판이 되는 「전자정보제품 오염제어관리변법」의 도입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일본이나 한국 등으로부터 수입된 폐가전이 대량으로 마른 풀을 태우고,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들 정부는 대상 물질을 6물질 이외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정부는 유해물질규제에는 부정적이지만,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유해물질관리체제는 다른 규제에도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대응이 진전되고 있다. 거래처 자진신고에 의한 화학물질관리를 도입하고 있지만, 도요타자동차를 필두로 2003년까지 부품촵재료 제조업체에 유해물질의 함유량을 측정데이터를 첨부하여 제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물론 문제는 하이테크 이외의 상품이라고 한다. 2006년 3월 어린이용 악세사리에 납이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다는 문제가 발각되어, 도쿄도 등은 판매업자에게 제품의 회수를 요청했다. 후생노동성이 소관하는 국립의약품식품위생연구소가 도쿄도내의 100엔샵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을 조사한 결과, 140개 제품의 거의 절반이 고농도의 납이 함유되어 있었다.

중국제뿐 아니라 일본제도 많았다. 이러한 악세사리나 완구류는 규제강화의 조류에서 빠져 있기에 소비자의 주의·주시가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