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해 온대 및 열대 지방의 홍수와 건조 지대의 가뭄이 21세기 내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이보 데 보어 사무총장은 9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연례 회의에서 담수 공급의 변화가 인류와 환경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보어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향후 100년 간 대부분의 지역에서 집중호우의 빈도와 이로 인한 홍수의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동시에 사막화된 지표면의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아시아의 식량 수요 증가와 악천후에 따른 식량 생산 감소로 쌀과 밀 등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례로 필리핀에서는 전체 인구의 83%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쌀의 수입이 지난 수십 년 간 배증했으며, 이로 인해 올해 1년간 정부가 쌀 가격 안정을 위해 지급해야 할 보조금 등의 비용만 1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어 사무총장은 이 같은 현상이 개발도상국에서 수년째 반복돼왔으며 향후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후 변화를 완화할 만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2020년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2억5천만 명이 식수 및 농업용수 부족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어 사무총장은 이런 문제가 아프리카 뿐 아니라 전지구적으로 각국 정부에 어려움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주민들이 더 이상 생활을 지탱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는 지난해 알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